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당정협의 후 발표 내용도 추가 수정 여지…시범사업 시작 6월 1일 전까지 최종안 안갯속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불과 2주 앞으로 다가온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의 구체적 내용이 여전히 확정되지 않아 혼란이 커지고 있다.
비대면 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된 지난 3년간 제도화 준비와 의견 수렴을 위한 시간이 충분했음에도 막판이 돼서야 부랴부랴 제도 설계에 나선 복지부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18일 의료계와 비대면 진료 플랫폼업계에 따르면 전날 당정협의회 후 시범사업 추진방안이 발표됐음에도 불구하고 시범사업이 어떤 형태가 될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당초 보건복지부가 준비했던 추진방안 내용과 실제 당정협의회 현장에서 발표된 내용에 일부 차이가 있는데다, 전날 발표 내용도 알려졌던 것과 달리 최종안이 아니라 시범사업 시작일 전까지 수정될 여지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가 준비했던 추진방안에는 재진 원칙 하에서 소아 심야·휴일 진료의 경우 등 일부 예외 사례에 대해서만 초진을 허용한다는 내용이 담겼었다. 하지만 막상 당정협의 이후 발표에서는 소아 심야·휴일 진료에 대한 초진 허용 내용이 빠졌다.
소아청소년과의사회 등 의료계의 반발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데, 초진 허용이 국민 건강에 미칠 영향과 여파를 고려했다면 사전에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 불필요한 논란을 막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마상혁 과장은 “소아환자 대상 비대면 진료 초진은 그 위험성이 너무 커서 불가능하다”며 “국가 정책을 왜 그렇게 제대로 된 검토도 없이 갑자기 터뜨리는 식으로 발표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이런 식이면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가 어떻게 되겠느냐”고 복지부를 비판했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 역시 “복지부가 지난 3년간 시행된 비대면 진료에 대한 충분한 분석도 없이 시범사업을 졸속으로 추진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초진 허용 여부 외에도 8월 31일까지인 계도기간에 대한 내용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아, 일부 매체에서는 8월 말까지는 현행 방식이 유지되고 9월부터 시범사업이 시작된다는 보도가 나가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당장 시범사업 내용에 따라 대대적인 시스템 개편이 불가피한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계도 애가 타는 모습이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 관계자는 “지금까지 (시범사업 관련) 논의가 전혀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된 안”이라며 “재진 여부 확인을 위해 필요한 시스템 구축과 법률 검토에 물리적 시간이 필요한 데 답답할 따름”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남은 기간 동안이라도 업계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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