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 겸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의쟁투) 위원장이 6월 2일 청와대 앞에서 올 9∼10월 중 총파업 돌입을 선언했다.
그동안 의협은 정부와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노력했으나, 아무런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상호 간의 견해차만 확인했다. 이에 의협은 총파업을 선언하고 최 회장은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단식을 시작하며 최 회장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전면 변경 △진료수가의 정상화 및 진찰료 30% 인상 △한의사의 의과영역 침탈행위 근절 △의료전달체계 확립 △의료분쟁특례법 제정 △건강보험 국고지원금 즉각 투입 등을 핵심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정부에 요구했다.
아울러 총파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역과의 소통과 설득을 강조하면서 실행할 투쟁 방법으로 '건강보험 거부 투쟁'을 제시했다. '건강보험 거부 투쟁'이란 의사가 진료한 후 의협이 만들어 배포한 수가표에 따라 환자에게 의료비를 직접 받는 투쟁방식이다. 그러면서 총파업은 확정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일련의 상황을 종합하여 본다면 의료계 총파업은 결정돼 있고, 총파업을 끌어낼 동력을 건강보험 거부 투쟁을 통해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또한, 앞에서 제시한 6가지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무기한 단식투쟁을 시행하며 ‘의료를 살리기 위해 의료를 멈추겠다’고 선언한 최 회장 스스로의 약속을 실천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좀 더 냉정하게 현재 상황을 바라봤을 때 의협 회장의 단독적 결정에 의한 선언적 총파업이 과연 아무런 문제가 없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총파업은 투쟁에 있어 가장 수위가 높은 투쟁방식이다.
특히 의료와 같은 공공성이 가미된 직역에 있어 파업은 곧 희생자의 발생을 의미할 수 있으므로 신중을 기해야 한다. 명분과 실리 그리고 국민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과연 자유롭게 파업을 논할 수 있는지, 또한 이 파업의 결정을 회장이 단독적으로 선언할 수 있는지 등에서 많은 논란이 예상된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최고의결기관은 대의원총회다. 대의원총회 과정을 거치지 않은 총파업의 결정이 과연 유효한 것인지 절차상 문제가 없는 것이지 철저하게 확인해야 한다. 이는 파업이 주는 상징성과 실질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파생 효과에 대한 고민 없이 투쟁의 수단이나 협상력을 높이려는 방안으로 변질한다면 참으로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논란이 되는 또 다른 문제는 투쟁 방법으로 제시한 건강보험 거부 투쟁이 현실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의사가 진료한 후 의협이 만들어 배포한 수가표에 따라 환자에게 의료비를 직접 받는다면 의료 현장에 대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고 국민의 비난과 정부의 겁박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그러잖아도 국민이 의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차가운 현재 이런 투쟁방법은 국민과 의사 사이 불신의 골을 깊게 할 뿐이다.
목숨을 건 무기한 단식투쟁은 참으로 어려운 결정이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최대집 회장이 단식 투쟁을 통해 의사와 의료계를 살리려는 의지와 충정은 눈물이 나도록 고맙다. 힘든 고뇌의 결정으로 생각되며, 이것을 시작으로 투쟁의 서막을 알리고, 현재 의료계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정부와 최후의 성전을 준비하고 실행하려는 노력에 적극 지지를 보내고 함께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총파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상적인 총파업 결의 절차를 준수하고, 더욱 광범위한 범 의료계의 지지를 받도록 노력해야 정부와의 투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한번 시작된 투쟁 절차는 쉽게 거둘 수 없기에 실행에 앞서 더욱더 철저하게 준비하고 점검해야 한다. 아울러 실현 가능한 투쟁방식을 제시하고 철저한 회원 홍보 활동을 강화해 나갈 것을 주문한다.
결론적으로 의협 회장 단독으로 선언하고, 모든 가능한 요소를 함께 녹여내는 정당한 과정이 생략된 총파업선언은 실패로 귀결될 것이다. 실패가 확실한 총파업은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이제라도 절차를 준수하고 투쟁방법 전환에 대한 회장의 결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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