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년 창립 후 한국전쟁 때만 학술대회 2년 중단…"정부 진정성 있는 대화로 의료 파행 사태 해결되길"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전공의 사직 여파로 대한외과학회가 한국전쟁 이후 73년만에 최초로 학술대회를 열지 않는다.
학회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나라 필수의료의 최일선을 책임지고 있는 대한외과학회는 2024년 5월 춘계학술대회를 준비하고 있었으나, 3월 20일 이사회에서 이번 학술대회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조선외과학회(대한외과학회 전신)는 1947년 창립과 동시에 1회 학술대회를 개최해왔다. 1950년 북한의 남침으로 인한 한국전쟁 발발로 2년 동안 학회를 개최하지 못한 이후 학술대회 중단은 처음 있는 일이다.
학회는 “정부의 일방적 의대정원 2000명 확대 발표 이후 촉발된 전공의 사직 물결은 대한민국 모든 수련병원에 몰아 닥쳤고 그 여파는 중증, 응급 이외에는 수술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등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외과 지도전문의들은 무엇보다 수련기관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에 큰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 학회에서 새롭게 준비한 전공의 술기 교육 과정은 파행 운영될 위기에 처해 있고 전공의 수련 과정 중 필수적으로 진행돼야 할 연구 과정도 중단돼 있다”고 했다.
학회는 “학술대회는 단순히 학문적 성과를 나누는 것을 넘어 학회 구성원들의 축제와 같은 행사로서 의미를 지내고 있다”며 “학회 상임이사회는 전공의 없이 춘계학술대회를 진행하는 건 무의미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전쟁 때만 있었던 춘계학술대회 미개최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했다.
이어 “외과학회의 학술대회 취소는 단순히 하나의 학술대회 취소가 아닌 우리나라 의료의 단절을 의미한다”며 “우리나라 모든 외과 의사는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길 바라며 현재 의료 파행 사태가 정부의 진정성 있는 대화의 자세를 통해 조속히 진정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학회는 학술대회를 취소한 대신 현안을 중심으로 외과 대토론회를 개최한다. 지난 수십년간 누적돼 온 필수의료 현장의 문제들이 다시 반복되지 않게 돌아보고 미래세대 의료시스템 혁신을 위한 주제로 구성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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