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신약개발에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이에 많은 기업이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시험 설계, 약물 재창출 등에 AI를 활용하면서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이에 메디게이트뉴스는 4일 AI 신약개발 현황과 국내 주요 기업의 보유 플랫폼과 기술 등을 살펴봤다.
AI, 신약개발 한계 넘어선다…2028년, 글로벌 시장 50억달러 규모 확대 전망
과거에는 신약개발에 평균 1~2조원 이상의 비용과 10~15년의 개발 기간이 필요했으나, AI 도입으로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시험 설계까지 전 과정이 변화하고 있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식별하고,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등 연구·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비용 효율화, 임상 성공률 증가에도 효과적이며, 기존 승인된 의약품이나 후보물질의 새로운 적응증을 찾는 약물 재창출 등에 활용된다.
AI 신약개발 확산에는 인실리코(in silico) 연구방식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인실리코는 생체 내 실험(in vivo)이나 시험관 실험(in vitro) 연구와 달리 컴퓨터를 활용한 모델링이나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실험이다. 생체 내 응답을 컴퓨터 연산과 AI를 통해 모사해 예측한다. 이를 통해 후보물질과 표적 단백질 간 상호작용을 예측하고 약물의 독성과 약리 특성을 분석할 수 있다.
이에 AI 신약개발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AI 신약개발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3년 9억270만달러로, 연평균 40.2% 성장세를 보이며 2028년에는 48억9360만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기계 학습 기술이 4억8060만달러에서 27억6040만달러, 자연어 처리이 2억1260만달러에서 11억1320억달러, 상황 인식 처리 및 컴퓨팅이 1억2520만달러에서 5억9650만달러, 기타 기술이 8430만달러에서 4억236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치료영역별로는 종양학이 3억3060만달러에서 19억4770만달러, 감염병 2억2240만달러에서 10억9480만달러, 신경학 1억3190만달러에서 7억9410만달러 등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AI 신약개발 기업 속속 등장…어떤 기술·플랫폼 갖췄나?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제약사부터 IT기업까지 많은 기업이 AI 신약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에서도 AI 신약개발 기업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자체 AI 플랫폼을 구축하고, 직접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거나 제약사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갤럭스는 AI를 이용한 자체 신약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는 기업이다. 회사는 인실리코 분자 설계 기술을 기반에 두고 AI 신약개발에 나섰으며, 세상에 없던 새로운 단백질을 만들어 의약품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회사는 분자 설계, 단백질 구조 예측, 단백질 간 상호작용 예측, 단백질-펜타이드 상호작용 예측, 단백질-소분자 상호작용 예측 기반의 약물 설계 소프트웨어를 개발·보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AI 기반 단백질 신약설계 플랫폼 '갤럭스 바이오 디자인'과 항체 신약 설계 플랫폼 '갤럭스 앱 디자인' 등이 있다.
굿인텔리전스는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해 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하는 기업으로, 약물재창출과 신약개발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약물 재창출 플랫폼 'repoCltion'과 3D 모델링을 이용해 단백질 접힘과 구조를 예측하는 '바이오베터(BioBetter)'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자사의 조합 회적화(CSA) 기술을 약물 재창출을 이용한 신약개발의 핵심으로 꼽았다. 실제로 고유의 CSA 기술을 약물 개발과 이미 개발된 약물의 재배치와 용도 변경에 적용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신약 개발의 시간과 비용을 줄이겠다는 복안이다.
바이오베터는 단백질 접힘과 구조 예측을 통해 기존 생물의약품 대비 더 효율적으로 타겟 물질에 반응하는 반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넷타겟은 AI 기반으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기업으로, 'N-DB', 'N-MAP', 'N-CAP' 등 AI 기반 자체 데이터베이스와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N-DB는 생물학 관련 대규모 정보가 포함된 데이터베이스로, 특정 질환을 입력하면, 관련 정보를 추출·제공한다. N-MAP은 매커니즘 분석 플랫폼으로, 유기적으로 연결된 체내 생체분자의 네트워크 구조를 분석하고 신약 타겟 물질을 발굴한다. 신약개발 플랫폼 N-CAP은 발굴한 타겟이 어떤 방식으로 생체 분자 네트워크에서 이어지는지 시뮬레이션을 통해 검증한다.
노보렉스는 AI 기반 약물 개발 플랫폼과 '단편 화합물 기반 신약개발법(FBDD)'을 통해 종양과 신경질환 약물을 발굴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급성 골수 백혈병(AML)과 파킨슨병 등을 타겟한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FBDD는 저분자 신약개발 방법 중 하나로, 기존의 고효율 스크리닝(HTS) 방식과 달리 결합 친화도가 낮아 약물 최적화에 용이하다. 회사 측은 "FBDD는 신약개발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술"이라고 강조하며 "다양한 질병에 대한 새롭고 효과적인 치료법을 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다"라고 설명했다.
닥터노아바이오텍은 의약학 빅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효율적인 신약개발을 추구한다. 특히 복합제에 기술을 적용하고 있으며, 희귀 유전질환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한다.
회사는 AI 기반 복합제 개발 플랫폼 '아크(ARK)'와 신약개발 관련 데이터베이스 '노트(NOTE)' 등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아크를 활용하면 3개월 내에 1억개 이상의 복합제 후보물질을 1만개로 줄일 수 있다.
닥터노아는 최근 아크를 통해 치매 치료 약물인 도네페질의 부작용을 개선시키는 약물 NDC-060과 루게릭병 복합신약 NDC-011을 발굴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NDC-011의 1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AI 플랫폼을 활용한 라이선스 아웃뿐 아니라 독자 파이프라인도 구축하고 있는 모습이다.
스탠다임은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신약개발하는 기업으로, 특히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최적화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는 맞춤형 약물 타겟 식별 플랫폼 '스탠다임 에스크(ASK)', 저분자 화합물 디자인 플랫폼 '스탠다임 베스트(BEST)', 분자 자동 최적화 플랫폼 '스탠다임 스텔라(Stella)'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해 제약사, 의료기관 등과 신약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테카바이오는 딥러닝 기반의 자체 개발 AI 신약 개발 플랫폼인 '딥매처(DeepMatcher)'를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활용하고 있다. 딥매처는 표적 단백질과 화합물 간의 상호작용을 예측해 유효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플랫폼이다. 이는 '딥매처 히트(HIT)'와 '딥매처 리드(Lead)'로 나뉜다. 딥매처 히트는 10억종의 화합물을 스크리닝해 유효물질 후보를 탐색한다. 이후 딥매처 리드를 활용해 선도물질을 도출한다.
최근에는 AI 언어모델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LM-VS(Language Model Virtual Screening)'를 론칭했다. 이는 타겟 단백질 1개를 선택해 1회 버추얼 스크리닝을 하면 130억개 이상의 화합물 라이브러리와 구글 '알파폴드'가 예측한 단백질 구조 2억개, 모든 3차원 구조은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효물질을 무한 반복 생성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신생항원 예측 플랫폼 'NEO-ARS', 암, 희귀 유전질환 질병 변이 자동검출 프로그램 'NGS-ARS' 등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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