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12.19 08:53최종 업데이트 23.12.19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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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대위는 지켜냈지만 확인된 내부 민심 변화…향후 투쟁 동력 괜찮나

최대집 투쟁위원장 사퇴에도 불구 7월 임총 비해 비대위 원하는 표심 22.7%p 늘어…"집행부 집행유예 수준"

12월 17일 의협 임시대의원총회 표결장면.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 집행부가 '범의료계대책특별위원회(범대위)'를 계속 이끌어가게 됐지만 절반의 성공으로 남게됐다. 집행부 범대위 유지를 바라는 지지가 50%에 그치는 상황에서 향후 투쟁 동력을 이끌어가기 사실상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17일 진행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설치를 위한 임시대의원총회는 범대위를 향한 비판의 골자였던 최대집 투쟁위원장이 사전에 사임하면서 사실상 명분이 사라졌다는 분석이 많았다. 

이에 더해 비대위 구성 등 절차상 비효율성, 새로운 비대위원장의 차기 회장 선거 연관성 문제 등이 비대위 설치 부결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 전라권 대의원은 "새로운 비대위를 지금 다시 만들어 강경 투쟁하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상황이 어찌됐든 집행부가 전반적인 사안을 총괄해 조율해가며 투쟁을 이끌어가는 것이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번 임총은 최대집 위원장 사임으로 인해 애초부터 정족수가 미달 되거나 비대위 설치 투표가 부결되는 방향이 유력했는데, 문제는 예상 보다 비대위 설치를 바라는 찬성표가 더 많이 나왔다는 점이다. 

이번 비대위 구성안 표결 결과, 찬성은 76명으로 46.3%, 반대는 82명(50%), 기권은 6명이었다. 찬성과 반대표 차는 불과 6표였다. 

같은 의대정원 문제로 비대위 설치 표결이 이뤄졌던 지난 7월 임총과 비교해보면 민심 차이는 더 명확하다.

7월 당시, 찬성표는 40명(23.6%), 반대표는 127명(75.1%)에 육박했다. 결과적으로 5개월여 만에 집행부를 대신하는 비대위 찬성 민심은 22.7%p 늘어난데 반해, 집행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은 25.1%p나 줄어 전반적인 이필수 회장 집행부에 대한 회원 지지율이 20%p 넘게 줄었다고 봐도 무방한 셈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이필수 회장이 범대위를 지켜내긴 했지만 달라진 내부 민심은 향후 범대위 투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보수적인 대의원들 성향을 고려했을 때 이필수 회장에 대한 일반 회원들 민심은 더욱 악화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당장 총파업 찬반투표도 집행부 산하 특별위원회의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라는 대의원회 중단 권고에 따라 '설문조사' 형식으로 이름이 변경되면서 범대위 입장에서 모양이 빠지게 됐다. 범대위는 해당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이필수 회장은 17일 임총에서 "회원 설문조사 결과를 압박카드로 활용해 협상할 계획이다. 궐기대회도 무리하게 진행됐지만 행동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적절했다"고 말했다.  

한 대의원은 "최대집 투쟁위원장 사퇴로 비대위 설치 명분이 희석된 상태에서도 찬성표가 상당히 많이 나온 편으로 보인다. 점차 떨어지고 있는 내부 민심을 어떻게 이필수 회장과 범대위가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 지가 향후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의원은 "최대집 위원장 사퇴로 이번 투표는 집행부에게 권한을 뺐을 것인지 여부를 묻는, 사실상 이필수 회장에 대한 심판이었다. 결과적으로 사형이 내려지진 않았지만 6표 차라면 집행유예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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