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전라남도 내 의과대학 신설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전남 동부권을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은 동부권의 취약한 의료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 순천대에 의대를 신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전라남도는 '전라남도 국립의대 신설 정부 추천을 위한 용역'에 착수했지만, 순천대가 불참을 선언했다. 하지만 전남도는 용역 작업을 절차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주철현·김문수·권향엽·조계원 의원은 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국립의과대학 순천 유치 촉구 관련 여수·순천·광양 국회의원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해 전남도의 일방적 발표를 비판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주철현 의원은 "정부는 여수 내 대학병원 설치를 약속했다. 전남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과대학과 대학병원이 없는 최악의 의료 취약지역으로, 전남도민은 30년 넘게 의대 설립을 염원하고 있다"고 운을 띄웠다.
주 의원은 "전남 17개군 모두가 중증·응급의료 취약지역이다.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전국 평균인 2.1명에 훨씬 못 미치는 1.7명에 불과하다. 전남을 벗어나 수도권 대학병원 등을 찾는 원정진료 인원만 연간 70만여명이다. 비용은 2022년 기준 약 1조5000억원이 유출됐으며, 1인당 연간 의료비는 물론 중증 응급의료, 응급 외상 환자의 타지역 유출률도 전국에서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열악한 전남의 의료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전남의 숙원인 국립의대 신설을 수차례 건의했고, 3월 14일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토론회를 통해 전남 국립의대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무총리 역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신속히 검토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며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는 후속 절차가 진행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김문수 의원은 "대통령과 국무총리 모두가 전남의 공동 번영과 열악한 공공의료 개선을 해결하고, 국립의대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이젠 전남도가 화답할 차례다"라며 "이제 전남도는 전남권 의대 신설 지역 선정에 대한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전남도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원칙을 세우고 절차에 따라 의대 신설 지역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지만 통합의대를 주장해 오던 전남도는 관련 지역과 대학의 의견수렴 등 별도 협의 없이 단일 의대로 정책을 급선회했다"며 "순천대와 목포대 중 한 곳만 선정해 의대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지역 의견 수렴을 배제하고 바로 공모 방식을 결정한 것은 문제"라며 "공모 방식이 이 모든 것을 정당화하는 명분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전남도가 전남 서부권, 즉 목포의대 신설을 전제로 공모를 추진한 것이 아니라면, 의대 신설 절차는 지역별 특성과 수요를 반영해 공정하게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향엽 의원은 "여수와 순천, 광양시 등 6개 시군으로 구성된 전남 동부권은 서부권의 60만명보다 1.4배 많은 82만여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다"며 "국가 핵심기반 사업을 주축으로 전남 지역 경제 생산 실적에 82%를 담당한다. 국세 납부액 역시 서부권 7000억원 대비 7.2배 많은 5조200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하지만 도청과 교육청, 경찰청 등 전남 주요 기관이 서부권에 집중돼 있다"며 "한전 등 16개 공공기관 역시 서부권에 밀집돼 동부권의 공공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라며 "특히 의료 인프라는 절망적이다. 동부권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서부권의 1.6명보다 적은 1.5명에 불과하다. 여수·순천·광양 지역의 중증 응급환자 전원율도 10.7%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고 호소했다.
그는 "서부권은 평균 40분 내외 상급종합병원에 도달하지만, 동북권은 1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의료 사각지대다. 게다가 산업 현장이 많아 산업재해와 대형사고 발생 우려가 커 외상센터 등 응급의료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조계원 의원은 국립의과대학이 순천대에 설립돼야 한다며 "여수·순천·광양의 국회의원은 전남도민의 숙원인 국립의과대학이 순천대에 설립돼 전남 동부권의 취약한 의료 인프라를 개선하고 전남 전체의 공동 번영을 이룰 수 있도록 함께 뜻을 모았다. 여수 내 대학병원급 의료기관 설치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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