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총 의결 정족수 미달 가능성 점쳐져…총파업 투표 결과도 미지수, 최대집 위원장 사퇴 여부도 쟁점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최대집 범의료계대책특별위원회(범대위) 투쟁위원장 사퇴가 의대정원 확대 저지를 위한 대한의사협회 별도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설치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 설치 여부를 결정하게 될 대의원회 임시대의원총회는 17일 오전 10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17일 비대위 임총·범대위 집회 연이어 개최…최대집 위원장 사퇴가 임총 변수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와 전국시도의사회장단은 8일부터 지난 주말 동안 비대위 설치를 위한 임총 개최와 17일 범대위 집회 연기를 권고하는 내용 등을 논의했다.
논의 결과, 임총 개최는 17일 오전 10시로 결정되고 범대위가 17일 오후로 예정했던 전국의사총궐기대회도 일정을 미루지 않고 그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임총에 참석하는 의료계 대표자들이 이날 임총 참석 후 곧바로 집회에 참석할 수 있도록 배려한 셈이다.
임총 개최 일자는 정해졌지만 현재로선 비대위 출범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다만 임총 개최가 오전 이른 시간으로 결정되면서 의결 정족수 미달 가능성이 점쳐진다.
보통 임총 개최가 결정되면 시간은 지방 대의원들을 고려해 오후로 정하는 것이 통상적이지만 이번 임총은 시급성과 총궐기대회 등 변수로 인해 오는 17일 오전 10시에 열리게 됐다. 비대위 구성은 임총에서 '재적대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대의원 과반 찬성'이 있어야 가능하다.
임총까지 일주일 정도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범대위가 임총 전에 내부 불만을 잠재울 만한 특단의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새로운 투쟁을 이끌어가게 될 비대위가 새로 구성되면 기존 범대위는 존재 이유가 사라져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의협 이필수 회장 집행부 입장에서 의대정원 저지 투쟁의 모든 주도권을 잃게 될 경우 자칫 임기 말 레임덕에 빠질 위험성이 크다.
현재 범대위가 구상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최대집 투쟁위원장이 자진 사퇴하는 것이다. 범대위에 대한 핵심 비판은 대부분 최대집 전 회장이 투쟁위원장을 맡은 부분에 집중돼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의협 집행부는 최 위원장 사퇴 등 임총 전까지 일주일 간 범대위 내부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한 대의원회 운영위원은 "아직 임총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 변수가 많다. 현재는 비대위 설치 여부를 속단하기 힘들다"며 "집행부에서 내부 불만을 잠재울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비대위 구성 소식만으로 의협 투쟁 동력 휘청이나
비대위 구성 여부와 별개로 이미 임총 개최 소식만으로도 범대위가 구상 중인 대정부 투쟁에도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
현재 범대위는 11일 전회원 대상 총파업 찬반 투표를 시작으로, 17일엔 전국의사총궐기대회 등 굵직한 강경투쟁 로드맵을 준비 중에 있다.
그러나 현재 상태에선 11일 총파업 대회원 투표에서 오히려 파업에 동조하는 여론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애초에 개원가 위주 파업 자체가 쉽지 않은 데다, 파업 주체 조차 제대로 결정되지 않아 투쟁 동력이 확보되기 쉽지 않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총궐기대회도 진퇴양난에 빠졌다. 비대위 설치 가능성이 점쳐지다 보니 궐기대회를 그대로 진행하기에도 참여 저조 등 부담이 크고, 집회 날짜를 연기하는 것도 행정적인 문제로 쉽지 않다는 후문이다.
한 대의원 관계자는 "범대위에 대한 내부 비판이 거세지고 비대위를 따로 만들자는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투쟁을 이어가는 것은 한계가 명확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며 "별도 비대위가 만들어져 투쟁 전권이 이양되거나 아니면 범대위로 모든 권한이 집중돼야 향후 투쟁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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