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2025년도 정부 예산이 기존 677조4000억원 규모에서 야당이 일방적으로 삭감한 673조3000억원으로 의결됐다.
야당이 일방적으로 감액한 예산안이 본회의 문턱을 넘는 것은 사상 처음인 가운데 정부가 여러차례 호소한 예비비와 복지부 의료개혁 관련 예산 모두 대폭 삭감되며 내년도 의료대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지난달 2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야당의 감액안이 반영된 '2025년도 예산안'을 재석 의원 278명 가운데 찬성 183표, 반대 94표, 기권 1표로 가결시켰다.
이에 따라 내년도 정부 예산은 4조1000억원이 감액됐다.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의 특수활동비, 검찰 특정업무경비와 특활비, 감사원 특경비와 특활비, 경찰 특활비 등이 전액 삭감됐고, 국고채 이자 상환 예산도 5000억원으로 줄었다.
전례 없이 많은 규모라는 지적을 받은 정부 예비비도 4조8000억원에서 절반인 2조4000억원이 됐다.
특히 이 예비비는 정부가 예측할 수 없는 예산지출로 인한 부족을 충당하기 위해 마련하는 비용으로, 정부는 2025년도 예산안에 4조8000억원 중 2조6000억원을 재난대책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 논란이 됐다.
역대 정부에서도 예비비를 1조5000억원 이상 사용한 예가 없는데 지난 3월부터 의료 공백에 따른 비상진료체계 유지로 예비비를 탕진한 정부가 내년에도 예비비로 의료공백을 메우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복지부 예산도 정부안 대비 1655억원 줄었다. 여기에는 '의료인력 양성 및 적정 수급관리' 사업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전공의 지도전문의에게 수당을 지급하는 '수련환경 혁신지원 사업'은 3089억1600만원에서 756억7200만원으로 줄었고, 소아청소년과, 내과, 외과,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흉부외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등 8개 과목 전공의에게 월 100만원수련 수당을 지급하는 '전공의 수련수당 지급 사업'은 589억원에서 174억4000만원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정부가 편성한 의료개혁 관련 예산은 기존 3922억4200만원에서 931억1200만원이 감액되면서 2991억3000만원으로 약 23.3% 수준 감소했다.
정부가 의료공백에 투입하려했던 예비비가 대규모 삭감되고, 의료개혁에 필수적인 복지부 예산 마저 삭감된 가운데 내년도 레지던트 1년차 모집에 지원자가 단 8.7%에 그치면서 사실상 의료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증액 논의 없이 감액만 반영돼 최종 확정되면 복지부 예산은 정부안 대비 1655억원 축소돼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증액을 호소했다.
그는 "정부 예산안 제출 이후 전공의 복귀 지연이 더욱 확실해짐에 따라 상임위 심의 과정에서 여야 합의로 증액하기로 한 핵심 필수의료 예산의 확보도 불가능해진다"며 내년도 의료 공백에 대해서도 우려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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