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평원 무력화 저지대회] 배장환 교수 "마지막 남아 있는 한국 의학 교육의 미래까지 없애는 정부...국민 도탄에 빠뜨려"
세계적 수준 한국 의학교육 망가뜨려..."의사 정항하는 이유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대한 숭고한 약속 때문"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충북대 의대 심장내과 교수직을 사임하고 현재 부산 모 병원에 재직 중인 배장환 교수가 현 정부가 세계적 수준의 한국 의학교육을 망가뜨리고 있다며 미래 환자를 위해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교수는 3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의학교육평가원 무력화 저지를 위한 전국의대교수 결의대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배 교수는 "그간 정부는 무조건 명령과 금지로 대응했다. 학생들은 휴학할 수 없고 전공의는 사직할 수 없다. 그리고 그것을 방조하는 교수들은 국민에게 필요한 의료 계획에 반대하는 반정부 세력이고, 거기에 연관돼 있는 필수 의료 의사들은 그냥 낙수과 의사일 뿐이다라고 정부는 계속 이야기했다"며 "정부의 정책 추진 과정 어디에도 논의와 숙의라고 하는 민주주의의 모습은 찾아보기가 힘들다"고 비판했다.
특히 배 교수는 "이번 의평원에 대한 조치는 마지막 남아 있는 한국 의학 교육의 미래까지 없애는 것이다. 우리나라 의학 교육은 글로벌 스탠다드를 넘어 선도적 의학 교육을 만들어왔다. 의대 교수들은 헌신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쳤고, 학생들도 헌신적으로 배우고 익혔으며, 병원에서 임상 실습을 강화해 미래 환자들에게 적절한 의료를 공급할 수 있는 훌륭한 의사를 만드는 것을 우리의 목표로 삼아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리해서 한국 의학 교육은 세계적 수준에 도달해 있다는 것을 선진국 의학 교육학자들도 인정하고 있을 정도다. 교수들은 학생들을 엄하게 가르치고 평가해 1학점의 강의라도 성적이 나쁘면 재시험을 보게 하고, 성적이 호전되지 않으면 그 학생을 유급해 다음 해에 모든 과목을 다시 듣게 한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그 이유는 그 학생이 의사가 돼 미래에 만나게 될 환자와 보호자에게 적절한 의료를 공급해야겠다는 한국의학교육과 미래 환자에 대한 뜻깊은 약속인 것이다. 이것은 의사들이 숭배하는 히포크라테스 선언보다 더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데 충북대 의과대학은 50명의 정원이 난데없이 200명이 됐다. 산술적으로 생각할 때 의학 교육에 전념하는 교수들 역시 4배 이상으로 늘어나고, 최근의 의학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방점이 되는 임상 실습에 필요한 환자의 병상도 4배가 돼야 한다"며 "이것은 충북대의 인구와 현재의 모순적 의료 전달 체계에서는 신기루와 같은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배 교수는 "이번 의료 농단 사태 때문에 내년에는 한국전에서도 벌어지지 않는 일이 벌어진다. 의사가 한 명도 배출되지 않고 전문의가 한 명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 여파가 최소 5년에서 10년 이상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의과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쳐야 하는 교수의 신규 자원 공급이 완전히 없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사태는 의료농단 초기부터 의과대학 교수와 의료계가 분명히 설명하고 설득하고 정부에 경고를 했던 일"이라며 "하지만 이런 경고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그저 명령, 금지, 설득, 지원이라는 현실성 없는 앵무새 같은 소리만 반복해 왔다"고 분노했다.
배 교수는 "이제는 이러한 연이은 실책에도 모자라서 한국 의학 교육을 글로벌 스탠다드로 올려놓은 한국교육평가원의 운영 지침에 무정한 손을 대서 의학 교육에 매진하고 있는 평가 관점과 이를 돕고 있는 의과대학 교수들을 욕 보이고 있다. 또 8개월 가까이 수업을 받지 않아 당연히 유급인 학생들의 휴학을 승인하겠다고 하는 서울대 의과대학에 초고강도 감사를 통해 의학 교육계를 압박하고 있다"며 "이는 도저히 문명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배 교수는 "정부의 이번 정책 추진은 한 치의 정당성도 없다. 그리고 우리의 분노와 저항은 한 치의 잘못이 없다. 우리가 저항하는 이유는 우리의 밥그릇을 지키려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앞에 나타날 미래의 환자와 보호자에게 대한 숭고한 약속인 것이다"라고 호소했다.
배 교수는 교수들을 향해 "끝까지 저항해 이 잘못된 사태를 바로잡아 정치적 소신과 철학이 없는 위정자 한 명이 만든 이 의료 농단 사태를 바로잡아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수시 원서가 접수 이후 이제는 어쩔 수 없지 하는 무거운 패배 의식이 의과대학을 감싸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지금은 행동할 때다. 지금의 사태는 누구도 이길 수 없고 국민이 도탄에 빠지는 잘못된 싸움임을 정부가 뼈저리게 느끼게 해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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