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보건복지부 제2차 보건의료기술육성 기본계획(안)이 1차 때보다 국민을 위한 보건의료를 중심으로 한 공익적인 R&D투자에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가 나왔다.
1차 보건의료기술육성 기본계획이 기술, 산업화 중심이었다면, 2차 계획은 국민의 삶과 의료현장에 연결되는 R&D로 한발 더 나아갔다는 분석이다.
다만 시장 중심의 R&D투자는 지양하고, 국민 건강을 우선시하는 기술을 육성해야 하며, 연속성과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R&D개발을 해야 한다고 지적도 나왔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11일 '보건의료 R&D 혁신을 위한 대국민 토론회'를 개최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진행될 제2차 보건의료기술육성 기본계획(안)을 발표하고, 보건의료 R&D 혁신을 위한 산학연 전문가와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을 가졌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진행된 제1차 보건의료기술육성 기본계획 종료에 따라 제2차 계획을 발표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바탕으로 2차 계획안을 짚어본 것이다.
제2차 보건의료기술육성 기본계획안에 대해 발표한 복지부 R&D 중장기 전략기획단 송시영 총괄위원장은 "여러 각계 관계자가 모여 2차 계획안을 만들어 향후 5년간 보건의료 R&D 방향성을 제시했다. 오늘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내실 있는 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송시영 위원장은 "이번 2차 계획안을 만들면서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면서 "국민들은 보건의료 R&D의 투자방향 설정에서 건강한 삶을 위한 사회문제 해결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답했다. 가장 큰 문제가 정신건강(30.5%)이라고 답했으며, 이후가 고령화(24.3%), 환경오염(22%) 순 이었다"고 언급했다.
송 위원장은 "국민들은 극복해야 할 질환 중 치매와 암을 가장 높은 우선순위로 인식했으며, 질환극복을 위해 치료보다는 예방이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면서 "이번 2차 계획안의 기본방향도 국민의 삶과 의료현장에 연결되는 R&D, 연구의 창의·융합을 뒷받침하는 R&D지원시스템 구축, R&D성과의 가치창출 확대를 통한 미래성장동력 확보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제2차 보건의료기술육성 기본계획안은 크게 3가지 전략 및 9대 중점과제로 구성된다.
세부 내용을 보면, 고비용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치매 조기진단 정확도를 기존 80%수준에서 95%까지 올리고, 현재 15% 정신의료서비스 이용률을 20%까지 올리는 것을 목적으로 삼았다.
더불어 희귀질환자를 위한 임상-연구 연계지원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재생의료의 임상연구 활성화를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거나, 정밀의료 추진을 위해 맞춤형 항암제의 적응제 확대 및 신약허가 신청을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인공지능과 관련해 현재는 스타트업 중심의 연구에 머물렀던 것을 이번 2차 계획안을 통해 인공지능 학습센터를 구축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 및 연구자원과 인프라 또한 공유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등의 계획도 담았다.
송시영 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의 기술기반 창업이 혁신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 아직은 보건산업 특성을 반영한 창업지원체계가 부족하지만 2022년까지 창업 1천개소 설립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시영 위원장의 제2차 보건의료기술육성 기본계획안이 발표되자 관련 전문가들은 패널토론에서 이번 2차 계획안이 1차 때보다 국민 중심의 공익적 R&D투자에 초점을 맞춰 구성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박구선 선임연구위원도 "처음에는 복지부가 R&D에만 포커스를 맞추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지만 5년간 시각이 많이 변한 것 같다"면서 "5년간 계량화해 정교하게 구성한 것 같다. 과학기술 혁신과 의학적 가치를 담는 기술을 함께 추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김홍열 센터장도 "전체적인 내용 구성이 굉장히 잘 됐으며, 공익적인 R&D투자를 강조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패널 참석자들은 2차 계획안의 성공적 실현을 위해 몇 가지 지적하기도 했다.
박구선 위원은 "R&D 목표를 자칫 잘못정하면 시장성 중심의 전략추구가 될 수 있다. 보건의료 R&D 특징은 시장성을 추구하더라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해야 한다"고 설명했으며, 김홍열 센터장은 "공공적인 R&D가 일자리 창출까지 올 수 있으려면 기업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어야 한다. 세계시장까지 선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컨셉이나 아이템이 조금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송시영 위원장은 보건의료분야의 R&D는 기술중심이 아닌 환자중심으로 그림을 그려야 하며, 2차 계획안을 바탕으로 국민건강증진을 위한 세부과제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모든 부처와 연구자들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시영 위원장은 "기존 R&D연구는 기술 중심의 연구비 확보를 위한 분위기가 팽배했다. 이 프레임을 환자중심으로 바꾸는 것이 이번 2차 계획안의 목적이었다"면서 "연구개발산업화는 국민건강이 먼저다. 어느 나라도 산업화를 먼저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송 위원장은 "국민건강증진을 위한 세부과제를 도출하기 위해 모든 부처와 연구자들이 같은 컨센서스를 만들어 가야한다. 각자의 이해관계만 주장하면 무너진다는 위기의식이 필요하다"면서 "지금은 부처 간 통합되지 않는 한계와 답답함이 있지만 향후 5년간은 국가사회적으로 열린 목소리로 가야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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