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2.14 08:46최종 업데이트 24.02.14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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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D "10억~150억달러 기업 인수에 관심"…로슈 "모든 개발 단계서 인수 모색 중"

BMS·J&J·로슈·MSD 등 주요 빅파마 실적발표로 본 파이프라인 다각화 계획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빅파마들이 대표 제품의 특허 만료에 대응해 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데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대표적인 방법은 외부 자산을 도입해 파이프라인 다각화하는 것이다.

로슈(Roche)는 이미 허셉틴(Herceptin)과 리툭산(Rituxan), 아바스틴(Avastin)의 특허 만료로 매출 손실이 커졌고, 존슨앤드존슨(J&J)는 베스트셀러 제품 중 하나인 스텔라라(Stelara)의 특허가 지난해 만료되며 매출 압박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BMS(Bristol Myers Squibb) 역시 레블리미드(Revlimid)가 독점권을 상실한데 이어, 2026년 엘리퀴스(Eliquis)와 옵디보(Opdivo)의 독점권 상실을 앞두고 있다. MSD는 매출 1위 품목 키트루다(Keytruda)의 특허만료가 2028년으로 다가오며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몇몇 기업은 이미 지난해 외부 자산을 인수하기 위해 바쁜 시간을 보냈고, 또다른 몇몇은 투자자들에게 자산 인수를 모색하고 있음을 강조하거나 구체적으로 희망하는 인수 규모를 밝히기도 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주요 다국적 제약회사의 2023년 실적발표 자료를 바탕으로 어떤 빅파마들이 자산 인수에 관심이 높은지, 인수를 원하는 분야는 무엇인지 정리했다.

BMS "10년 뒤 성장 강화 기회 가속화에 초점 맞출 것"

BMS의 2023년 4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레블리미드는 2022년부터 제네릭과의 경쟁하기 시작해 지난해 매출이 39% 줄었다. 이는 BMS의 전체 매출 2% 감소로 이어졌다. 또 다른 대표 품목인 엘리퀴스의 전체 매출은 4% 증가했지만 제네릭과 경쟁을 시작한 미국 외 지역에서는 10% 줄었고, 미국에서도 독점권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에 지난해 KRAS 항암제 크라자티(Krazati)를 보유한 미라티 테라퓨틱스(Mirati Therapeutics)를 비롯해 레이즈바이오(RayzeBio), 카루나 테라퓨틱스(Karuna Therapeutics) 인수, 시스트이뮨(SystImmune)과의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 이전 계약 등 체결하며 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데 집중했다.

BMS 최고경영자(CEO)인 크리스토퍼 보너(Christopher Boerner) 박사는 "우리는 4분기 인라인(in-line)과 신제품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으며, 회사를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했다"면서 "2024년에는 강력한 상업적 실행력과 함께 10년 뒤 성장 프로파일을 강화하는 기회를 가속화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다"고 말했다.

J&J "단기적이든 장기적이든 기존 포트폴리오 보완에 여전히 관심"

J&J의 혁신 의약품 사업 매출은 종양학과 면역학 의약품의 기여도가 크다. 면역학 분야의 베스트셀러인 스텔라라는 지난해 11.7% 매출이 성장하며, J&J 사업의 성장을 주도한 제품 중 하나로 꼽혔다. 그러나 지난해 특허가 만료되며 경쟁을 코앞에 두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지연시키기위해 경쟁업체들과 특허 합의 계약을 체결했으나 2025년부터는 미국 시장에서 경쟁이 시작된다. 유럽에서는 이보다 조금 이른 올해 중반부터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바이오시밀러와 경쟁하고 있는 레미케이드(Remicade)의 사례를 보면 매출이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으며, 지난해 역시 21.5% 줄었다.

J&J는 이를 상쇄할 여러 혁신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파이프라인 강화에 관심이 높다.

J&J 조셉 월크(Joesph Wolk)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3년 라이선스나 파트너십을 통한 소규모 거래에 30억 달러 이상 자본을 투입했고 50건 이상 거래를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1월에도 종양학 포트폴리오에 ADC를 추가하기 위해 앰브릭스 바이오파마(Ambrx Biopharma)를 20억 달러에 인수했다.

월크 CFO는 "단기적이든 장기적이든 기존 포트폴리오를 보완할 수 있는 분야로 진출하는데 여전히 관심있다"면서 여러 유형의 거래를 계속 진행할 수 있는 매우 좋은 위치에 있다고 언급했다.

로슈 "모든 개발 단계에서 의약품 자산 인수 모색하고 있다"

로슈의 종양학 대표 의약품인 아바스틴과 허셉틴, 리툭산의 매출은 바이오시밀러와 경쟁하며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아바스틴 매출은 19% 줄었고, 허셉틴과 리툭산은 각각 16%, 15% 줄었다. 이로 인한 매출 손실이 커지면서 이를 만회하기 위해 로슈는 계속해서 새로운 의약품을 찾고 있다.

현재 5대 성장 동력으로 안과 의약품인 바비스모(Vabysmo), 다발경화증 치료제 오크레부스(Ocrevus), 혈우병A 치료제 헴리브라(Hemlibra), 혈액암 치료제 폴리비(Polivy), 유방암 치료제 페스고(Phesgo)를 꼽는다. 이 외에도 82개 신규분자물질과 총 146개 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한 치료 접근법을 갖춘 유망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여전히 종양학을 R&D의 주요 영역으로 삼고 있으나, 신경과학과 안과학, 면역학에도 투자 중이다.

로슈 토마스 쉬네커(Thomas Schinecker) CEO는 실적발표에서 모든 개발 단계에서 의약품 자산 인수를 모색하고 있음을 반복해서 밝혔다.

올해 1월 이미 3건 계약을 체결했고, 그 규모는 총 40억 달러에 달한다. 중국 메디링크 테라퓨틱스(MediLink Therapeutics)와는 고형암을 위한 차세대 ADC, 미국 리믹스 테라퓨틱스(Remix Therapeutics)와는 RNA 조절 소분자, 미국 모마 테라퓨틱스(MOMA Therapeutics)와는 암세포 성장 및 생존 촉진과 관련된 표적 신약을 개발하기로 했다.

MSD "프로메테우스, 엑셀러론같은 기업 있으면 인수할 것"

MSD는 좀 더 구체적으로 인수 희망 규모를 밝혔다. MSD의 키트루다는 삼중음성유방암과 신세포암종 등에서의 초기 단계 적응증과 전이성 암 적응증에 대한 수요가 계속해서 늘면서 전세계 매출이 전년 대비 19%나 증가한 25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기업 전체 매출 601억 달러의 40% 가량을 차지한다. 키트루다에 대한 회사의 의존도는 높아졌지만 특허 만료가 4년 앞으로 성큼 다가와 투자자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 MSD는 파이프라인 다각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MSD 롭 데이비스(Rob Davis) CEO는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사업개발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다"면서 "훌륭한 자산을 찾을 수 있다면 프로메테우스, 액셀러론과 같은 거래에 여전히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MSD는 2021년 액셀러론 파마(Acceleron Pharma)를 115억 달러에, 2023년 프로메테우스 바이오사이언스(Prometheus Biosciences)를 108억 달러에 인수했다. 액셀러론 인수로 확보한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소타터셉트(sotatercept)는 올해 1분기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기대하고 있으며, 2028년까지 20억 달러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로메테우스 인수에서는 최대 수십억 달러 매출 잠재력을 가진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PRA023을 얻었다.

최근 1년 간 각각 다른 치료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바이오텍 캐러웨이 테라퓨틱스(Caraway Therapeutics), 프로메테우스, 이마고 바이오사이언스(Imago BioSciences), 하푼 테라퓨틱스(Harpoon Therapeutics)를 인수했다. 또한 다이이찌산쿄(Daiichi Sankyo), 켈룬 바이오텍(Kelun-Biotech)과 협력 계약도 체결했다.

데이비스 CEO는 "다양한 거래가 이뤄지겠지만 10억 달러에서 150억 달러 범위에서 계속 살펴볼 예정이다"면서 "우리는 인수에 매우 개방적일뿐 아니라 협업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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