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9.02.14 15:00최종 업데이트 19.02.1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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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병원, 故 신모 전공의 유가족에게 진정성 있고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라"

전공의협의회 "수련병원·복지부, 전공의법 준수 여부 조사하고 필요한 조치 취해야"

사진:  '수련환경 개선 촉구 및 전공의 사망 관련 긴급 기자회견'. 왼쪽에서 두번째는 故(고) 신 전공의 유족, 왼쪽에서 세번째는 대한전공의협의회 이승우 회장.

[메디게이트뉴스 정다연 기자] 대한전공의협의회는 14일 서울역 KTX 대회의실에서 '수련환경 개선 촉구 및 전공의 사망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길병원에 전공의의 죽음에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일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전국 수련병원에 법정 휴식시간을 지킬 것을 촉구하고 정부에 전공의법 준수 여부를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길병원, 전국 수련병원, 보건복지부에 요구사항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첫째, 길병원은 故(고) 신○○ 전공의 전공의의 죽음에 유가족과 전공의에게 진정성 있고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십시오.
둘째, 전국 수련병원은 법정 휴식시간을 보장하고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하십시오.
셋째, 정부는 익명으로 접수되는 제보를 포함한 모든 방법을 활용하여 전공의법 준수 여부를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십시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기자회견에 앞서 "돌아가신 故(고) 신 전공의의 명복을 빈다"며 "이 일로 가장 가슴 아파하고 계실 고인의 가족 여러분과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선생님들께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대전협 이승우 회장은 "지난 2월 1일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선생님이 당직 근무 중에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대한민국 전공의가 처한 참혹한 현실이 누군가의 죽음으로 드러난 이 상황을 더 이상 묵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길병원은 주당 80시간을 지켰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는 일주일 168시간 중 110시간을 일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故(고) 신 전공의는 누구보다 성실하게 환아들을 진료하며 최선을 다하는 전공의였다. 길병원은 법을 지켰다고 말하지만, 하루 4시간에 이르는 휴식시간은 서류에만 존재하는 것이었다"며 "이뿐만이 아니다. 故(고) 신 전공의는 퇴근 시간 후에도 환자를 위해, 남아있는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3시간에 이르는 시간을 더 일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는 길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 수많은 수련병원이 근무시간을 지킨 것처럼 보이기 위해 보장되지도 않는 휴식시간을 교묘하게 끼워 넣고 있다. 다른 전공의의 명의로 처방을 내게 하는 탈법적 행위를 강요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 회장은 "수련병원들은 전공의 수련환경을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을 한 적이 없다. 가짜 당직표를 만들고 대리처방을 강요하는 방식으로 처벌을 피하는 데만 급급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공의법을 준수한 것처럼 보이는 가짜 근무표가 있으면, 수련환경평가만 통과하면 괜찮은 수련병원이 되는 것인가"라고 호소하며 "그 수련환경평가 서류조차도 병원이나 지도전문의가 아닌 전공의들이 밤새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전공의법 시행으로 병원 운영이 어렵다는 이야기만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수련병원들의 뻔뻔하고 무책임한 태도에 분노를 금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을 가리지 않고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는 이 문제들을 현장에 있는 전공의들 모두 알고 있다. 병원협회도 알고 있다. 의학회도 알고 있다.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도 알고 있다"며 "단순히 아는 정도를 넘어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끊임없이 이런 현실을 여러 조사를 통해서 상기시켜 왔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전공의법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감독해야 할 보건복지부는 그럴 의지가 없다"고 호소했다. 그는 "전공의법이 시행된 지 2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수련환경평가를 통해 시정명령을 받은 병원은 손에 꼽힌다.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아 수련병원 자격을 박탈당한 병원 같은 건 이 나라에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오죽하면 어느 유명 대학병원장이 '과태료 받는 것은 내가 책임질 테니 걱정하지 마라;고 큰소리를 쳤겠는가"라며 "수련병원에게 준비할 시간을 준다는 명분으로 2년이라는 긴 시간을 주었는데 보건복지부는 아직도 전공의가 아니라 수련병원을 배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회장은 "전공의법의 80시간 제한, 36시간 연속근무는 결코 적은 시간이 아니다. 과중한 노동임이 틀림없지만 우리 전공의들은 환자를 위해 더 나은 전문의가 되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의료 최전선에서 지켜내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공의들이 법으로부터 제대로 보호받지 못해 안타까운 생명이 스러져야 하는 참혹한 현실을 더 이상 묵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제는 우리 모두가 전공의의 근로와 교육수련 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꾸기 위한 고민을 해야 한다"며 "전공의들은 용기 내서 말할 수 있어야 하고, 수련 기관은 바뀌어야 하며, 복지부는 행동해야 한. 故(고) 신 전공의 선생님의 죽음과 같은 슬프고 참혹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여러분의 지혜를 모아달라"고 강조했다.

정다연 기자 (dyjeong@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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