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11.26 07:21최종 업데이트 25.11.26 07:21

제보

GLP-1 중심 비만치료제 시장, 미충족수요 뚜렷…제형 혁신으로 비만치료제 3.0 시대 연다

한미·대웅·유노비아, 차세대 GLP-1·플랫폼 기술 등으로 비만치료제 시장 공략 나선다

신한투자증권 엄민용 애널리스트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비만치료제 시장이 GLP-1 계열 약물을 중심으로 고속 성장하고 있지만 부작용, 편의성, 치료 지속성 등 미충족수요가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내 기업이 제형 혁신을 통해 한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

25일 서울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 센터에서 개최된 '제5회 제약바이오산업 혁신포럼'에서 비만치료제 개발 패러다임 전환과 국내 기업의 전략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비만치료제 시장, 미충족 수요 여전히 존재…제형 혁신, 시장 가능성 ↑

이날 신한투자증권 엄민용 애널리스트는 '비만치료제 3.0: 비만치료제 국내 주요 기업 개발 현황 및 전망'을 발표하며, 경구형·지속형·패치형 제형 확대는 미충족수요 해결과 글로벌 협력 기회를 동시에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엄 애널리스트는 "현재 글로벌 비만치료제 임상 파이프라인에서는 GLP-1 관련 기전이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GLP-1 관련 비만치료제의 체중 감소 효과는 정체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위고비와 젭바운드 두 제품의 비만 효과가 크게 차이가 남에도 불구하고 1년 치료 중단율은 유사하다"며 부작용, 비용, 주1회 주사 방식 등이 주요 장애 요소로 꼽힌다고 언급했다.

이어 "비만 치료는 리얼월드에서는 10~15% 정도의 체중 감소만 일어나도 환자들이 충분히 만족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는 투약 편의성과 가격, 부작용을 해소하는 것이 과제"라고 밝혔다.

이에 최근 글로벌 제약사는 제형 혁신 및 지속형 치료제에 집중하고 있다. 엄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제약사가 지속형·경구형 등 새로운 제형 확보에 나서고 있다"며 "최근 계약을 살펴보면 다 1개월 이상의 지속형 비만치료제에 대한 플랫폼 계약”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약품 최인영 센터장 역시 현재 치료제가 가진 한계를 지적했다. 최 센터장은 “현재 체중 감량의 심판 중인 약의 최대치는 한 20% 정도다. 젭바운드를 투약받는 환자의 절반은 목표 BMI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약물만으로는 고도비만 환자의 감량 요구를 충족시키기 어렵다"며 "수술은 최소 25%, 경우에 따라 50~60%까지 감량이 가능하다. 약물로는 수술에 준하는 수준의 체중 감량 도달이 어려워 여전히 개선의 여지는 남아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최 센터장은 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근육 감소, 복약 편의성, 제형의 한계, 공급 불안정 등 복합적 문제를 언급하며 새로운 기전을 가진 약물의 시장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미약품 최인영 센터장, 대웅제약 김관영 센터장, 유노비아 박준태 R&D 본부장

한미의 비만치료제 차별화 전략…근육 보존·지방 선택감량·제형 확장

한미약품 최 센터장은 '비만치료제 무한 변신, K-비만치료제 차별화 전략'을 통해 이중·삼중작용제 후보물질과 비주사 제형 확장 등을 소개했다.

구체적으로 H.O.P 프로젝트 내 과제인 ▲HM11260C(에페글레나타이드, Efpeglenatide) ▲HM15275(LA-GLP/GIP/GCG) ▲HM17321(LA-UCN2)을 소개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과체중부터 비만 1단계에 최적화된 GLP-1 비만치료제로, 기존 GLP-1 계열과 유사한 체중감량 효과를 보인다. 현재 회사는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3상 환자 모집을 완료했으며, 2026년 말 출시를 목표하고 있다.

최 센터장은 "한미약품의 장기지속형 약물 플랫폼 랩스커버리(LAPSCOVERY)를 적용해 위장관계 부작용을 개선했다. 기존 인크레틴 약물(GLP-1 등) 중 가장 우수한 심혈관·신장 질환 보호 효능을 확인했다"며 심혈관계 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비교군 대비 감소 효과가 뛰어났다고 밝혔다.

HM15275는 삼중 작용제로, 수술요법 수준의 체중감량 효능과 당뇨·심혈관계 질환 개선에 대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기존 비만치료제 대비 체중감량의 질 개선 가능성이 확인됐으며, 2025년 하반기 임상 2상 진입 예정이다.

최 센터장은 "젭바운드보다 월등히 체중감량 효력이 강하고 근육 감소는 적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 감소 비율이 특히 높다고 설명하며 삼중기전이 대사질환 전체로 확장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HM17321은 UCN2(Urocortin-2) 계열의 신개념 비만치료 후보물질로, GLP-1을 비롯한 인크레틴 수용체가 아닌 CRF2(corticotropin-releasing factor 2)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타깃하는 UCN2 유사체다. UCN2 단백질은 수용체 결합에 따라 체중이 감소(CRFR2 수용체 결합)하거나 신경계 영향(CRFR1 수용체 결합) 부작용이 발생한다. 이중 한미약품은 CRF2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타깃해 체중 감소와 근육량 증가 효능을 가지도록 디자인했다.

이날 최 센터장은 경구제, 패치제, 흡입형 등 복약 편의성 혁신을 위한 비주사 제형의 확장 전략도 소개했다. 최 센터장은 "환자 친화 및 흡수율 개선을 위한 제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주사 바늘에 대한 공포를 줄이고, 경구제 및 다양한 펩타이드 약물에 적용 가능한 약물전달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주 1회에서 월 1회 투여가 가능한 혁신 제형도 개발한다고 밝혔다.

대웅제약 '마이크로니들·장기지속형 플랫폼' 함량 불균일·초기 과방출 잡고 환자 고통 해소

대웅제약 김관영 센터장은 '플랫폼 제제기술 기반 비만치료제 개발전략'을 발표하며, 마이크로니들과 장기지속형 플랫폼 기술을 소개했다. 김 센터장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주사 비만 치료로 고통받는 환자를 위해 약물 전달 플랫폼을 통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마이크로니들 약물전달 플랫폼 '클로팜(CLOPAM)'을 소개하며 기존 마이크로니들 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함량 불균일 문제를 개선했다고 밝혔다.

그는 "100개 바늘 각각에 정확 용량 로딩이 가능하다"며 클로팜을 적용한 개별 니들 완전 밀착 포장 방식은 양산화 제조 공정 기술 마이크로니들과 약물의 안정성을 극대화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약물 성분이 건조·성형 과정에서 손상되지 않도록 공정을 설계해 펩타이드 기반 GLP-1 계열 물질에서도 안정성이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마이크로니들은 완제 기준 동일성을 입증해야 하는 규제적 요구가 크기 때문에 CMC 기반 공정제어 역량이 필수적이라며, 회사는 생산 로트 간 편차를 최소화하는 기술을 적용해 식약처 임상1상을 승인받았다고 부연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 플랫폼 '큐어(CURE)'도 공개됐다. 이는 낮은 초기 방출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는 일부 기존 장기지속형 제형에서 문제가 되는 초기 과방출 문제를 개선한 것으로, 대웅제약은 약물 방출을 조절하는 핵심이 되는 외부·내부 기공 구조를 정밀하게 제어해 초기 급격한 방출을 억제했다. 이뿐 아니라 폴리머 함량을 기존 대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폴리머는 방출 조절 물질이다. 폴리머 함량이 많을수록 약물 방출이 길어지지만 부종 등 부작용이 발생 위험이 커진다.

이에 김 센터장은 "폴리머 양을 최대한 적게 하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며, 세마글루타이드 적용 실험에서 폴리머를 낮춘 상태에서도 장기 지속 효과가 유지되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투여 편의성도 강화됐다. 김 센터장은 "한 주사기 내에서 동결건조 분말과 용제 구성이 가능한 듀얼챔버 시린지 형태를 개발했다"며, 환자가 별도 재구성 없이 자가 투여할 수 있는 형태까지 상업화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유노비아, 경구용 GLP-1로 오포글리프론·다누글리프론 넘는다

유노비아 박준태 R&D 본부장은 '경구용 저분자 GLP-1 작용제 개발 전략'을 통해 경구용 비만치료제 'ID110521156'의 임상 데이터를 발표했다.

박 본부장은 일라이릴리의 '오포글리프론'과 화이자의 '다누글리프론'을 비교하며 구조적·약동학적 한계를 짚었다. 그는 "오포글리프론은 합성이 어렵고 생산 단가가 높다. 다누글리프론은 생체이용률과 안전마진이 낮으며, 약물상호작용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ID110521156은 이들 약물이 가진 구조적 제약을 고려해 최적화한 리드 구조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유노비아가 공개한 비임상 데이터에서는 ID110521156의 EC50이 0.68nM으로 나타나 오포글리프론(1.1nM)과 다누글리프론(13nM) 대비 GLP-1 활성도가 높았다. 원숭이 효능시험에서는 10 mg/kg에서 체중감량 효과를 보였으며, 독성시험에서는 1000 mg/kg/day까지 4주 투여 시 무독성 용량(노앨, NOAEL)이 확인돼 안전마진(100-fold)이 경쟁 후보 대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1상(MAD)에서는 용량상승 없이 28일간 매일 1회 복용했음에도 체중감량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박 본부장은 "200mg 군에서 평균 9.9% 감량이 관찰됐고 최대 13.8%까지 감소했다"고 밝혔다. 체지방량 역시 고용량군에서 평균 15.4% 감소했으며, 제지방량 비율은 보존됐다.

이 외에도 복부 둘레가 감소하고 혈당이 용량의존적으로 개선됐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위장관 부작용이 반복적으로 관찰됐지만 모두 경증(Grade 1) 수준이었다. 용량 적정(Titration) 없이 투여했음에도 중등도 이상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간독성 위험 평가에서도 간효소 상승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간 내생성 지표는 정상 범위 안에 유지됐다.

박 본부장은 "당뇨·비만을 넘어 MASH·심혈관·만성신장질환 등으로 적응증 확장이 가능한 구조라며 "경구형 GLP-1 작용제는 비용효율성과 편의성이 강점이기 때문에 장기 치료 시장에서 경쟁력이 높다"고 말했다.

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