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03.10 09:25최종 업데이트 25.03.1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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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간염 재활성화 위험 높은 암환자 대상 베믈리아 예방적 항바이러스 치료 임상 시작

세브란스병원 이혜원 교수팀, TDF와 효능 동등하면서 더 안전한 TAF 약물의 긍정적 결과 기대

사진: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이혜원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만성 B형간염 환자들의 치료는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뛰어나고 내성 발현율이 낮은 엔테카비어 (ETV)와 테노포비르 디소프록실(TDF)의 개발로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 이후 기존 치료제 대비 신기능과 골밀도에 미치는 부담을 줄인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TAF)가 출시되어 만성 B형간염 환자들에게 더 안전한 치료 혜택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염 변경을 통해 오리지널 TAF 의약품 대비 용출률을 높이고 가혹환경에서 유연물질 발생을 감소시킨 베믈리아(Vemlia,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 시트르산염)가 등장하면서 B형간염 환자들에게 더 많은 치료 옵션이 제공되고 있다. 올해 초 베믈리아는 4상 결과를 도출, 오리지널 TAF와의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혈액암 환자 중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는 면역억제제 혹은 세포독성 항암제 투약에 따른 혈청 HBV DNA 증가 또는 간기능 이상을 동반하는 B형간염 바이러스 재활성화가 20~50%에서 관찰된다. 바이러스의 재활성화는 심각한 간기능의 손상 및 전격성 간염을 일으키고, 항암치료의 중단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하지만, 급여 기준의 제한으로 예방적 치료 목적으로는 TAF 계열의 약물은 사용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이혜원 교수 연구팀은 B형간염 재활성화 위험이 높은 세포독성 항암 치료 또는 조혈모세포 이식을 준비하고 있는 악성혈액질환 환자 가운데 예방적 항바이러스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대상으로 TDF 대비 TAF의 안전성과 효능을 살피는 임상 연구를 시작해 관심을 모은다. 대상 약물은 동아에스티의 베믈리아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이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임상 연구를 시작하게 된 배경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었다.

Q. 연구를 시작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국내에서는 만성 B형간염 환자들이 신독성과 골다공증 위험이 낮은 TAF의 혜택을 받고 있지만, B형간염 환자 외에도 이러한 약제가 필요한 환자들이 있다. 특히, 항암 치료를 받거나 조혈모세포 이식 등으로 강한 면역억제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은 B형간염 바이러스 재활성화 위험이 높아, 예방적 항바이러스 치료가 필수적이다. 

현재 예방적 항바이러스 치료제로 ETV와 TDF만 사용할 수 있지만, TAF 또한 이러한 환자들에게 유용한 옵션이 될 수 있다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이번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Q. TAF의 예방적 항바이러스 치료에 대해 기존에 임상 연구된 내용들이 있나요?

해외에서 일부 연구가 진행됐지만, 관련 데이터는 아직 많지 않다. 또한, 같은 질병이라도 국가와 인종에 따라 치료 반응과 결과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실정을 반영한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내 데이터를 확보하면, 이를 바탕으로 향후 가이드라인이나 정책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Q. 만성 B형간염 환자 치료에서 TAF의 처방 경험이 궁금합니다. 신기능 장애와 골밀도 감소 등 부작용 측면에서 TDF와 비교했을 때 어떠한 장점이 있나요?

TDF는 B형간염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뛰어나며, 일반적으로 신기능이나 골다공증 위험이 크게 문제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인구 고령화와 함께 고혈압, 당뇨병, 만성신질환과 같은 동반 질환을 가진 환자가 증가하면서, 장기간 치료 시 합병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TAF를 처방할 수 있게 되면서, 특히 고령 환자나 신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도 보다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신기능 보호 효과와 골밀도 감소 위험이 낮다는 점에서, 장기간 항바이러스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중요한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

Q. 골다골증과 신독성 측면에서 일반인보다 더 예민한 혈액암 환자에게 TDF의 예방적 치료가 그동안 많은 염려가 되었을 것 같은데, 실제로 부작용 우려는 어느 정도일까요?

기존에 사용되는 ETV나 TDF는 신기능이 악화된 경우 투약 간격을 조정할 수 있지만, TAF는 용량 조정 없이도 매일 복용이 가능하며, 투석 환자에서도 안전성이 확인된 점이 큰 장점이다.

항암 치료를 받는 모든 환자에서 신장 기능이 악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인에 비해 그 위험이 높은 편이며, 암 외에도 심혈관 질환 등 동반 질환을 가진 경우가 많다. 또한 예방적 항바이러스 치료는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 지속돼야 하므로 장기간 사용 시 안전성이 중요하다.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TAF가 암 치료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간기능과 신기능을 보다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Q. 연구 약제로 동아에스티의 베믈리아를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연구 결과가 신속하게 도출돼야 더 많은 환자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 몇몇  제약사에 협력을 제안했다. 그중에서 동아에스티가 가장 빠르고 긍정적으로 응답해 주었고, 베믈리아라는 효과적인 약제가 있어 함께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

Q. 현재 연구 진행 상황은 어떠한지, 언제쯤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이번 연구는 세브란스병원에서 단독으로 진행하며 조혈모세포 이식을 앞두고 있거나 리툭시맙 치료가 필요한 환자, 고형암 치료를 위해 세포독성항암제 또는 면역항암제를 사용하는 B형간염바이러스 재활성화 위험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총 100명의 환자 등록을 목표로 하며, 2~3년 이내 등록을 완료할 계획이다. 치료 기간에 따라 추적 관찰 기간이 길 수도 있어 5~6년 이내 최종 연구 결과를 도출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

Q. 현재는 TDF만 갖고 있는 예방적 항바이러스 치료 또한 TAF계열 약물이 비열등할 것으로 예상하시는지요? 그렇다면 향후 TAF계열 약물의 예방적 치료 처방 범위가 확대될 수도 있을까요? 

만성 B형간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TAF의 효능이 TDF와 비열등하다는 점은 이미 충분히 입증되었으며, 안전성 측면에서도 TAF가 더 우수하다는 데이터가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예방적 항바이러스 치료에서도 TAF가 TDF에 비해 비열등할 것으로 예상되며, 부작용 측면에서 더 안전하다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한다. 특히 면역이 저하된 악성 혈액질환 환자에게는 안전한 약제 선택이 중요한 만큼, 이번 연구 결과가 긍정적으로 도출된다면 향후 급여 기준과 같은 정책에도 반영될 수 있을 것이다.

Q. 마지막으로 이번 연구에 관해 독자들에게 추가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많은 환자들에게 의미 있는 연구라 생각한다. TAF는 TDF와 비교해 동등한 효능이 입증되었고 안전성 측면에서도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데이터가 보고되고 있다. 예방적 항바이러스 치료가 필요한 환자분들과 이를 진료하는 의료진께서 함께 관심을 가져주신다면, 암 환자들이 간기능이나 신기능에 대한 부담 없이 최적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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