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려대 구로병원 강성훈 교수 "도네페질 성분 패취제 등장, 리바스티그민 성분과 함께 동시 성장할 것"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알츠하이머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은 도네페질 성분의 패취제 등장했지만, 리바스티그민 성분의 엑셀론 패취 역시 함께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치매 치료제 시장이 경구제에서 패취제와 주사제로 확대되는 가운데, 치매 패취제는 환자의 복용 편의성을 개선하고 보호자 부담까지 완화해 주목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최근 메디게이트뉴스는 고려대 구로병원 신경과 강성훈 교수를 만나 치매 치료의 어려운 현실과 패취형 치료제의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치매 치료제는 작용 기전에 따라 콜린에스테라제 억제제 계열의 리바스티그민, 도네페질, 갈란타민과 NMDA 수용체 저해제 메만틴 등이 있다. 이 중 리바스티그민 성분의 엑셀론 캡슐과 엑셀론 패취를 살펴보면 캡슐은 1일 2회 복용하고, 패취는 하루 1번 부착한다.
강 교수는 "패취제는 하루에 한 번만 붙이면 되기 때문에 복약 순응도가 높아진다. 여름철에 땀 등으로 패취가 떨어질 수 있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그 외의 장점이 더 크다. 패취제는 일정한 약물이 방출되는 만큼 혈중 농도의 급격한 상승도 막을 수 있다"며 "삼킴 곤란, 연하 곤란 등으로 경구제 복용을 어려워하는 환자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보호자가 하루종일 환자 곁에 있지 않아 약을 매번 챙겨주기 어려운데, 패취제는 챙겨줄 사람이 없어도 하루에 한 번만 부착하면 돼 장점으로 작용한다"고 전했다.
아시아와 중동 등 환자를 대상으로 리바스티그민 패취제와 경구제를 비교한 레캡(RECAP) 연구에 따르면 경구제와 패취제 모두 사용한 환자의 보호자 중 82.7%가 패취제를 선호했다.
먹는 약과 붙이는 약은 복용방법뿐 아니라 유효성과 안전성, 내약성 등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치매환자 1200명을 대상으로 엑셀론 경구제와 패취제를 비교한 아이디얼(IDEAL)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엑셀론 패취는 경구제 최대 용량과 유사한 효능을 나타냈으며, 위장관 이상반응 발생률은 3배 적어 안전성 측면에서 우위를 입증했다. 치매 약제의 가장 흔한 부작용인 위장관계 부작용은 적지만, 제형 특성상 가려움증 등 경증의 피부 관련 질환이 부작용으로 나타났다.
치매 패취제는 크게 리바스티그민 성분 패취제와 도네페질 성분 패취제로 나뉜다. 도네페질 성분 패취제의 대표 제품은 도네리온 패취제가 있다. 도네페질 성분은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도네리온 패취의 등장은 패취제 처방에 변화를 예고했다.
하지만 강성훈 교수는 두 패취제가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교수는 "신약이 나왔다고 해서 원래 쓰던 약이 다 없어지는 건 아니다. 예전부터 사용하던 사람은 지속해서 쓸 것"이라며 "또 기전이 다른 만큼 상황에 맞게 같이 콤비네이션해서 갈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도네리온이 일주일에 2번만 교체하면 된다고 해서 좋을 거라고 예상했지만, 교체 시기를 잊는 경우도 있었다. 치매 환자에게는 더 헷갈릴 수 있다"며 "또 3~4일은 패취를 붙여야 하는데 이전에 떼어진다는 경우도 있다. 또 경구제를 선호하는 환자들도 있어 경구제와 패취제 모두 함께 상황에 맞게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엑셀론 패제는 파킨슨병, 혹은 파킨슨병과 관련된 루이소체 치매에도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어 주로 이들에게 주로 처방한다"며 "엑셀론 패취는 이들이 가진 시각 환상을 없애고 동반하는 불안 증상을 완화한다"고 설명했다.
두 패취제의 가장 큰 차이는 지속시간이다. 엑셀론은 하루에 1번씩 교체해야 한다. 반면 도네리온은 3~4일간 효과가 지속돼 1주일에 약 2회(3일, 4일 간격 교대로) 교체하면 된다. 효능·효과에도 차이가 있다. 엑셀론은 경도 내지 중등도의 알츠하이머병 치매 또는 파킨슨병과 관련된 치매의 대증적 치료, 중증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대증적 치료에, 도네리온은 알츠하이머형 치매증상의 치료에 사용된다.
이날 강 교수는 치매 환자 보호자의 부담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패취제는 보호자의 부담을 일부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치매 치료의 현황을 설명하며, 환자와 보호자의 삶의 질을 고려한 통합적인 치료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치매 환자 증가는 개인과 국가의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치매는 질병을 넘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치매 환자 보호자의 경제적 부담, 신체적 부담, 정서적 스트레스, 사회적 고립, 부양 부담 등의 문제가 대두되면서 환자와 보호자 모두를 위한 치매 치료의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강 교수는 "치매 치료는 단순히 환자 증상의 개선뿐만 아니라 보호자의 삶의 질을 고려한 통합적 접근이 중요하다"며 "보호자가 겪는 심리적, 신체적 스트레스가 큰 만큼, 치매 치료 전략은 환자뿐 아니라 보호자의 부담까지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 교수는 "치매 치료의 가장 큰 목표는 조기 진단을 통한 질환 진행 지연"이라고 강조하며 "환자의 인지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서는 치매 진행을 억제하는 디지즈 모디파잉 드럭(Disease Modifying Drug) 사용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사용할 수 있는 약제가 많지 않다. 또 고비용, 제한적인 사용 조건 등 현실적인 한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치매를 진단받은 환자의 경우 중증화를 예방하고, 동반하는 인지 기능 저하로 인한 이상행동을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보호자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이들은 환자의 이상행동뿐 아니라 의약품 복용, 운동 등 생활 습관에도 관심을 가지고 돌봐야 한다.
강 교수는 "인지 기능 저하와 이상행동 증상을 가진 치매 환자는 일상생활에서도 돌봄이 필요하다. 보호자를 위한 교육과 지원 프로그램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호자 교육·관리를 병행했을 때 치매 환자의 삶의 질이나 인지 기능, 이상행동 발생 빈도가 줄어든다는 것을 입증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런 근거가 뒷받침돼야 수가화되고 나아가 프로그램이 개설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