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VC가 'pick'한 디지털헬스케어 기업들] 정형외과 전문의 개발한 '모라(MORA)'…3000가지 재활치료 동작으로 환자 맞춤형 커리큘럼 제공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근골격계 및 관절 환자들에게 수술만큼이나 중요한 재활 치료를 보다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에버엑스(EverEx) 윤찬 대표는 정형외과 전문의로서 실제 임상 현장에서 느낀 재활치료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근골격계 및 관절 특화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해 환자는 물론 의료진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윤찬 대표는 "정형외과에서 10년 정도 진료하면서 저를 포함한 많은 교수들이 환자에게 제일 많이 하는 말이 운동을 잘해야 한다. 재활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예후가 굉장히 많이 달라진다. 하지만 의사들이 이를 아무리 강조해도 환자들은 여러가지 현실적 이유로 의사가 원하는 만큼 재활 치료를 따라오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 진료 현장은 항상 바쁘고, 의사가 재활치료까지 세세하게 신경을 쓸 수 있는 여력이 되지 않다 보니 어려움을 느꼈다. 10년이 지나도 환자들이 재활을 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것을 보고 정말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환자들이 재활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줄 뭔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창업 이유를 밝혔다.
윤찬 대표는 이렇게 의사들이 재활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관절, 척추, 외상부터 퇴행성 질환 등 재활이 꼭 필요한 환자들이 재활치료를 잘 수행하지 못하는 이유로 두 가지를 들었다.
그는 "첫 번째는 재활 운동과 치료에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 재활 치료를 제대로 받으려면 대략 한 번에 10만원 정도의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환자 입장에서 실비보험이 없다면 충분히 부담되는 금액"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표는 "두 번째는 바쁜 현대인이 일주일에 4~5번씩 병원을 찾아 재활을 한다는 것 자체가 엄청나게 큰 시간적 부담이라는 점이다. 병원으로 이동하고 실제 재활치료를 받는데까지 적어도 2~3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라고 바라봤다.
윤찬 대표는 "현실적으로 일주일에 한 번만 병원을 찾아 재활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남는 시간에는 스스로 집에서 재활운동을 해야만 한다. 하지만 환자들은 이러한 재활치료 일정을 잘 쫓아오지 못하고, 의료진 입장에서도 환자가 집에서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그에 대한 피드백을 주지 못한다는 한계점이 명확하다"라고 전했다.
3000가지 근거 기반 재활치료 데이터 베이스 구축…환자 맞춤형 커리큘럼 제공 가능
이에 윤찬 대표는 이러한 재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언제 어디서든 재활치료를 할 수 있는 근골격계 및 관절 질환 디지털 치료제, '모라(MORA)'를 개발했다.
모라는 의료진용과 환자용 솔루션으로 나눠 환자들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사용 가능하다. 약 3000가지 근거 기반 재활 치료 동작에 대한 데이터 베이스가 구축돼 있기 때문에 의료진은 이 데이터 베이스를 활용해서 환자에게 적합한 단계별 커리큘럼을 짜고, 환자들은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든 환자의 스케줄에 맞게 재활운동을 진행할 수 있다.
윤 대표는 "재활의학과 전문의, 운동 처방사 등 다양한 전문가가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함께 참여했다"며 "쉽고 편리하게 환자에게 맞춤형 커리큘럼 플랜을 배정할 수 있고, 환자도 별도로 본인에게 적합한 프로그램을 선택해 아주 개인화된 치료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라의 장점은 환자도 본인이 어떻게 좋아지고 있고 얼마큼 잘하고 있는지, 이런 재활 치료가 어떤 효과를 내고 있는지를 바로 파악을 할 수 있어 동기 부여가 된다는 데 있다"라며, "의료진도 환자의 진행 상황을 파악하고 거기에 대한 아주 객관적인 피드백을 줄 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개인화된 치료를 통해 치료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비용을 절감하는 등 효과를 지속할 수가 있다는 설명이다.
윤 대표는 "단순히 운동만 제공되는 게 아니라 또 환자들이 어떻게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카메라 AI 기술을 이용해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별도의 센서나 기구 없이도 환자들이 어떻게 주관적으로 객관적으로 좋아지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고 전했다.
모라는 이러한 운동 재활뿐 아니라 근골격계 질환자의 심리적 요인까지도 담당하고 있다. 윤 대표는 "심리적 요인이 만성적 통증에 작용한다는 보고가 있다. 심리적 치료가 병행될 때 효과가 좋다는 사실이 연구로 밝혀져 있지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 잘 적용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재활 환자를 정신과로 보내 연계 치료를 제공하기가 쉽지 않기 떄문이다"라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팀에 함께 하며 이런 부분도 담아 재활 운동 치료 순응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디지털 치료제화해서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환자 모두 만족하는 디지털 치료제, 의료 접근성 향상·의료비 지출 절감 효과
실제 임상 현장에서 에버엑스의 '모라'를 사용해 본 의사 사용자 박재영 교수는 "같은 재활이라고 해도 의사마다 생각이 다르고, 철학이 다르다. 따라서 주치의가 생각하는 컨셉과 맞지 않는 재활은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의사 사용자로서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장점은 내가 세팅한대로 커리큘럼을 그대로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의사용 프로그램을 이용해 환자에게 재활 목표를 설정해주고 세부적인 재활 동작까지 컨트롤 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외래에서 4~5분밖에 진료를 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재활이라는 지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사용했던 환자들도 좋아하고, 저도 환자들의 재활 결과가 좋아 굉장히 만족스럽다"고 인정했다.
박 교수는 "정형외과 재활은 대표적인 미충족 수요 영역이다. 한 번 다친 후 재활만 잘해도 작은 수술로 막을 수 있는데, 재활을 하지 않아서 큰 수술을 하는 환자들도 많다. 정형외과 디지털 치료제는 의사들이 미처 신경쓰지 못하는 영역을 담당하면서 환자의 부담은 물론 건강보험 시스템의 부담도 덜어줄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윤찬 대표도 "디지털 치료제의 가장 큰 목적은 현재 의료시스템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까지 접근성을 높히고, 의료비 지출을 낮추는 것이다. 원래 사람이 일일이 했어야 할 영역을 디지털 솔루션을 통해 가능케 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내는 물론 해외 진출까지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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