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9.08 12:05최종 업데이트 22.09.08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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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관료출신은 예상했지만 차관 4개월만에 조규홍 후보자 내정, 왜?

인수위서 경제 공약 만드는데 1등 공신…윤 정부 측근 예산통, 건보재정 내실화 시작되나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조규홍 현 복지부 1차관이 내정됐다. 사진=보건복지부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7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조규홍 현 복지부 1차관이 내정된 것에 대해 의료계 내 의견이 분분하다. 예상 밖의 인물이었던 데다가 차관 임명 4개월 만의 장관 후보자 지명이기 때문이다. 

우선 관료 출신이 장관 후보자가 될 것이라는 소문은 의료계에도 공공연하게 돌았다. 최근까지도 여러 예비 후보자들이 거론됐지만 기준이 높아진 내부 검증 과정에서 탈락하거나 당사자가 부담을 느껴 중도 하차하는 사례가 많았다는 후문이다. 

후보 내정 시기는 추석 전후가 유력했다. 10월로 예정된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감 전엔 장관이 임명돼야 대통령 입장에서도 부담이 적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여당 내 사정에 밝은 의료계 관계자는 "최근까지도 굉장히 많은 예비 후보들이 거론됐던 것으로 안다. 그러나 내부 검증 과정에서 적당한 인사를 물색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들었다. 결국 청문회 등을 고려해 안전한 관료 출신이 임명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 내정을 두곤 이례적 사례라는 평가가 많다. 실제로 조 후보자는 복지부 1차관에 임명된지 4개월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만약 조 후보자가 복지부 장관으로 최종 낙점되면 기존에 복지부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들을 제치고 조 후보자가 차관 임명 몇달 만에 초고속 승진을 하게 되는 셈이다.

앞서 또 다른 관료 출신 장관 후보 거론자는 복지부 차관 출신 김강립 전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 이영찬 전 차관 등이 있다. 두 인물 모두 복지부 근무 이력이 20년 가량 된는 베테랑이다. 

이런 맥락에서 조 후보자 내정은 소위 '자기 사람은 끝까지 챙기는' 윤 대통령의 성향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조규홍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 최측근 경제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경제1분과 전문위원을 맡아 경제 분야 공약을 만드는 데 기여한 ‘예산통’으로 이 같은 공로가 인정돼 기재부 2차관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조규홍 후보자는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경제학부를 거쳐 콜로라도대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를 획득한 후 제32회 행정고시에 합격하며 공직에 입문했다. 그는 재정경제원, 기획재정부를 거쳐 기재부 재정관리관까지 맡은 경제관료로, 2018년부터 유럽부흥개발은행 이사로 재직 중이었다.

경제통인 조 후보자가 정부의 예산 절감 정책 기조에 따라 의료비 지출 감소, 건강보험 재정 내실화에 힘쓸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7일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도 "조 차관은 예산과 재정 분야에 정통한 경제 관료 출신으로 복지부 현안 업무를 추진해온 만큼 업무 연속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보건복지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또한 공존한다. 

의료계 관계자는 "건보 재정수지가 문 케어가 시행된 2018년 이후 줄곧 적자를 보이고 있다. 계속 흑자를 유지하던 건보기금도 3년 전부터 적자"라며 "MRI 촬영건 수가 10배 이상 증가하는 등 선심성 급여 확대로 자행된 재정 유출을 새 장관 후보자가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에서 감염병이나 필수의료 강화 등 정책이 중요함에도 보건의료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과 이해도가 떨어지는 인물이 후보자가 됐다"며 "고질적인 의료시스템 내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수반돼야 정책 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자는 스스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필수의료 확대와 의료취약지 지원, 코로나19 대응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또한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 등 구조적인 개혁과제도 언급됐다.  

조규홍 후보자는 후보 내정 소감을 통해 "최근 서민들의 어려움이 커지며 코로나19의 위기도 계속되는 상황에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복지부 1차관으로 4개월간 업무를 수행하며, 보건복지 정책은 국민들의 삶과 직결된다는 점을 깊이 인식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꼭 필요하지만 공급이 부족한 필수의료를 확대하고 의료취약지의 지원과 코로나19 대응에도 힘써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겠다"며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국민연금의 개혁, 저출산 대응,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 등 복지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구조적인 개혁과제도 철저히 준비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조 후보자는 "그동안 복지부 업무를 수행하며 쌓은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국회는 물론, 관련 전문가, 현장의 목소리를 항상 경청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 앞으로 인사청문회를 성실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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