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10.30 07:50최종 업데이트 24.10.3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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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되지만 남은 안 되는 임현택 회장식 표현의 자유"

[칼럼] 주예찬 비뇨의학과 전문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전공의와 의대생 등 젊은의사들 사이에서는 임현택 의협회장과 윤석열 대통령에 다른 점이 없어보인다고 지적하는 사람이 많다. 일부 젊은 사람들은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적으로 '윤두창'(윤석열 + 두창)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의사커뮤니티에서 유사하게 '임두창'(임현택 + 두창)으로 검색하면 400개가 넘는 글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자유'를 여러 차례 강조하며 이를 자신의 대표 키워드로 삼았지만, 일부에서는 윤 대통령이 ‘자유’의 의미를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윤 대통령의 ‘자유’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질문이 이어졌으나, 이에 대한 명확한 답변은 없었다.

특히, 올 초 젊은 의사들이 사태에 대해 집단적으로 정책에 반발했을 때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반복적으로 내려 전공의 사직 사태가 8개월 넘게 이어졌다. 또 의대생들의 휴학 사용을 제한하는 조치가 근거 없이 이루어진 점 역시 반자유적이라는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윤 대통령은 최근 경제학자 밀튼 프리드먼을 언급하며 자유주의적 입장을 피력하려 했으나, 의료 시장에서는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통한 반자유적 요소가 존재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정부가 건강보험을 이용해 의료비(수가)를 강제 조정하는 현 제도 아래에서 의료시장이 자유시장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자유'가 뭔지도 모르면서 '자유'를 외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임현택 의협회장도 국감에서 '표현의 자유'를 외치며 본인을 옹호했지만, 정작 임 회장은 '표현의 자유'가 뭔지 잘 모르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임 회장이 한 의사에게 인터넷 악플 합의금으로 현금 1억원을 요구해 논란이 되었다. 악플의 내용은 임현택 회장의 회무를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임현택 집행부는 상위 의사결정기구인 의사협회 대의원총회 의결 결과에 따라 4억원을 대한 전공의협회에 지원해야했다. 그런데 대전협에 4억원을 지원하기로 의결된지 2달이 다 되어가도록 임회장이 지원을 거부하고 있었다. 그리고 여기에 대해 한 의사가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 4억을 슈킹(횡령)했다'고 인터넷에 글을 쓴 것이다.

의협 측은 '해당 게시글이 달릴때 4억원은 이미 지원된 상태였으므로 해당 게시글은 허위사실이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제는 의협이 대전협에 4억원을 지급했다는 사실을 외부에 알린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의협 회원이라면 의협 회무를 비판할 자격이 있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권리다. 해당 의사가 의협의 회무에 불만을 품고, '슈킹(횡령)했다'고 인터넷에 익명으로 비판하는 것은 문제가 안 된다. 해당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면 의협 측이 '4억원을 지급했다'고 설명하면 되는 문제다. 고소는 그 후에 고려하면 되는 문제다.

하지만 임 회장은 의혹 제기에 제대로 설명할 생각을 하기는커녕 설명도 없이 회원을 고소해놓고 1억원을 요구했다. 필자도 의협이 대전협에 4억원을 지급했다는 사실을 '1억 요구 사태' 기사를 보고 알았다. 의혹에 해명은 커녕 함정을 파두고 걸려드니까 '감히 날 비판해? 현금으로 1억 내놔'라며 자유로운 발언을 틀어막은 것이다.

본인을 비판하지 못하게 함정을 파두고, 비판하는 목소리에 현금을 요구하며 협박한 것은 엄연히 '자유로운 발언'을 억압한 행위다. '표현의 자유'에 정면으로 반대되는 행위를 한 것이다. 명예훼손의 위법성을 판단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표현의 자유'로 보호받아야 하는지다. 의협은 해당 회원에 대한 허위사실 명예훼손 고소를 취하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 경찰이나 검찰 선에서 무혐의로 사건 종결시킬 것이라 필자는 예측한다. 

임 회장은 본인이 회장으로 활동중인 의협 회원들에게 '표현의 자유'를 허락하지 않았다. 본인을 비판하는 목소리에는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보복을 가했다. 지난 4월에는 박단 위원장이 본인 말을 듣지 않고 윤 대통령과 독대했다며 '내부의 적'이라고까지 말하지 않았나. 본인 의견에 반대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것이다.

대표의 역할은 구성원의 의견을 잘 취합해 최선의 결과를 내놓는 것이다. 하지만 본인을 비판한 회원을 협박과 공갈로 입을 틀어막으면 회원의 의견을 하나로 모을 수 없다. 임 회장 본인이 의료계 내부불화의 원인이며 화합을 가로막는 장본인이라는 뜻이다.

'1억 사태'가 발생한 뒤 김택우 전국시도의사회장협의회 회장, 김교웅 의협 대의원회 의장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임현택 회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항우는 중국을 통일했는데도 불구하고 모든 제후들의 적이 되어 결국 멸망했다. 모두를 적으로 돌린게 본인의 잘못이었음에도 항우는 '하늘이 나를 버렸다'라며 끝까지 남의 잘못을 탓했다. 사면초가에 빠진 임 회장이 본인을 돌아봤으면 하는 시점이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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