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3.28 06:47최종 업데이트 24.03.28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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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명 의대증원? 의학교육 100년 전으로 역행하는 일

국회입법조사처 의대정원 확대 쟁점 간담회 "의대생 교육·전문의 수련·교원 모집 등 정부 재정지원 필요하다"

(왼쪽부터)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종태 정책연구소장, 고려의대 의학교육학교실 이영미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대정원 2000명 확대는 100년 전 의학 교육의 역행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종태 정책연구소장과 고려의대 의학교육학교실 이영미 교수는 27일 국회입법조사처 주최로 국회도서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된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 관련 쟁점과 해결과제' 간담회에서 '의과대학생 교육과 전공의 수련의 개선과제'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개인 맞춤형 교육, 전공의 수련 비용이 최대 과제 

이날 이영미 교수는 사회가 요구하는 '환자 중심 의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의대생과 전공의에 대한 '개인 맞춤형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소집단·팀바탕 학습과 함께 시뮬레이션 등을 통한 환자와 현장의 조기 노출, 임상 현장실습에서 환자와 사회와의 지속적인 관계 형성을 통한 의학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21세기 인재는 다양한 역량을 갖춰야 하며, 사회는 환자 중심 진료를 원한다. 환자 친숙한 교육은 각종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지식위주의 강의는 소폭 줄이고 토론 등으로 이뤄진 소집단 교육을 늘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재정지원이 필수적이다. 특히 의사의 '공익' 실현을 위한다면 국가의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고 이 교수는 강조했다. 의사가 공익을 위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임상교수의 교육 제공 시간 확보, 전공의 급여와 교육 등을 위한 재정 투입이 필수라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전공의들이 수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과중한 진료 부담은 줄이고, 수련 프로그램의 질은 높여야 한다"며 "의과대학과 병원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의 재정과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또 필수역량을 배양하기 위한 최소한의 교육자원 지원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종태 소장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 정부는 다양하게 의학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1개 대학 평균 4800만달러, 공립대학 평균 6900만달러, 사립대학 평균 1500만달러를 교육 프로그램 등에 지원하고 있다. 연방정부 지원의 연구기금·계약금액은 1개 공립대학 평균 1억2900만달러, 사립대학 평균 2억6400만달러다. 일본은 2022년 기준 1개 사립의대가 약 19억5000만엔의 정부 보조금을 받았다.

미국은 전공의 교육의 직접비용(DME)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1997년 이후 연간 33억달러 규모로 묶여 있던 예산은 2015년부터 증액했다. 이와 함께 의료취약지역에서 근무하는 의료인에 대한 지원도 확대했다.

지난해에는 '전공의 부족 감축법'을 제정해 메디케어 자금 지원을 받는 전공의를 향후 7년간 1만4000명으로 늘려 의사 수 부족 문제를 극복하기도 했다. 즉, 미국은 의사인력 부족 해결 방법으로 필수·지역 의료를 담당할 전공의 교육 지원을 선택한 것이다.

의대증원 추진, 의학교육 역행 초래

이날 이영미 교수는 정부가 추진 중인 2000명 의대증원은 의학교육의 역행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의대증원을 추진하고 교수를 늘리면 일방적 지식을 전달하는 대규모 '강의' 형식의 교육만 늘어날 것이다. 그간 좋은 의사를 만들기 위해 학생 교육 체계를 개선했는데, 의대증원으로 교육방식이 100년 전으로 돌아가게 생겼다. 이는 의학교육을 후진하게 만드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의대생 교육과 전문의 수련 내실화 방안에 대한 질의에 의료전달체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대학병원 쏠림으로 인해 교육 여건이 갖춰지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이어 진료는 10%만 맡고 교육만 전담하는 교수 선발을 제안했다.

본과 1학년 시작 전, 의예과 2년간 의과대학이 의학교육 시설과 인력 확보 등 역량을 갖출 수 있을지에 대한 질의에는 "100% 갖출 수 없다"고 확신했다.

이 교수는 "충북의대는 원래 정원보다 4배 증가했다. 우리가 말하는 교육 시설은 단순히 강의실만 지칭하는 게 아니다. 실험·실습실, 소그룹 룸 등 다양한 시설이 필요하다"며 "최근 고려의대가 증축을 하면서 기자재 제외하고 설비만 약 200억원이 투입됐다. 이런 시설설비를 정부가 지원해 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종태 소장은 "상대적으로 교육 여건이 잘 갖춰진 곳은 서울권이다. 하지만 서울권은 정원이 한 곳도 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과거 모 지방의대는 해부학 교수를 채용하지 못해 수의학과 교수, 한의대 출신 교수를 채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반발로 학생 교육은 못 하고 연구만 했다"며 교원 모집 어려움을 예상했다.

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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