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5.19 07:29최종 업데이트 26.05.19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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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바이오 "AR1001, 틈새시장 아닌 1차 치료제 도전"…9월 탑라인 공개 목표

푸싱제약 계약으로 글로벌 진출 기반 확보…3상 완주·미국 우선 허가·상업화 준비 병행

아리바이오 정재준 대표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아리바이오가 먹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물질 'AR1001'의 글로벌 임상 3상 탑라인 결과를 올해 9월 발표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최근 푸싱제약과 체결한 7조원 규모 글로벌 판권계약에 대해서는 임상 3상 완주와 허가 이후 상업화 준비를 병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계약이라고 설명했다.

아리바이오는 1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호텔에서 AR1001 글로벌 기술이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푸싱제약과의 계약 의미, 글로벌 임상 3상 진행 상황, 향후 허가·상업화 전략을 공유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아리바이오 정재준·성수현 공동대표, 이병건 특별고문, 프레드 김 미국지사장,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상윤 교수, 삼진제약 최지현 사장 등이 참석했다.

AR1001은 아리바이오가 개발 중인 경구용 PDE-5 억제제 계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회사는 AR1001을 아밀로이드 플라크 제거, 비정상 타우 단백질 억제, 신경염증 감소, 뇌혈류 개선, 신경세포 보호 등을 동시에 겨냥하는 다중기전 기반 질환조절형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현재 AR1001은 미국, 유럽, 영국, 중국, 한국 등에서 글로벌 임상 3상(POLARIS-AD)이 진행 중이다. 13개국 230여개 임상센터에서 1535명 환자 등록이 완료됐으며, 마지막 환자 투약은 올해 6월 종료될 예정이다.

아리바이오는 앞서 2023년 삼진제약과 AR1001 국내 임상 3상 공동 진행 및 독점 생산·판매권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2025년 아르세라와 일부 지역 독점 판권 및 의약품 공급계약을 맺었고, 올해 푸싱제약과 글로벌 개발·허가·생산·상업화를 위한 판권계약을 체결했다.

푸싱 계약으로 임상 완주 기반 확보…"한국, 신약 상업화 주도해야"

정재준 대표는 이번 푸싱제약과의 계약에 대해 임상 3상 종료 전 글로벌 권리를 이전했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아리바이오가 글로벌 임상 3상을 끝까지 완주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국내에서는 초기 임상이나 많아야 임상 2상 중 다국적 제약사에 기술이전하는 것이 신약 개발의 정석이라는 통념이 있다"며 "하지만 이 통념을 깨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은 신약 주권을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기업이 글로벌 임상 3상을 직접 수행하고, 세계 시장 상업화를 주도해야 비로소 신약 시장의 진정한 주인이 될 수 있다"며 "임상 3상 종료 전에 글로벌 판권을 이전하게 된 것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글로벌 임상 3상을 끝까지 완주할 수 있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도전은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리바이오가 푸싱제약을 파트너로 선택한 배경으로는 푸싱제약 최고경영진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 의지, 푸싱그룹 차원의 글로벌 제약사 도약 전략, 임상 3상 완료 전 상업화 준비가 가능한 구조 등을 꼽았다.

정 대표는 "푸싱은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하려는 명확한 의지를 가지고 있고, AR1001을 그 전략의 핵심 자산으로 보고 있다"며 "환율 변동과 높은 연장시험 참여율 등으로 임상시험 비용 부담이 커지던 상황에서 푸싱의 제안은 단순한 자본 투입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향해 직접 상업화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16년간 축적한 글로벌 임상 3상 역량과 임상 플랫폼을 적극 공유하겠다"며 "한 회사의 성공이 아니라 대한민국 신약 산업 전체의 도약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병건 고문도 이번 계약이 아리바이오의 임상 3상 완주를 가능하게 한 현실적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고문은 "아리바이오는 현재도 한 달에 1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처음에는 중국 회사와의 계약에 반대했지만 직접 방문해보니 푸싱은 매우 열정적이고 전략적인 회사였다. 임상 3상이 끝나지 않은 시점에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제약·바이오가 글로벌로 나아가기는 쉽지 않다.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는 아시아가 함께 힘을 합쳐야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을 수 있다"며 "이번 협력이 성공한다면 아시아 제약·바이오 산업의 새로운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상윤 교수

1535명 등록 완료…6월 투약 종료·9월 탑라인 목표​

김상윤 교수는 AR1001 글로벌 임상 3상 진행 현황과 알츠하이머병 치료 환경에서의 의미를 설명했다.

2026년 5월 17일 기준 메인 임상에 남은 환자는 80명이며, 마지막 환자는 중국에서 임상을 종료할 예정이다. 중도 탈락률은 15% 이하로 예상되며, 1년 연장시험 참여 환자는 1200명을 넘어섰다. 연장시험까지 포함해 2년 투약을 완료한 환자는 110여명이다.

김 교수는 "치매는 증상이고, 그 원인의 약 70%가 알츠하이머병"이라며 "알츠하이머병은 환자와 보호자 모두에게 정신적·경제적으로 가장 큰 부담을 주는 질환"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약제들은 일시적으로 인지기능을 개선하는 데 그쳤고, 최근 등장한 면역치료제는 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약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주사 치료, 잦은 내원, 검사 부담, 부작용 관리 등으로 일반 병원에서 사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AR1001이 성공적으로 개발된다면 먹는 약으로 부작용 부담을 낮추면서 질병 진행을 억제할 수 있는 치료제가 될 수 있다"며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제가 국내에서 처음 나올 수 있을지, 한국이 알츠하이머병 연구의 일부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리바이오는 AR1001을 기존 항체 치료제의 보완제나 틈새 약제가 아니라, 초기 알츠하이머병에서 1차 치료제로 경쟁할 수 있는 약제로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시장은 기존 증상완화제와 질병 진행을 늦추는 항체 치료제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다만 항체 치료제는 주사 투여와 정기적인 MRI 모니터링, 안전성 관리 부담이 있어 의료 현장 접근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프레드 김 지사장은 "AR1001은 글로벌 파이프라인 분석에서도 질환조절 치료제(DMT)로 분류되고 있다"며 "틈새시장이 아니라 1차 치료제로서 단일항체 치료제들과 경쟁할 수 있는 약제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AR1001의 차별점으로 경구용 치료제라는 복용 편의성과 안전성, 효과에 대한 기대를 제시했다. 주사 투여와 모니터링 부담이 있는 항체 치료제와 달리, AR1001은 먹는 약으로 개발되고 있어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환자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회사는 AR1001만 복용하는 단독 투여군을 별도로 분석해 초기 알츠하이머병 1차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하겠다는 계획이다.

프레드 김 지사장은 "전체 환자 중 약 40%가 단독 투여군이고, 나머지는 기존 증상완화제를 함께 복용하는 병용 투여군"이라며 "이미 허가된 약제를 임상 참여를 위해 중단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단독 투여와 병용 투여 모두에서 효과를 확인하는 디자인"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에 따르면 임상 3상 중간 결과를 살펴본 결과 임상 2상에서 관찰된 신호가 재현되고 있다. 다만 회사 측은 임상 결과를 예단하기보다 탑라인 확인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정재준 대표는 "올해 6월 마지막 환자 투약 완료 후 9월 탑라인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임상 3상 완주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아리바이오 프레드 김 미국지사장

미국 우선 허가 목표, 유럽·일본까지 확장…상업화 준비 병행

이어 프레드 김 미국지사장은 AR1001의 글로벌 개발·허가 전략과 임상 3상 디자인을 소개했다.

그는 "글로벌 임상 개발과 인허가 경험이 풍부한 인력을 국내에서 확보하기 어려워 미국에서 직접 인재를 영입하고 지사를 설립했다"며 "임상 2상부터 직접 임상 관리를 해오며 CRO에만 의존해서는 임상 관리가 어렵다는 점을 깨달았다. 아리바이오는 임상 관리의 주도권을 가지고 모든 센터를 직접 방문하며 노하우를 쌓았다"고 말했다.

허가 전략은 미국을 우선에 두고 있다. 프레드 김 지사장은 "거의 모든 신약의 메인 시장은 미국"이라며 "아리바이오도 미국 FDA 신청을 먼저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이후 유럽과 일본 시장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푸싱제약의 상업화 역량에 대해서는 아직 미국 직접 판매 경험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푸싱 USA와 헨리우스 등 계열사를 기반으로 글로벌 신약 허가와 상업화 역량을 확대하려는 계획이 있다고 설명했다.

프레드 김 지사장은 "AR1001을 통해 미국에 직접 자본을 투입해 상업화 역량을 구축하려는 계획을 확인했다"며 "중국과 아세안 지역에서의 유통·판매 역량은 이미 입증했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상업화 측면에서는 삼진제약의 역할도 강조됐다. 삼진제약은 AR1001의 국내 제조와 판매를 맡고 있으며, 아리바이오 측은 삼진제약의 제조·생산 역할을 향후 국내를 넘어 글로벌 세컨드 서플라이어 또는 원료의약품 공급 영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병건 고문은 "삼진제약과의 관계는 일반적인 파트너십을 넘어선 관계"라며 "삼진제약의 제조·생산 역할을 국내에 한정하지 않고, 향후 글로벌 공급망에서 제2 공급처 또는 API 원료 공급처로 확대할 수 있도록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진제약 최지현 사장도 아리바이오와의 협력 관계를 강조했다. 최 사장은 축사를 통해 "아리바이오의 파트너사이자 주주로서 오늘 이 자리는 매우 설레는 자리"라며 "5년 전 AR1001의 가능성을 확인하던 시점부터 지금까지 아리바이오와 함께한 여정은 긴 시간이었지만 의미 있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알츠하이머병 환자 수가 지난해 100만명을 넘어선 만큼, AR1001의 제조와 판매를 책임진 회사로서 이 치료제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더욱 철저히 준비하겠다"며 "아리바이오와 삼진제약의 동행에 변함없는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아리바이오 프레드 김 미국지사장, 이병건 특별고문, 정재준 대표, 성수현 대표.

7조원 계약에 유럽·일본 허가 마일스톤 포함, 추가 적응증 권리는 유지… 유니콘 기업 평가 가능성 有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푸싱제약과의 7조원 규모 계약 구조와 마일스톤 조건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정 대표는 계약상 세부 내용을 모두 공개할 수는 없다면서도 "나머지 마일스톤 안에는 유럽 허가와 일본 허가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입금된 금액은 중대한 계약 위반 사항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반환 조건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탑라인 결과 이후 수령할 수 있는 일부 금액에 대해서는 임상 결과의 시나리오별 조건이 설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임상 3상 탑라인에서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면 받을 수 없겠지만, 서브그룹 분석이나 1차 평가변수, 2차 평가변수 등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해 이미 협의된 조건이 있다"고 말했다.

아리바이오는 이번 계약 이후에도 개발 주도권과 추가 적응증 권리를 유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프레드 김 지사장은 "국내는 삼진제약, 중동·중남미·아프리카·우크라이나·CIS 등은 아르세라와 각각 독점 계약을 맺었다"며 "제조권은 삼진제약과 푸싱제약에만 부여했다. 추가 적응증에 대한 권리는 아리바이오가 보유하고 있어 별도 계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 대표도 기존 신약 개발 사례와의 차이점으로 허가와 추가 적응증에 대한 주도권을 꼽았다. 그는 "임상 과정에서 권리를 넘기면 추가 적응증이나 허가 전략에 대한 통제권이 없어질 수 있다"며 "아리바이오는 전체 그림을 직접 짜고 전략에 맞춰 개발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회사 지배구조와 상장 전략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성수현 대표는 "계약 관련 자금 유입 시점과 회사 성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단독 상장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준비하고 있다"며 "유니콘 기업으로 평가받을 수 가능성도 있어 준비해왔던 코스닥이 아니라 코스피 상장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회사 측은 구체적인 방식이나 시점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한편 아리바이오는 AR1001의 알츠하이머병 개발을 넘어 추가 적응증 확장도 추진한다.

정 대표는 "AR1001의 적응증을 파킨슨병, 혈관성 치매 등으로 확장하고 치매의 근본적 치료를 향해 나아가겠다"며 "아리바이오의 꿈은 AR1001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뇌질환 전반을 정복하는 대한민국 대표 신약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파킨슨병에 대해서는 동물실험에서 행동 증상, 특히 떨림과 관련한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 약물과 병용요법으로 갈지, 특정 환자군을 대상으로 할지 고민 중"이라며 "내년 말 정도에는 파킨슨병 임상 2상 전략을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뇌졸중과 외상성 뇌손상도 후보 확장 영역으로 제시됐다. 회사 측은 관련 동물실험과 논문 발표를 마쳤지만 자금력 문제로 추가 임상을 진행하지 못했다며, 여력이 확보되는 대로 착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아리바이오는 경도인지장애 대상 천연물의약품 AR1004, 루이소체 치매 치료제 AR1005 등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도 이어갈 계획이다.

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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