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2.05 09:47최종 업데이트 24.02.0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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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의대정원 확대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쿠바를 보게 하라

[칼럼] 이장훈 안과 전문의·미래의료포럼 상임위원

사진=JSTOR 

[메디게이트뉴스] 2023년 12월 통계가 나오지 않았으나, 한국의 2023년 1~11월까지 출생아 수가 21만 3000명이라 한다. 역추산하면 2024년 출생아 수는 23만 2000명 정도로 추정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끝나고 반등할 줄 알았던 출산율은 반등에 실패했고 6년 연속 출생이 감소의 현실을 감안하면 바닥을 찍고 반등하기 전까지는 당분간 출생아 수는 감소한다고 봐야 한다. 

쿠바 인구가 1123만명이고, 의대정원이 1만1000명에 육박한다. 인구 1만명당 9.8명의 의사를 배출하는 수치로, 항간에 떠도는 2000명 증원을 하게 되면 한국인구 5227만명 중 의대정원 5000명으로 상당한 수의 의사 배출을 하게 된다.

2017년 조선일보 기사 ‘월 5만원도 못 버는 쿠바 의사들, 먹고 살려고 해외로 도망치기도’를 참고하면, 10년 간 7000명의 쿠바 의사가 미국으로 망명했고, 택시기사나 여행가이드로 전업했다고 한다. 그리고 필자가 해외에서 만난 쿠바 의사에 따르면 쿠바 내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해외파견을 가는데, 급여의 상당한 부분을 쿠바 정부에 소개료 및 세금 명목으로 상당한 비율을 지불해야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신생아수가 줄어서 20만명이 됐고 더 이상 줄지 않고 유지된다고 가정했을 때 의대정원이 5000명이라 가정하면 20년 후에는 학생의 2.5%가 의대에 입학한다. 여기에 정원 2만 3500명, 학생의 11.75%가 간호대에 입학한다.

또한 약대 정원 1745명, 치대 631명, 한의대 702명을 합하면 3078명으로 전체 수험생의 1.5%에 해당한다. 학과 정원은 한 번 늘리면 줄이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면 20년 후에는 학생의 15.75%가 의료관련 학과로 진학한다. 여기에 물리치료학과, 방사선사, 안경광학과 포함하면 더욱 그 수가 늘어난다. 

실제로 10-20년 전까지는 쿠바의 보건의료시스템이 성공적이라는 일각의 주장이 있었으나,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밝혀진 예산부족으로 인한 의료기기 및 장비 부족, 백신접종 비율 및 사망자 등을 비교해 보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의료기술적인 측면에서도 논문 및 학술자료를 조사해 봐도 한국의 수준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자라나는 세대의 15%가 의료계 진학하면 과연 미래의 국가 성장동력은 어디에 있으며, 의사 숫자를 늘린다고 해서 의료의 질이 좋아지지 않는 것이 쿠바의 사례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지금이라도 정치권은 눈앞의 선거에 득실을 떠나 의료정책이라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의대정원 증원 정책을 폐기하고 의료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모색하기를 촉구한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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