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을 대응하기 위해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뿐만 아니라 전세계 규제기관들이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하는 제약바이오기업들과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섰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국내 1호 코로나19 백신 개발 초기단계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컨설팅을 받아 자료 보완 등을 최소화해 개발 기간을 단축했다.
유럽의약품기구(EMA) 마르코 카발레리(Marco Cavaleri) 생물학적 건강 위협 및 백신 전략 책임자(Head of Biological Health Threats and Vaccines Strategy)·SK바이오사이언스 황숙미 전문위원 등은 6일 '바이오, 경계를 넘어'라는 주제로 개최한 2022년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GBC)의 백신세션에서 이같이 밝혔다.
마르코 카발레리 책임자는 EMA 내 ETF를 소개하고 이를 통한 신약개발 지원을 소개했다. ETF는 코로나19를 비롯해 비상상황에서 의약품 승인을 촉진하고 가속화할 수 있는 새로운 툴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합법적으로 설립된 조직이다. 감염병 등 위기상황 발생에 대한 대응은 물론, 미래의 비상 사태를 예측하고 이를 대비하는 활동을 조정하는 역할도 맡는다.
유럽 의약품 허가 대응을 위해 설립된 합법 기구 ETF
카발레리 책임자는 "신약개발 과정에서 별도의 과학적 자문 절차를 거치지 않고 ETF를 통해 바로 자문을 지원하고 있고, 이를 통해 개발사(제약사)에 빠르게 피드백을 전달할 수 있다"면서 "유익성과 유해성에 따라 허가를 판단하고 있으며, 이때 유해성이 크다고 판단되면 공식적인 규제허가 전에 사용을 제한할 수 있다. 실제 ETF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Chloroquine)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Hydroxychloroquine)의 치료 효과에도 불구 위해성을 고려해 사용을 반대한 바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백신 신속승인 외에도 오미크론 하위 변종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에서 관련 임상시험 결과를 빠르게 검토, 잠재적인 승인도 추진할 방침이다.
또한 바이러스 진화에 따른 4세대 백신, 범용 백신 등 많은 R&D 파이프라인이 있는데, 이 역시 신종 감염병 팬데믹을 대응하는 차원에서 빠른 개발을 지원해 나갈 예정이다.
의약품 스크리닝도 EFT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이며, 새로운 위협을 선제적으로 파악한 후 광범위한 과학적 권고와 새로운 의약품 개발 필요성 등도 권고한다.
또한 ETF는 임상시험 규정에 따라 임상시험 참여자를 지원해 대규모 다국적 연구를 촉진하고, 이를 통해 고품질 결과로 긴급상황을 대응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해관계자와 유럽연합(EU), HERA(Health Emergency Preparedness and Response Authority), 임상시험 그룹(CTCG, CTAG), ECDC(European Centre for Disease Prevention and Control) 등 간의 협업과 조정, 개선 등의 역할도 하고 있다.
ETF는 신약, 백신 개발에 대한 허위 정보에도 대응하고 정확한 정보 전달도 추진할 예정이다. 투명성 확보를 위해서 비상사태에 대비해 검토하고 있는 의약품 목록과 임상데이터를 EMA 홈페이지 내에 게재하고, 비상사태 해결 가능성이 있는 의약품 목록도 올릴 계획이다.
카발레리 책임자는 "새로운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 확립을 위해서 실제 이를 조사하고 임상현장(리얼월드) 데이터를 확보, 자금을 지원해 RWE(리얼월드에비던스)를 확보하는 플랫폼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마디로 ETF는 감염병, 생물학적테러 등 국가 보건안보 비상사태 발생에 대한 더 나은 대비와 대응을 위한 조직이다. 이를 통해 유럽연합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공중보건 보호를 보장하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빠른 상용화를 위해서는 규제기관과 소통이 관건
국내 1호 코로나19 백신(스카이코비원) 개발에 성공한 SK바이오사이언스도 빠른 상용화를 위해서는 규제기관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카이코비원은 미국 워싱턴대학 약학대 항원디자인연구소(Institute for Protein Design, IPD)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다. 면역반응 강화와 중화항체 유도를 위해 GSK(GlaxoSmithKline)의 면역증강제(어주번트·Adjuvant) AS03이 적용됐다.
SK바사 황숙미 전문위원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통한 규제 대응전략 수립'을 주제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착수한 지난 2020년 5월부터 식약처와 R&D 과정을 지속적으로 논의했다. 신속심사라는 제도가 있음에도 자료 보완, 임상시험 재설계 등으로 개발 기간이 지연되는데, 이 같은 시간을 최소화하고자 개발 초기단계부터 식약처 컨설팅을 받았다"고 말했다.
황 전문위원은 "식약처와의 소통에서 투명하게 임상시험 절차를 공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동시에 필요한 자료를 적시에 제공해 불확실성을 감소시키고, 적극적으로 제조사의 입장을 전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SK바사는 국내 승인에 이어 글로벌 시장도 본격 공략에 나섰다. 그 첫 번째는 영국이다.
황 전문위원은 "영국 의약품 규제 당국(MHRA)은 스카이코비원과 같은 플랫폼(함성항원 기반 백신)에 대한 허가절차를 검토하고 있으며,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상당히 어그레시브(적극적인)하고 빠른 답변을 줬기 때문에 EMA 보다 먼저 공략에 나섰다"면서 "MHRA의 영국 내 조건부 허가(CMA)를 목표로 올해 3월 신속 승인을 위한 순차심사(Rolling Review) 서류를 제출했으며 최근 보완 서 대응까지 완료해 심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규제기관과의 적극적인 소통이 중요한만큼, MHRA와도 부스터 스터디에 대한 프로토콜을 확립하기 전부터 사전 논의(디스커션)를 진행했고, 공동 연구기관(CEPI, IVI, GSK)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해 빠르게 데이터와 참고 의견을 확보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MA, CMA도 조건부 허가 절차를 신청했으며, 임상 디자인을 확정하기 전 EMA와 임상3상에 대한 항체전환율 등 여러 의견을 받아 이를 반영했고 부스터 임상 역시 사전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월 29일 CMA에도 모든 서류 제출을 완료했으며, 11개월 가량 소요되는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사용목록(Emergency Use Listing, EUL) 등재 획득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백신포럼 세션에서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부(WHO WPRO) 신진호 박사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부스터샷(추가접종)이 중요하며, 실제 의약품 규제기관 국제 연합(ICMRA),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에서도 부스터샷으로 접종할 수 있는 다가백신의 개발을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파울에를리히연구소(PEI) 랄프 바그너(Ralf Wagner) 박사 역시 '코로나19 백신을 통한 교훈과 앞으로의 전망'을 주제로 "대규모 예방접종을 통해 면역 효과가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하기 때문에 추가 접종이 최소 2회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면서 "기존 백신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효과가 유의미하게 떨어지는데,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네 번째 부스터샷을 맞거나 오미크론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 대규모 접종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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