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7.07.31 07:49최종 업데이트 17.07.3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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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탈리스트 위해 수술 포기"

국립중앙의료원 최정현 전문의의 새로운 삶

ⓒ메디게이트뉴스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최근 병원들이 병실의 공백을 메우고 입원환자의 안전을 책임지기 위해 호스피탈리스트(입원전담전문의) 고용에 힘을 쏟고 있다.
 
복지부는 이미 지난해 호스피탈리스트 시범사업 의료기관을 모집해 시행 중에 있으며, 해당 의료기관들은 내과와 외과 병동에 호스피탈리스트를 직접 채용해 운영하고 있다.
 
시범사업 대상자 중 한 곳인 국립중앙의료원(NMC)도 올해 외과 호스피탈리스트 시범사업에 착수해 지난 3월 30일부터 한 명의 호스피탈리스트가 근무를 시작했다.
 
NMC 외과 호스피탈리스트로 근무 중인 최정현 전문의(사진)는 내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원이 저조하다는 외과 호스피탈리스트로 진로를 결정했다.
 
메디게이트뉴스가 최정현 전문의를 만나 4개월 간 병동을 전담하며 느낀 이야기를 들어봤다.
 
소아외과 전문의에서 호스피탈리스트가 되다
 
최정현 전문의는 외과 파트에서도 희소성이 강한 소아외과를 전공했다.
 
최정현 전문의가 전문의 자격증을 따던 해 전국에는 단 2명의 소아외과 전문의가 배출됐다. 현재 전국에서 활동 중인 소아외과 전문의는 30명 내외.
 
그만큼 희소했던 소아외과 전문의였지만 최정현 전문의는 호스피탈리스트도 병동에서 꼭 필요한 존재라고 설명하며 지원동기를 밝혔다.
 
최정현 전문의는 "전문의 마치고 펠로우(전임의) 시절 한달 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동병원에 연수를 다녀왔는데, 그때 호스피탈리스트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면서 "병동에서 계속 돌봐주는 선생님이 있다는 것이 아기환자들 뿐 아니라 보호자에게 정말 도움이 되더라"고 했다.
 
소아외과의 경우 태어났을 때부터 아픈 환자들이 다수로, 장기 입원한 아기들이 많다.
 
그들은 5~10번씩 자주 수술을 받는 경우가 많아 보호자들은 특히 예민하다.
 
최정현 전문의는 "아기환자 부모들은 전공의를 비롯해 선생님들을 잘 믿지 못한다. 얼굴을 자주 익히고 많이 봐야지만 그때부터 의지하기 시작하는데, 미국 연수에서 아이들을 매일 봐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에 부모가 마음을 놓는다는 것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최정현 전문의는 "연수를 하면서 병동에는 누군가가 있어야 하며, 호스피탈리스트가 그 역할을 하는 필요한 포지션임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최 전문의는 "사실 서전(surgeon)이 수술하지 않는다는 게 결코 쉽지 않다"면서 "그럼에도 호스피탈리스트 중요성에 대한 인상을 받았고, 사명감을 갖고 수술을 하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전했다.


 
호스피탈리스트 생활
 
그렇게 자신의 진로를 정한 최정현 전문의는 NMC에서 호스피탈리스트를 시작했다.
 
3개의 병동을 담당하는 최 전문의는 보통 12~13명을 담당하며, 최대 16명의 환자들을 돌본다.
 
외과 호스피탈리스트이기 때문에 주로 외과 환자를 담당하고 있지만, 최정현 전문의는 정형외과, 비뇨기과 환자들도 담당하고 있다.
 
최정현 전문의는 "처음에는 다른 과 환자들을 함께 봐줘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면서 "해당 과 선생님들과 자주 커뮤니케이션하고 있어 환자들의 질문에도 크게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더불어 최 전문의는 "레지던트를 했던 병원이 아니라 그럴 수도 있지만 NMC에서는 나를 레지던트 5년차로 본다거나 수직관계로 생각하는 직원들은 전혀 없다. 하나의 직역임을 인정해주고 몰랐던 사람들도 점차 알아봐주고 있다"면서 "처음 NMC를 선택한 이유도 NMC가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를 정착시키겠다는 의지가 컸기 때문에 그 점을 중요하게 봤다"고 밝혔다.
 
실제로 NMC는 현재 최정현 전문의와 함께 일할 외과 호스피탈리스트를 1~2명 더 모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NMC 전숙하 진료부장은 "전공의법과 맞물려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수술 전후 일어날 수 있는 리스크, 문제점 등을 호스피탈리스트와 함께 공유하고 대응하는 것이 환자의 안전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라면서 "외과계와 호스피탈리스트가 명확한 역할분담으로 긴밀히 협력하고 있어 실제로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호스피탈리스트 비전 맑음 "중요성에 의미"
 
최정현 전문의는 호스피탈리스트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중요한 만큼 수요는 꾸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정현 전문의는 "필요한 제도지만 어떻게 정착시킬까 또한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역할 정립을 잘하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최정현 전문의는 "NMC와 같이 공공성이 강한 병원에서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를 제대로 정착시키는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 "인력이 더 늘어난다면 환자에 대한 피드백이 더 좋을 것으로 예상돼 제도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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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jhhwang@medigatenews.com)필요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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