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9.03.05 07:31최종 업데이트 19.03.05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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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된 의사면허관리기구로 의료인력 관리 및 의사면허 강화해야

복지부 "환자 안전과 국민 건강 증진 위해 체계적인 의사면허 관리 필요"

사진:  '합리적인 의사면허제도 개선을 위한 토론회'.

[메디게이트뉴스 정다연 기자] 현행 의사 면허 관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의사 면허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제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의료계가 의사 면허관리 기구의 설립 필요성을 주장하는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의료법 위반 등과 관련된 의료인 자격 관리고 다른 하나는 체계적인 의료 인력 관리다. 보건복지부는 독자적인 의사 면허 관리 기구의 필요성에 동의하면서 다만 현실화를 위해서는 충분한 논의를 통해 점진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기동민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합리적인 의사면허제도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토론회는 현행 의사 면허제도와 면허의 관리 제도에 대한 문제점을 점검하고 의료 인력의 예방적·효율적 규제 관리를 위한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 됐다.

엄격한 의료인 자격 관리 위해 독립된 의사 면허관리 기구 필요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안덕선 소장과 대한의사협회 김해영 법제이사는 주제 발표에서 의료인 자격을 엄격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라도 독립적인 의사 면허관리 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변호사 징계위원회와 조사위원회의 역할을 예시로 들며 의사 면허관리 기구가 자율적으로 의사 면허를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안 소장은 "어느 나라든 의사의 약 3%는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선진국들은 의사 면허를 체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문제의 소지를 예방하기 위해 굉장한 투자를 한다. 의사 개인의 문제가 곧 환자의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안 소장은 "우리나라에도 최근 의사 집단에 대한 명예를 훼손하는 사건이 많이 발생했다. 진료 부적합한 의사, 성추행 의사, 영업사원에게 대리 수술을 시킨 의사, 사체 유기 의사 등 이들에 대한 처벌 요구가 계속 되고 있다"며 "그런데 정작 의료계는 이들 면허와 관련해 처벌을 하고 싶어도 할 수 가 없다. 사건을 조사하고 처벌할 수 있는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직된 의사 면허 관리 제도가 형성된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일제 강점기때 제도적 미비로 기인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대는 변했는데 의사 면허를 관리하는 방식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고 지적했다.

안 소장은 "현행 제도는 의사 집단이 자율적으로 의료인 관련 위법 문제가 발생했을 때 조사할 권한이 없다. 의사들이 제일 두려워 하는 것은 동료 의사들의 눈이다. 이 때문에 선진국은 별도의 의사 면허 관리 기구가 조사권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는 그런 제도가 없기 때문에 위법 문제가 발생하면 행정처분, 민·형사 소송 등 처벌에 이르기까지 굉장한 시간이 소요 된다. 비효율적이다"고 말했다.

안 소장은 "영국, 독일 등 다수 선진국들은 의사 면허관리 기구와 의사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임의단체인 노동자 단체가 분리돼 있다. 의사 면허관리 기구는 철저하게 공공민간자율기구다. 모든 의사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고 환자의 안전과 국민의 건강권 등 사회 보편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의사 면허를 체계적으로 관리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어설프게 하나로 합쳐져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법정단체로 엄연히 말하자면 이익단체는 아니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는 자율적으로 면허를 관리할 권한은 없다"며 "의사 면허와 관련해 불성실 의무기록, 보편적 증상 파악 불능, 처방 과실, 영역 이외 진료, 부정직과 사기, 중죄 확정 및 면허 대여 등에 대해 최종 답변을 내릴 수 있는 독립된 면허관리 기구를 마련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해영 법제이사는 "변호사 징계위원회와 조사위원회가 참고할 만한 사례가 될 수 있다. 변호사법 제 92조에 따르면 변호사의 징계는 변호사징계위원회가 한다"며 "변호사법 제 92조의2에 따르면, 변호사의 징계혐의사실에 대해 조사를 하려면 대한변호사협회에 조사위원회를 두고 조사위원회는 필요하면 관계 기관·단체 등에 자료 제출을 요청할 수 있다. 당사자나 관계인을 면담해 사실에 관한 의견을 들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의사 면허관리 기구도 실질적으로 조사할 권한을 가져야 한다. 현행법에서 대한의사협회의 중앙윤리위원회는 한계가 있다. 윤리위원회가 의료계 내부에서 위상을 갖추려면 1심을 대체할 정도의 역할을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 실질적으로 조사할 권한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체계적인 의료 인력 관리와 효율적인 보건 정책 위해 필요

안덕선 소장과 김해영 법제 이사는 효율적인 보건 정책을 위해서도 의료 인력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직된 의사 면허 제도를 현장 상황에 적합하게 다양화 시키고 이를 종합적으로 관리할 면허 관리 기구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덕선 소장은 "면허 관리 기구의 부재로 우리나라에서는 정확한 의사인력 현황을 파악하기 어렵다. 건강보험공단이나 의학회 등 자료로 추산하고 있을 뿐이다. 이에 따라 의사인력 수급계획도 어려운 상황이다. 전공과목과 개업과목 불일치 현상이 심하지만 제대로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공의 수급계획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안 소장은 "우리나라 의사 면허는 단순화 돼 있고 경직 돼 있다. 해외에서는 임상실습을 위한 교육 면허, 임시 면허, 전공의 때까지 면허, 외국인 의사들을 위한 단기 통상 면허 등등 의사 면허가 다양하다"며 "현대적인 면허 관리를 위해서라도 의사 면허관리 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해영 이사는 "의사 면허 제도는 국가 또는 사회가 자격과 능력을 갖춘 자가 의학적 원칙에 따라 독립적으로 환자를 진료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다. 현대적 의미의 면허는 단순히 시험을 통과했음을 증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의사전문직업성을 갖추고 환자를 치료하는 능력과 자격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해외에서는 의학전문직업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율 규제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정부, 공공, 민간기구 인사 등의 참여로 다양성을 확보한 면허관리 기구를 운영해 의사 면허 취득과정과 면허 유지능력을 지속적으로 감독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한국형 의사 면허관리 기구를 도입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정부 주도로 많은 것을 시행해서 외국의 면허 관리 체계 방식을 그대로 가져올 수 없다. 보건 의료 인력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질적 향상을 위해서도 전문직에 의한 자율 규제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광고 심의위원회는 자율적으로 의료 광고를 통제한다. 의료 광고에서 단어 하나하나를 검토해 관리 한다. 의료광고 심의위원회의 역할을 보면 의사 면허 관리도 독자적인 자율 기구를 통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 "의사 면허관리 기구 필요성에 공감하고 점진적으로 개선할 것"

보건복지부는 의사들의 윤리성과 전문성이 날로 중요해지는 만큼 독립된 의사 면허관리 기구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한 번 설립되면 되돌리기 어려운 만큼, 대한의사협회와 충분한 논의를 통해 점진적으로 제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권근용 사무관은 "의료인의 자격 관리와 면허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대한의사협회가 고민하고 있고 정책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것에 대해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보건복지부도 이러한 부분이 필요하다고 생각 한다. 크게 이견은 없다"고 말했다.

권 사무관은 "의사들의 윤리성과 전문성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환자들은 윤리적인 의사와 실력있는 의사를 원하기 때문에 면허관리 제도는 결국 국민을 위한 것이다"며 "의사에 대해 특별히 추가로 규제하거나 배타적인 특혜를 주는 것 아니고 의사와 환자의 관계를 개선하고 국민 건강 증진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의사 면허관리 제도는 중요하고 필요한 제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어떻게 풀 것인가가 고민이다. 윤리성과 전문성을 두 가지 주제 나눠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윤리성에 대해선는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에 중앙윤리위원회를 두고 행정청인 복지부에 행정처분을 요청할 수 있다. 이는 보건소가 조사해서 복지부에서 행정처분을 요청하는 절차와 사법부의 판결에 따라 하는 처분하는 절차와 겹친다. 하지만 이는 상당히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권 사무관은 "실제로 의사협회에서 중앙윤리위원회를 통해 행정처분을 요청하는 것이 실효성이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 되고 있다. 시도 조사단을 구성해서 시도 차원 조사단에서 사전에 검토하고 그것에 따라 심도있고 정확한 판단을 하기 위한 위한 시범사업이 진행 중이다"며 "이러한 제도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려면 조사 권한이 있어야 하고 실효성이 있는 규제 권한이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선 의협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권 사무관은 "별도의 의사 면허관리 기구의 필요성이 계속 언급되고 있다. 복지부는 이러한 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단순히 면허관리 기구를 설립해야 한다는 데 그치지 않고 점진적으로 자연스럽게 논의 된다면 이 제도를 현실화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 인력에 관한 정책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일이다. 독자적인 면허관리 기구는 의료법을 만들 때 함께 논의 되지 않아 설립되지 못했다. 앞으로 복지부와 의협간 충분한 논의 통해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복지부는 언제든 적극적으로 행정적 지원을 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의협 중앙윤리위원회의 고민을 복지부가 인용할 수 있을지 논의 중이고 진정성 있게 나아가고 있다"며 "결론은 복지부와 의협의 입장이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보건의료 정책의 근거가 되는 의료 인력에 대한 지역별, 종별, 과목별 통계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독자적인 면허관리 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다연 기자 (dyjeong@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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