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04.03 10:55최종 업데이트 18.04.0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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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식 환자 국내 첫 출산 성공

서울아산병원 "2013년 심장이식 수술 받은 환자, 건강하게 출산"

사진 :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이 씨가 아들을 안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산에 성공한 사례가 나왔다. 3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이 씨는 올해 초 서울아산병원에서 2.98kg의 건강한 남자아이를 출산했다.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는 조산과 유산의 가능성이 높아 임신이 어렵다고 알려졌다. 그동안 간이식, 신장이식 환자의 출산 사례는 있었지만, 흉곽장기인 심장이나 폐 이식 후 임신을 하는 경우 태아의 선천성 기형과 자연유산 확률이 높다는 해외연구결과 등으로 인해 가임기 심장이식 환자의 불안과 두려움이 컸기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실제로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가 출산에 성공했다고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본인과 가족의 의지와 병원의 철저한 건강관리가 뒷받침 된다면 심장이식 환자도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다는 좋은 선례가 생겼다"고 밝혔다.
 
이 씨는 10년 전 지역병원에서 심장근육의 문제로 심장이 비대해지는 확장성 심근병증 진단을 받고 투병하던 중 상태가 악화돼 2013년 서울아산병원에서 심장이식 수술을 받았다.
 
이 씨는 심장이식 수술 후 헬스 등 운동으로 꾸준히 건강관리를 해왔으며, 2016년 결혼 후 임신을 계획했다. 2017년 3월 임신한 후 자주 병원을 찾아 정기적으로 이식된 심장의 기능과 거부반응의 유무, 고혈압이나 당뇨 등이 발생하는지를 관찰했다. 다행히 이 씨는 임신 중 체중 및 약물 조절이 잘 되었고 건강에도 크게 문제가 없었다.
 
출산을 앞두고 서울아산병원 마취과에서는 심장이식 수술력으로 인해 이 씨에게 제왕절개를 권유했지만,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을 보고 싶다는 이 씨의 요구로 척추마취 후 제왕절개를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김재중 교수는 "임신 전에 이식 장기의 거부반응, 콩팥·간 기능, 복용 중인 약물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임신 가능 여부를 결정하고, 임신 중에도 지속적인 관리를 받는다면 심장이식 환자도 아이를 낳을 수 있게 됐다"며 "심장이식 환자가 임신을 시도할 경우 면역억제제를 줄여야 하므로 주기적인 검사로 적절한 혈중 약물 농도를 유지하고, 주기적인 심장 검사를 받는 등의 관리는 필수"라고 말했다.
 
환자 이 씨는 "전례가 없는 심장이식 환자의 임신과 출산이었지만 의료진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며 "건강하게 태어나준 아이에게 고맙고, 앞으로 심장이식 환자들이 엄마가 되는 기쁨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성인 심장이식의 증가와 소아 심장이식 후 생존율 향상에 따라 심장이식을 받은 가임 여성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국립장기이식센터(KONOS)가 업무를 시작한 2000년 이후 2018년 3월까지 1391건의 심장이식이 있었다. 이들 심장이식 수혜자의 32%가 여성이었으며, 여성 수혜자들 중 대략 3분의 1이 가임기 여성이었다.
 
이식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심장이 나빠져 있는 상태에서는 대부분 정상적인 임신과 임신 유지가 어렵다. 다만 이식 후 1년 이상이 경과 후 이식된 심장의 기능이 안정적이고 건강이 회복된 경우, 담당 의사와의 충분한 상의 및 건강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임신을 시도할 지 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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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jhhwang@medigatenews.com)필요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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