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국내 의료진이 정상적인 인지 기능을 가진 노인에서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발생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분석지표를 발견했다.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현국 교수(치매인지장애센터장)·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동우 교수 연구팀은 인지 기능이 정상이어도 알츠하이머병의 주 원인인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뇌에 침착되면 뇌의 ‘기능적 동기화’가 변하고 알츠하이머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22일 밝혔다.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은 알츠하이머 치매의 주된 원인 물질이다. 이는 인지기능 저하가 나타나기 10~15년 전부터 침착된다. 그 결과 서로 떨어진 뇌 영역 사이의 기능적 연결성이 변화되는 것으로 알려져왔지만, 그동안 특정 뇌 영역 내에서 기능적 동기화에 생기는 변화는 알려지지 않았다.
뇌의 기능적 동기화란 특정 뇌 영역의 기능적 유사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이는 특정 뇌 영역의 신경 활성도를 반영한다.
연구팀은 2010~2016까지 6년간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병원의 치매 뇌 영상 데이터베이스(Catholic Dementia Brain Imaging Database)에 저장된 영상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인지 기능이 정상인 노인 61명을 대상으로 플로르 베타벤 아밀로이드 양전자 단층촬영(PET)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unctional MRI)를 촬영했다. 이어 베타 아밀로이드가 축척된 정상인(A그룹), 축척되지 않는 정상인(B그룹)으로 분류,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대뇌 침착 여부와 뇌 기능 신경망의 기능적 동기화를 측정하고 분석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A그룹은 B그룹에 비해 뇌 쐐기 앞 소엽에서 기능적 동기화가 저하됐다. 저하된 기능을 보상하기 위한 내측 측두엽의 기능적 동기화가 늘어났고, 인지장애 발생 예측율이 90% 이상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인지 기능에 문제가 없지만 뇌 내에서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축적되는 것을 발견했다”라며 “이로 인한 뇌손상 과정이 진행되는 전임상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임현국 교수는 “생활하는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정상 노인이더라도,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치매의 병리과정이 진행되고 있을 수 있다”며 “기능 MRI를 이용해 다각도로 뇌기능의 변화를 평가하고,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축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PET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인지 기능이 정상이어도 알츠하이머성 치매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라며 “해당 환자에게 최적화된 방식으로 예방인자를 관리하면 치매 발병을 최대한 늦추거나 사전에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 신경과학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10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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