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정부가 전공의 수련교육 지원 비용으로 연간 7225억원을 투입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전공의 1인당 수련 비용은 연간 약 1억원으로 총 1조 2774억원이 소요되고 있는데 이 중 일부를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 일본, 영국 등 해외 다수의 국가들은 양질의 의료인 양성을 위해 전공의 수련 교육 비용을 직·간접적인 방법으로 지원하고 있다.
고려대 보건대학원 신영석 교수는 14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열린 대한의학회 학술대회에서 전공이 수련교육에 대한 재정 지원을 주제로 발표했다.
신 교수가 총 32개 병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전공의 1인당 수련 비용은 약 1억원(9993만3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전공의 인건비 및 직접비용의 비중이 72.4%, 지도전문의나 병원의 비용이 약 30% 수준이다.
신 교수는 피교육자이자 근로자인 전공의의 이중적 지위를 언급하며, 수련 비용 부담을 정부와 병원이 나눠가질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현재는 병원이 전공의 수련비용을 온전히 감당하고 있는데 정부도 국가의 목적에 부합하는 비용운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근로자로서 발생하는 비용은 수련기관이 부담하되, 피교육자 신분으로 발생하는 비용은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지도전문의 인건비, 교육 프로그램 개발비, 교육훈련비, 교육실습비, 기타 실습비용 등을 국가예산으로 지원하고, 수련기관은 전공의를 근로자로서 활용하고 있는 것에 상응하는 비용을 직접 부담하는 형태다.
신 교수의 제안에 따르면 연간 1조 2774억원의 전공의 수련 비용 중 정부는 7225억원, 수련기관들은 5549억원을 부담하게 된다. 다만 수련 교육 인정 기준 강화 등으로 향후 정부 부담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신 교수는 “내년부터 전공의 수련비용에 대한 국가 지원 제도를 시행하되 국가예산 확보가 어려우므로 필수의료 중 바이털과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우선 도입하자”며 이후 평가를 거쳐 2029년부터는 모든 진료과목 전공의를 대상으로 국가의 재정 지원을 하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전공의들을 가르치는 지도전문의에 대한 국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미국의 경우 수련 및 지도전문의 교육 시스템인 ACGME을 구축하고 있으며, 지도전문의 인건비에 대해서도 메디케어 등을 통해 일부 지원하고 있다.
가톨릭의대 이비인후과 박시내 교수는 “우리 정부도 미국, 영국처럼 수련, 지도전문의 총괄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웹 기반 수련 평가·통합 관리 시스템 개발을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도전문의 제도에 대한 국가의 재정적 지원은 아무리 주장해도 부족하지 않다”며 “하지만 실제 의료 현장에선 지도전문의들의 헌신으로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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