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오션 채재익 대표 "산업용 고압챔버 제작하다 의료 시장 가능성 봐...'안전' 최우선에 두고 제품 개발"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지난 2003년 설립돼 잠수복, 산업용 고압챔버를 제작해오던 인터오션이 의료용 고압치료기 개발에 뛰어든 것은 지금으로부터 14년 전이다.
인터오션 채재익 대표는 당시 한 병원으로부터 고압산소 치료기 제작 의뢰를 받은 후, 해외에 비해 뒤쳐져 있는 국내 의료용 고압치료기 시장이 향후에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2009년 의료용 고압챔버 연구소와 공장을 설립했고, 4년 뒤인 2013년 국내 최초로 다인용 고압산소치료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시장 반응은 채 대표의 예상과 달랐다. 2013년 삼천포 서울병원에 1세트가 납품된 이후로 2년여 간 찾는 곳이 없었고, 2015년 3세트가 팔린 이후엔 다시 2018년까지 판매실적이 없었다. 다른 사업부에서 매출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의료기기사업을 이어가기 어려울 정도였다.
몇 년동안 판매 실적 '0'인 시기도…올해는 매출 150억원 예상
23일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 KIMES 2023에서 의료기기산업 기자단과 만난 채 대표는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9년부터 반응이 오기 시작했고, 코로나19가 엔데믹 국면으로 접어든 지난해에 수주가 크게 늘었다. 1인용, 다인용을 포함해 15개 의료기관에 총 17대가 들어갔다”며 “지난해 의료기기사업부의 매출은 70억~80억원 정도다. 올해는 150억원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화상 환자들을 전문으로 보는 한림대 한강성심병원에도 설치될 예정”이라며 “한강성심병원은 6개월간 여러 업체를 방문하면서 면밀하게 검토한 끝에 우리 회사의 제품을 쓰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고압산소치료기는 혈장(액체)에 용해하는 산소(기체)의 양은 압력에 비례한다는 헨리의 법칙을 이용한다. 치료기 내에 일상생활의 대기압(1기압)보다 높은 기압을 만들고, 그 상태에서 100% 산소를 인체에 공급해주는 치료다. 화상, 일산화탄소중독, 감압병(잠수병) 등 다양한 질환에 쓰이고 있다.
특히 과거부터 영국, 독일, 미국, 일본 등 전통적으로 해군이 강했던 나라들에서 고압산소치료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잠수함 폭파를 위해 잠수를 하던 군인들 중 잠수병을 겪는 이들이 생기면서 잠수용 챔버와 함께 의료용 챔버도 발전해왔다.
잠수사 출신으로 '안전' 최우선한 제품 개발…"적응증 확대∙수가 현실화 되길"
본인 스스로가 잠수사 출신이기도 한 채 대표는 “해외의 유명한 고압산소치료기 회사들처럼 우리도 잠수용 챔버를 제작하며 쌓인 기술력과 시스템을 고압산소치료기에도 녹여냈다”며 특히 타사 제품들에 비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제작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챔버 내 압력은 자동 소프트웨어를 통해 조절하는데 오류가 날 경우 위험할 수도 있다”며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타사 제품들과 달리 압력 센서를 3개나 사용해 위험을 최소화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챔버 내 산소 농도가 23.5%를 넘기면 안 된다는 규정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경우 화재, 폭발 위험이 있다”며 “우리는 이 규정도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채 대표는 끝으로 외국에 비해 협소한 고압산소치료의 적응증 확대와 수가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이를 위해 의료진들에게 고압산소치료에 대한 관심도 주문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고압산소치료가 보험 적용이 되는 질환 자체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현저히 적다. 해외에서는 뇌 질환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 쓰이고 있다”며 “적응증 확대에 더해 수가 자체도 현실화 돼야 한다. 현재 수준의 수가론 병원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할 유인이 떨어진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의료진이 언제나 와서 교육을 받고 무료로 연구할 수 있게 고압산소치료기 연구센터도 설립했다”며 “의료진들이 고압산소치료에 대해 마음을 열고 연구를 많이 해줬으면 한다. 그래야 수가체계도 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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