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후보 표심 확장, 주수호 후보 유리' VS '김택우 후보, 박단 지지만으로 표심 확장 가능'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회장 탄핵이라는 위기 상황에서 치러진 대한의사협회 제43대 회장 선거 1차 투표가 마무리됐다.
결선을 치르게 될 1, 2위 후보 간 표 격차가 적고 나머지 3명의 후보가 10~15%씩 표를 골고루 양분하면서 결선 투표에서의 변수가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표차 2000표 이상 '42대' 순위 유지…700표차 '41대' 결과 뒤집혀
4일 치러진 1차 투표 개표에서 단연 눈에 띄는 대목은 결선에 오른 1위와 2위 후보간 표 차이다. 8103표를 얻어 27.66% 득표율을 보인 김택우 후보와 주수호 후보(7666표) 간 표 차이는 437표로 1.4%p에 불과하다.
이는 앞서 지난 42대 회장 선거 1차 투표에선 임현택 후보와 주수호 후보 간 표 차이가 2000표를 넘어 격차가 컸던 것과 대비되는 수치다. 결국 42대 선거 당시엔 대세를 따르는 '밴드왜건 효과'가 부각되면서 임현택 후보가 1차에 이어 결선에서 표 차이를 벌리며 당선됐다.
그러나 표 차이가 적은 선거에선 결선 투표에서 변수가 많아진다. 대세로 월등히 떠오르는 후보가 없다 보니 결선에 오르지 못한 후보들의 표심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첫 결선 시스템이 도입된 41대 회장 선거에선 임현택 후보가 1차에서 29.83% 득표율을 보이며 1위를 차지했지만 2위인 이필수 후보와 표 차이가 700여표에 불과했고 결국 결선에선 5%p 차이로 이필수 후보가 1차 선거 결과를 뒤집고 당선됐다.
이번 선거 역시 1차 투표가 사실상 1~2위 후보 간 1.4% 차이 박빙 승부였다는 점에서 나머지 3명의 후보 표심을 누가 더 많이 흡수하는지에 따라 결선 투표 결과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타 후보 표심 확장, 주수호 유리' VS '김택우, 박단 지지만으로 표심 확장'
1차 투표에서 탈락한 후보들의 성향만 놓고 보면, 주수호 후보가 확장성 면에선 앞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강희경 후보(11.57%)는 1차 투표 후 간접적으로 주수호 후보 지지를 밝힌 상태다. 그는 투표 종료 직후 페이스북과 개인 메신저 화면을 본인 선거 포스터에서 주수호 후보와 찍은 사진으로 변경했다.
한 의료계 인사는 "그동안 김택우 후보를 지지하는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위원장과 크고 작은 설전을 벌여왔던 강희경 후보가 김 후보를 지지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안나 후보(18.92%) 역시 임현택 전 회장 탄핵에 앞장섰던 김택우 후보를 지지하기 힘들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김택우 후보는 임 전 회장 탄핵 정국 당시 그를 '동네 양아치'에 비유하며 "자진 사퇴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다만 주수호 후보의 최대 약점인 '음주운전 이력'이 부각되면 타 후보 표 흡수가 쉽지 않을 수 있다.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 희석된 것 같지만 아직도 음주운전 이력을 문제 삼는 회원들은 주 후보를 뽑기 꺼려한다"고 전했다.
김택우 후보가 박단 위원장과의 긴밀한 관계만으로 표심 확장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결선 과정에서 타 후보와 역학관계를 배제하더라도 충분히 당선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의료대란 사태의 '키맨'인 박단 위원장이 지지하는 후보로 알려져, 사태 해결을 위해 당사자인 박단 위원장 등 전공의들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표심이 재차 김 후보에게 쏠릴 가능성이 있다.
한 시도의사회 관계자는 "아무래도 의대증원 문제를 풀기 위해선 당사자인 전공의와 박단 위원장과 가장 원만히 소통이 이뤄지는 회장이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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