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7.07.13 06:37최종 업데이트 17.07.13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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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대병원의 잇단 전공의 폭행 사건

방치된 폭력, 악몽 같았던 시간이었다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최근 지방의 J대병원 정형외과에서 2016년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선배로부터 폭언과 폭행, 현금 갈취를 당했다는 전공의 K씨의 폭로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J대병원 정형외과에서는 2015년에도 비슷한 폭행사건이 발생해 당시 가해자였던 전공의 C씨를 해임한 바 있음에도 또다시 폭행이 일어났고, 피해자가 교수에게 문제 해결을 요청했지만 묵살 당했다는 게 K씨의 설명이어서 전공의 폭행 근절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은 게 아닌지 의심된다.    
 
J대병원 정형외과에서 전공의 수련을 받은 피해자 K씨는 12일 서울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 말까지 가해자 J씨와 전임의 G씨, 동기였던 또 다른 J씨에게 상습적인 폭언과 폭행, 현금 갈취를 당했다고 털어놨다. 
 
J대병원 정형외과 전공의 1년차이던 K씨는 전공의 3년차 치프였던 J씨와 같이 근무를 하면서 사건이 발생했다.
 
J씨는 K씨에게 항상 현금을 뽑아 가지고 다니라고 말하며, 자신이 화가 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있을 때마다 갈취했다고 한다. 
 
또 거의 매일 회진을 끝낸 뒤 회의실로 끌고 가 폭언을 하거나 기압을 줬고, 30대 가량의 구타를 하기도 했다.
 
K씨가 제공한 사진

더불어 고된 업무로 인해 잠이 부족했던 K씨가 조금이라도 졸면 폭언과 갈굼이 날아왔고, 업무를 확인한다는 명목으로 K씨의 휴대폰을 검사하며 개인적인 사생활까지 간섭해 수치심을 줬다.
 
K씨는 "J씨와 실랑이를 벌이다 폭행이 두려워 우발적으로 휴대폰 녹음을 했는데, 이를 J씨가 알아채고 휴대폰을 뺏어 삭제했다"면서 "교수를 찾아가 이 문제를 논의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녹취 이야기를 꺼내며 화를 냈다"고 토로했다.
  
K씨는 "그 순간 이 조직이 폭행사실을 다 알면서도 서로 쉬쉬하는 암묵적인 시스템이구나 느꼈다"면서 "결국 피해자만 고통 받는 게 현실"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K씨의 변호사 A씨는 "현재 가해자들은 K씨가 평소 업무에 있어서 문제가 많았으며, 잦은 실수로 동료들 사이에서도 평이 좋지 않았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서 "가해자들은 이런 내용을 담은 탄원서를 정형외과뿐 아니라 타 과에 부탁해 조직적으로 자료를 모으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K씨의 가족은 "올해 2월 말 J대병원 정형외과를 그만두면서 K씨가 심신미약과 공황장애 등을 겪으며 몸이 많이 좋지 않았다"면서 "이런 와중에 집안 사정도 생기는 바람에 바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면서 "5월 말 병원협회에 해당 문제 조사를 정식으로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는 "가해자들은 K씨가 잦은 의료사고를 냈다고 주장하는데, K씨와 관련된 게 뭔지 확실하게 공개하라"면서 "없던 일을 있다고 해서 우리가 얻는 것이 무엇이 있겠느냐, K씨는 그렇게 원했던 정형외과를 평생 포기할 각오로 이번 폭행사건을 제기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익명의 제보에 따르면 가해자 중에는 2015년 정형외과 전공의 폭행사건을 일으킨 당시 3년차 C씨로부터 폭행을 당한 피해자도 있다. 폭행의 피해자가 연차가 올라가면서 가해자로 돌변한 셈이다. 

피해자 K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J대병원은 2년전 폭행사건이 일어났음에도 강력한 재발 방지대책을 세우지 않았고, 실제 폭행 사실을 고발했지만 의국 내부에서 묵살한 게 된다.

전공의가 수련을 포기하는 최악의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던 최소한 두번의 기회를 날려버린 것이다. 

반면 병원과 가해자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보도에 따르면 가해자로 지목된 J씨와 G씨는 폭행사실이 전혀 없으며, 명예훼손으로 K씨를 고소하겠다고 반박했다. 
 
K씨의 잦은 의료적 실수로 인해 환자는 물론 간호사의 민원이 빗발쳤으며, 오히려 자신이 K씨의 업무를 도맡아 할 때도 있어 힘들었다는 게 J씨의 주장이다.
 
J대병원 홍보팀 관계자도 "지난 6월 16일 병원협회로부터 정형외과 폭행사건 사실확인서를 제출하라고 연락을 받기 전까지 내부에서 이와 관련해 문제가 나온 적이 없다"면서 "이후 병원에서 자체적으로도 6일간 조사를 한 상태"라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병원협회 진상조사위원회에서 지난 5일 실사를 나왔고, 현재 피해자와 가해자 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달라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J대병원 내부에서도 정형외과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J대학병원 익명의 관계자는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그러는지 모르겠다"면서 "지금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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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jhhwang@medigatenews.com)필요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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