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정다연 기자] 지난 2월 1일 36시간 연속근무 중 당직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천대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에 대한 산재 판정 절차가 진행된다.
고(故) 신형록 전공의 유족은 이달 20일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3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전공의 과로사에 대한 산재 인정 여부가 전공의법 제정 이후 처음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산재 판정 절차는 청구인이 산재 신청서 및 청구 이유서를 제출하면, 근로복지공단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고인의 죽음과 업무상의 인과관계를 판단하는 과정을 거쳐 산재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부검 결과에 따르면, 고(故) 신형록 전공의의 사인은 사망에 이를 정도로 단정할 만한 특별한 질병, 외부 손상, 약물 남용 등이 모두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고(故) 신형록 전공의의 유족은 "질병도 없고 외적 요인도 없는 젊은이가 과중한 업무를 반복하던 중에 숨졌다"면서 "과로를 하지 않았으면 허망하게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고(故) 신 전공의의 유족은 산재 신청이 늦어진 이유와 관련해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놓으며 "공단의 연락을 일찍 받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유족은 "동생을 떠나보내고 나서 우리 가족은 걱정이 많았다. 근로복지공단에서 지난 2월 중순에 뉴스를 보고 먼저 병원 원무과에 연락해 '산재 신청과 관련해 이야기하고 싶으니 유족이나 유족의 대리인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병원에 요청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하지만 연락처를 모르니 다른 과로 연락해보라는 말만 들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유족은 "공단에서 하는 수 없이 공단 사무실의 전화번호를 남기면서 유족에게 말이라도 전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우리 가족은 어떤 말도 전달받지 못했다"며 "공단의 연락을 받았다면 산재 신청을 좀 더 일찍 했을 것이다"고 토로했다.
유족은 "공단에서 연락이 왔다는 사실을 한참 뒤에 우연히 알게 됐다"면서 "전해주려고 했으면 충분히 할 수 있었다. 동생을 잃은 것만으로도 마음이 찢어질 것 같은데 병원측의 무심함이 너무 서운하다"고 말했다. 그는 "동생이 떠난 지 100일이 지났다. 부디 동생과 같은 억울한 죽음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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