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02.06 07:44최종 업데이트 25.02.06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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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부터 간선제 고수해 온 간협에 "집단 카르텔" 비판…간협은 "편향적 비판"

행동하는 간호사회 등 일부 간호단체 '직선제 전환' 요구에 간협 반박했지만…"초점 흐리기" 갈등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간호계가 대한간호협회 회장 선출 방식을 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 

오랫동안 간접선거로 진행됐던 회장 선출 방식이 일선 간호사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 속에 직선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간호협회가 해당 단체를 향해 편향적인 비판이라며 반박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5일 간호계에 따르면 최근 행동하는 간호사회 등 일부 간호단체들이 의료법상 법정단체인 '대한간호협회' 회장 선출 방식을 '직선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대한간호정우회, 국민건강권 수호를 위한 전국 간호사 모임, 젊은 간호사회 등 4개 단체는 지난 3일 간협 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간협 규탄 및 직선제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4개 단체는 그간 간협 회원들의 피선거권을 원천 봉쇄하고, 밀실에서 간접으로 회장단을 선출하고 있다며, 간협 회원들은 직접 선출하지 않은 간협 회장을 65만 간호사의 대표라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선아 연세대 간호대 교수는 "회원들은 대의원이 누구인지, 간협 회장 등 임원으로 출마하는 후보자의 공약도 알 수 없다"며 "현 간협 선거제도는 몇몇 사람이 수십년 독점하는 결과를 초래했고, 간협은 특정세력이 독점한 집단 카르텔로서 간호의 질을 떨어뜨려 결과적으로 환자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간협은 보건의료 단체 중 유일하게 간선제로 조직의 대표를 선출하고 있으며, 이러한 전통은 1958년 정관이 제정된 이후부터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특히 회장을 선출하는 대의원도 회원이 직접 선출하지 못하며, 회장 후보 출마 조건도 '5개 지부 추천'에 이어 '최근 10년간 매년 등록회원 또는 평생회원'이어야 해 사실상 일반 간호사는 출마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간협은 회원들에게 운영과 재정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그간 회원은 간협에 간호정책, 선거과정, 회비사용 세부내역 등에 대해 수 차례 질의하고 의견서를 보냈으나 제대로 된 답변조차 받지 못했다"며 "간협의 잘못된 행태와 폐쇄적이고 비민주적인 선거제도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며 직선제 쟁취를 위한 서명운동, 간협 앞 1인 시위 등을 예고했다.

하지만 이 같은 비판 속에 대한간호협회는 "권리나 자격이 있는지 확인조차 불가능한 '행동하는 간호사회'라는 단체가 직선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며 "이러한 일부 단체의 도를 넘은 적대적 행태가 계속되고 있는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즉각 중단할 것을 경고했다.

그러면서 "간협은 의료법상 법정단체로서 외부 회계감사를 비롯해 복지부로부터 회무 전반에 대해 엄정한 감사를 받고 있다. 이는 다른 의료인 단체보다 높은 수준의 투명성과 기강을 검증받고 있다는 뜻"이라며 "선거제도 역시 협회 정관과 규정에 따라 운영되고 있고, 개선이 필요하다면 회원의 의견을 수렴해 정관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간협 선거제도는 성실히 회비를 납부하고 정관을 준수하는 간호사 회원만이 참여할 수 있는 권리"라며 "행동하는 간호사회가 정회원 자격을 갖췄다면 소속 지부를 통해 공식적 의견을 제출해 달라"고 선을 그었다.

간협은 또 행동하는 간호사회가 간호법 제정을 위해 투쟁하지 않고,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설립은 반대하지 않으면서 지역공공간호사제는 반대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며 "자유로운 비판은 누구에게나 보장돼야 하지만, 행동하는 간호사회의 태도는 편향적이고 적대적"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간협의 반박에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기자회견 당시 간협 관계자가 면담 요청을 대표자에게 전달하겠다고 했으나 현재까지 답변은 없었다"며 "간협은 입장문을 통해 행동하는 간호사회의 직선제 요구와 문제 제기를 적대적 행태로 규정하며 회원들을 폄훼하고 왜곡했다"고 반발했다.

나아가 "더 기가막힌 것은 간협 직선제 요구에 대한 답변을 교묘하게 회피하면서 지역공공간호사제와 간호법을 들먹이며 초점을 흐리려는 비열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라고 꼬집었다.

또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간협 회장을 네 번이나 역임하고 새누리당 국회의원을 했던 사람이 비민주적인 선거 규정을 등에 업고 5선에 출마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인지 진정 모르는가?"라며 신경림 전 회장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들은 "회원들의 선거권, 피선거권조차 보장하지 않으면서 회원들의 권리와 자격을 운운하는 것은 소가 웃을 일이다. 간협은 초점을 흐리지 말고, 직선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대표자 면담에 즉각 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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