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9.18 06:07최종 업데이트 23.09.18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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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AI, 의사 업무 보조로 의료 정확성·효율성·안전성 높여…그 다음은 AI 닥터?

의사 업무 보조 역할 수행하고 있는 AI…향후 비대면 진료+챗봇+메타버스 결합으로 '경계 없는 의료'로 발전 가능성 제시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의료와 AI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가고 있는 스타트업 회사들이 의료 AI의 무궁무진한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현재는 AI 딥러닝 기술로 의료 영상을 보조 판독하거나, 환자 빅데이터로 앞으로 닥칠 위험을 예측하고, 기존의 먹는 약을 대체할 디지털 치료제 등이 개발되고 있으나 향후에는 메타버스와의 결합으로 AI 의사가 실제로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13일 대한전자공학회에서 개최된 ‘AI 메디칼 워크숍’에서 실제 의료 인공지능을 개발한 회사들이 발표에 나섰다.

의료 영상 판독 AI…전문의의 판독 시간·부담 줄여주고, 병원 업무 효율성 높여줘

먼저 딥노이드(DEEPNOID)의 박진수 본부장은 현재 의료 영상 기반의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딥노이드의 영상 판독 솔루션 'DEEP:AI'에 대해 소개했다.

박 본부장은 "사람은 체력적 한계 등으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다. 중간에 휴식을 취해줘야 한다. 하지만 AI는 24시간 쉬지 않고 시스템을 돌릴 수 있어 굉장히 효율적이다. 따라서 매일 반복적인 업무는 AI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사람의 손을 덜어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딥노이드는 병원에서 AI가 의사의 손을 덜어줄 수 있는 곳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 영상 판독 분야에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박 본부장은 "병원에 가서 의사를 만나면 문진을 한 뒤 진찰을 받고 필요한 경우 영상 촬영을 하게 된다. 그렇게 찍은 MRI, CT, X-ray 등 영상은 팍스(PACS) 시스템으로 전송된다. 그러면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이 판독실에서 해당 영상을 판독해 그에 대한 소견서를 작성해 시스템에 저장하게 된다. 주치의는 영상의학과 의사의 소견서를 토대로 한 정보로 해당 환자의 치료 방향성을 설정하고, 치료한다"며 "이러한 과정 중 영상 판독을 돕는 AI가 영상의학과 의사들의 업무를 줄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상의학과 의사들은 AI 영상판독기인 'DEEP:AI'를 진단 보조도구로 활용해 영상 분석 퍼포먼스를 향상시킬 수 있었고, 혹시 모를 누락을 방지하는 등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또 외과의사들은 영상의학과 의사가 없는 경우 진단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었고, 응급상황에서 영상의학과를 거치지 않고 바로 판독이 가능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었다.
 
사진=딥노이드

딥노이드는 우리나라가 폐암 검진 사업으로 만 54세 이상 흡연자를 대상으로 CT검사를 하고 있는 점을 노려 쏟아지는 폐CT 영상검사를 도와 줄 영상 솔루션 DEEP:LUNG을 개발했다.

DEEP:LUNG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하여 사람의 저선량 흉부 CT 영상에서 이상 부위(폐 결절 등)를 검출하여 의료인의 진단 결정을 보조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DICOM 파일 형식의 영상을 입력하면 폐 질환(폐 결절 등) 의심 영역의 윤곽선, 크기 및 확률 값을 표시해준다.

박 본부장은 "AI 판독 솔루션으로 판독 업무 효율성 향상을 통해 전문의의 판독 시간과 부담을 줄여주고, 의사는 정상 영상을 빠르게 걸러내고 비정상 환자에게 집중해 빠른 응대가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먹는약 대체하는 '디지털 치료제' 효과성 인정…미래에는 리얼월드 데이터로 미래 예측

디지털 바이오마커와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웰트의 강성지 CEO는 AI가 네비게이션처럼 의사들이 더 쉽고 정확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웰트는 임상 및 유전체학 등 데이터를 수집 분석 활용해 건강결과를 추적 모니터링 및 예측하는 디지털 바이오마커와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지침 권장 치료법을 제공하는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했다.

웰트가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불면증이으로, 'WELT-I'는 애플리케이션 형태의 수면 장애 치료 소프트웨어다.

강 대표는 "디지털 치료제는 복지부, 식약처와 임상시험을 통해 이 앱이 어떤 질병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것을 검증해야 한다. 이후 의사의 판단에 따라 디지털 치료제가 처방되면 그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가 나온다"며 "불면증을 치료할 때 상담료를 이용하자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불면증 환자에게 수면제만 줄 것이 아니라 상담을 통해 스스로 본인의 생활 습관을 고칠 수 있도록 하는 상담료가 이미 있다. 이러한 치료 과정을 인터넷 강의처럼 만들었고, 식약처와 검증을 통해 이 디지털 치료제를 사용하면 수면의 질이 개선된다는 것을 확인해 4월에 허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환자가 입력하는 수면 일기 데이터를 기반으로 6~8주간 개인별 맞춤형 적정 취침 시간을 제시하고 수면 방해 습관을 분석해 환자의 불면증을 개선한다.

현재 불면증치료제는 미국에 한 두개, 독일에 한 두개, 일본에 하나가 있는 정도다. 향후 웰트가 세계 시장에서 독보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진화밖에 없다는 것이 강 대표의 생각이다.

강 대표는 "불면증을 치료하는 의사들에게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알고 싶은 정보가 무엇인지 물었더니 환자를 360도로 이해해 보고 싶다면서 병원 바깥에서 환자의 일상을 알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잠 잘 때 데이터가 아닌 깨어있을 때의 데이터가 필요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도에 없는 데이터가 네비게이션에 추가되면 네비게이션의 효용성이나 현실을 반영하는 알고리즘 퍼포먼스가 올라간다. 예를 들어 실시간 교통정보나 과속 카메라 정보는 지도에 없다. 이런 갭들을 시스템에 반영하면서 리얼월드 데이터를 반영한 맞춤형 알고리즘을 개발할 때 디지털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미래를 예상했다.

강 CEO는 "이미 실시간 혈압 정보나 실시간 심전도 정보를 측정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는 많이 개발됐다. 중요한 것은 데이터가 환자를 중심으로 병원과 접합해서 해석하고 미래의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연산이 있어야 의미가 있다. 이런 알고리즘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비대면 진료와 AI 챗봇, 메타버스 결합으로 미래엔 경계없는 의료 'AI 닥터' 나올 것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에이아이트릭스(AI TRICS)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김광준 교수는 고령화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의료 수요에 비해 의료인력 부족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 상황에서 AI가 그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고령화 시대에 의료서비스가 지속 가능해지려면 결국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문제는 의료비가 감소하게 되면 환자 의료접근성은 높아지지만 의료서비스 수준은 낮아진다는 점이다. 이것을 보건의료의 철의 삼각이라고 하는데 비용을 절감하면서 서비스 수준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인공지능과 같은 의료분야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늘어날 의료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 대표적인 것이 AI 의료음성인식 솔루션으로 전공의가 해왔던 의무기록 작성 시간을 줄여 수술 시간을 늘리고, 보이스 EMR로 외래 진료 시간을 더 늘리는 방식이다. 그 외에도 원격진료와 챗봇을 이용한 AI 무인병원 등도 외국에서 이미 실험하고 있는 방식이다.

에이아이트릭스도 딥 러닝을 기반으로 활력 징후 및 혈액검사 결과와 같은 시계열 의료 데이터를 분석해 환자의 상태 변화를 조기에 감지해 위험을 예측하는 ‘AITRICS-VS’ 바이탈케어 환자 상태악화 예측 AI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해당 AI 솔루션은 생체신호뿐만 아니라 혈액검사 결과 및 의식상태, 환자의 나이 등 총 19가지의 종합적인 데이터를 활용하며 병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전자의무기록(EMR)과의 연동 지원으로, 병원 망에 연결된 PC 어디에서든 실시간으로 환자 상태가 확인 가능하다.

이를 통해 병원은 병상 회전율 상승으로 이익이 증대되고, 응급상황 사전 방지로 사망률이 감소하는 등 환자의 병원 운영은 효율성이 대폭 개선되고, 병원 및 의료진에 대한 신뢰도도 향상될 수 있다.
 
이날 김 교수는 AI의 미래를 예측하며 챗봇 서비스와 메타버스와의 결합을 통한 버추얼 클리닉이 이미 도입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의료패러다임 변화를 통해 비대면 진료와 홈케어가 확정되면 음성인식 비대면 진료 챗봇을 통해 경계 없는 의료 'AI 닥터'가 탄생할 수 있다. 중국은 이미 환자가 챗봇을 이용해 AI닥터에게 진료받고 약까지 처방받을 수 있다”며 "앞으로는 실존하는 의사의 '디지털 트윈'이 가상의 메타버스 공간에서 환자에게 현실과 매우 유사하게 진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론 아직 넘어야 할 각종 규제와 허들이 많지만 이러한 디지털 기술들은 고령화로 인한 다양한 의료비 부담과 사회적 부담을 줄여주면서 의료진 업무 효율성도 높여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의료 인공지능을 이용한 경계 없는 의료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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