2023년은 경북의대 전신인 대구의학강습소로부터 개교 100주년이 되는 해다. 경북의대는 한 세기 동안 훌륭한 의료인과 의학자를 배출한 한국의 대표적인 명문 의학 교육 기관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지금까지 배출된 9000여명의 졸업 동문은 환자 진료 및 의학 연구에 매진해 국내외 의료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북의대는 2023년 8월 27일부터 9월 3일까지 100주년 기념주간으로 정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메디게이트뉴스는 경북의대 10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회와 함께 지나온 100년을 기념하고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릴레이 칼럼을 게재한다.
의과대학 졸업 후 전문직 이외의 다양한 활동을 한 동문들이 많지만, 그 가운데 하나로써 적십자 활동을 한 동문들도 많았다. 그런 동문들의 면면을 살펴보고, 우리 지역을 위해 얼마나 많은 사회공헌을 했는지 알아본다. 유감스럽게도 우리 동문에 국한해 활동을 정리한 자료는 지금까지 없었기에 필자 나름대로 조사한 자료여서 혹시라도 누락됐거나 부정확한 자료가 될 수 있음을 미리 양해 부탁드린다. 이 내용은 필자 나름대로의 자료를 정리한 후 전임 지사 회장이셨던 이동구 동문의 자문을 받고 작성한 것이다.
적십자사는 스위스의 앙리뒤낭이 전쟁의 부상자를 돌보기 위해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구호단체를 각국에 조직할 것과 이들을 돌보는 구호요원들을 보호하고 그들의 활동을 보장하는 국제조약을 체결하게 된다. 이에 외교회의를 거쳐 제네바에서 흰색 바탕에 붉은 십자모양의 표장을 선정하고, 적십자 규약을 채택함으로써 국제 적십자운동이 시작하게 된다. 국제 적십자운동의 기본 원칙은 인도, 공평, 중립, 독립, 자발적 봉사, 단일, 보편으로 정하고 있다.
적십자 사업의 이러한 정신을 바탕으로 보면 적십자병원과 혈액원을 비롯해 응급처치법 보급, 재난 시의 지원 등의 활동은 의료적인 요소가 많아서 우리 동문들의 활약이 기대되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필자가 활동할 당시 전국 적십자 지사회장의 경우 필자 외 2명이 의사였다. 그 외는 대부분 전직 관료나 사업가 등이 대부분이었다. 이렇게 보면 대구경북지역은 의사들의 적십자활동이 활발한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고통받는 상병자를 구호하고, 대외적으로 대한제국이 독립된 주권국가임을 알리기 위해 1905년 고종황제 칙령으로 설립됐다. 1905년 을사조약 이후 일본에 의해 폐사된 대한적십자사는 1919년 상해임시정부 하에서 대한적십자회로 부활, 독립운동자금을 조달하는 등 독립군 활동을 지원하고 동포들을 구제했다. 1950년 6.25전쟁 당시 수백만 명에 이르는 피난민을 구호하며 전쟁의 상처를 보듬었고, 1960년 4.19혁명과 1980년 5.18민주화운동 시기에는 헌혈로 생명나눔을 실천했다. 이후 성수대교붕괴(1994년), 삼풍백화점붕괴(1995년) 현장에 구호요원 및 봉사원을 파견하여 긴급구호 활동을 펼쳤다.
대구경북지사는 1949년 설립됐으며, 1982년 남용진동문이 19~22대까지 회장을 역임했다. 1986년 대구지사와 경북지사는 분리됐고, 21대 경북지사 회장으로 신현수동문(32회)이 초대 경북지사 회장을 역임했다. 그 이후 33대 경북지사 회장으로 김재왕동문(53회)이 2022년부터 현직으로 활동 중이다.
대구지사는 1993년 23대 윤건호동문(26회), 1995년 24대 김훈남동문(35회), 2001년 26, 28대 이동구동문(37회), 2007년 28대 박상운(필자, 53회)가 회장으로서 활동했다.
그리고 현재는 사라졌지만 대구적십자병원을 맡아 사회봉사를 한 동문들도 있다. 김종태동문에 이어 박무길동문(38회), 송달효동문(33회, 대구혈액원장 겸임), 황일우동문(26회), 이원락동문(37회) 박운정동문(48회)이 활동했다.
경북에서는 상주 적십자병원이 1955년 개원해 현재까지 지역민을 위한 의료봉사에 임하며 건강증진에 힘쓰고 있다. 원장을 맡았던 동문으로서는 박수봉동문(13회), 박진상동문(29회), 송달효동문(33회), 이재민동문(44회) 박종옥동문(45회)이 있다.
대구경북적십자사에서는 적십자병원과 혈액원 이외에 적십자 봉사회, 청소년 적십자(RCY), 군적십자 휴게실, 산악구조대, 수상구조대, 응급처치 강사회 등을 운영하고 있다. 대구적십자 산하에는 약 5천 명 정도의 봉사자들이 있다. 재난 시에는 언제나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매스컴을 통해서 종종 보았을 것이다. 그 외 학창시절에 봉사정신을 키울수있는 RCY활동을 경험한 동문들도 많을 것이다. 대구경북 지역의 대표적인 활동으로써는 합천댐 소방헬기 추락 사고 현장 무료급식 활동, 대구지하철 화재사고 현장 구호활동, 태풍 ‘매미’ 수재민 구호활동, 서문시장 화재현장 무료급식 활동 및 성금 모금활동 등의 활동을 펼쳤다.
국제 교류로서 중국 칭따오 홍십자회, 일본 야마가타 적십자사와 교류를 가졌고, 베트남 및 필리핀 적십자와 연계해 해외봉사 활동을 펼쳤다.
이와 같이 전문직인 우리 동문들이 지역사회와 함께 살아가는 의미에서 봉사활동은 어떤 분야에서라도 필요로 할 것이다. 봉사단체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적십자 활동은 그 대상이 청소년으로부터 재난을 당한 주민, 경제적으로 어려운 지역민들, 독거노인까지 폭넓은 연령층과 다양한 상황하에서 봉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앞으로 우리 동문들도 적십자사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참가해주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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