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1.12 07:01최종 업데이트 24.01.12 07:01

제보

'한계 의료법인 인수합병' 법안 통과 드라이브…새해부터 병원계 인사들 총출동

경영 어려워진 의료법인들 합리적 퇴출 구조 없어 울며겨자먹기 운영…신용회복 여건 마련돼야

대한의료법인연합회 류은경 회장(자인메디병원 이사장).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병원계가 2024년 새해부터 한계 의료법인 합병을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 통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당 법안은 병원계 숙원사업이다. 

개정안은 17대부터 20대 국회까지 꾸준히 발의돼 왔지만 의료법인의 공공성이 훼손되고 대형 재벌 의료기관이 주변 중소병원을 합병해 독점적 위치를 가지게 된다는 등 우려로 번번이 국회 통과가 무산됐다. 

21대 국회에서도 국민의힘 이명수 의원이 발의했지만 여전히 상임위 조차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병원계가 연초부터 발벗고 나섰다. 대한의료법인연합회와 대한병원협회는 11일 오전 10시 '한계 의료법인의 합리적 퇴출구조 마련을 위한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병원계 인사들은 코로나19 등으로 경영이 어려워진 의료법인들이 합리적인 퇴출 구조 없이 고통받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경영이 어려워지더라도 파산 이외엔 법인을 해산시킬 방법이 없어 한계 의료법인들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진료를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의료법인연합회 류은경 회장은 "현재 의료법인은 빠른 사회적 변화와 다양한 의료환경의 변화와는 반대로 여전히 과거 제도에 머물러 있어 많은 의료법인이 바람 앞 등불처럼 위태로운 경영을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다"며 "자유롭게 해산이 가능한 다른 비영리법인과 달리 파산 절차 외엔 해산할 방법이 없어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조차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병협 윤동섭 회장도 "의료법인 자산은 주무관청에 귀속되도록 하고 있어 병원 경영이 한계에 직면해도 투입된 자산은 회수가 불가능하다. 적자가 누적돼도 임의로 처분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의료법인 운영이 불가할 경우 신용회복과 재기를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현실이 의료 질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게 병원계의 공통된 견해다. 대한중소병원협회 이성규 회장은 "운영 여건이 뒷받침해주지 않는 한계 의료법인의 퇴출 구조 부재로 인해 의료서비스 질과 환자 안전에 영향이 가고 있다. 건실하게 운영하고 있는 의료법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법률 개정을 촉구했다. 
 
법무법인 반우 김주성 대표변호사.


특히 법률적 관점에서도 의료법인에 대한 운영권 양도방식의 인수합병이 의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전문가들의 해석도 나왔다. 

의료법인 회생과 인수합병을 금지한 규정이 차별적 입법라는 것이다. 현행 의료법은 의료법인의 임원 선임과 관련해 재산상 이익을 주고받지 못하도록 해 인수합병을 사실상 금지하고 의료법인 해산에 있어 출연자의 재산 회수도 막아놓고 있다. 

김주성 변호사(법무법인 반우)는 "의료법인 인수합병이 금지되면 한계 의료법인의 회생의 길은 사실상 봉쇄되는 셈이다. 운영권 취득이 불가능하다면 무상출연에 나설 인수인은 없을 것"이라며 "적어도 다른 비영리법인이 채무자 의료법인을 인수하는 것은 의료법인 공공성에 위해를 끼칠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또한 "민법상 재단법인 중 의료법인에 대해서만 특별히 양수도를 금지할 근거를 찾기 어렵다. 차별적 입법"이라고 비판했다. 

향후 수정 입법안 마련에 대해서도 그는 "채무자회생법에 따라 법원의 감독하에 운영권 양도방식 인수합병이 허용되는데 이를 일반에 확대시킬 필요가 있다"며 "그간 음성적인 방법으로 이뤄져왔떤 의료법인의 양수도를 주무관청의 허가 범위에 포함시켜 감독을 강화시키고 법률에도 복지부가 의료법인 양수도를 감독하게 하는 절차 규정을 신설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그간 꾸준히 제기됐던 우려에 대한 구체적인 반박도 제기됐다. 의료법인 인수합병이 의료민영화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다. 

대전웰니스병원 김철준 병원장(의료법인연합회 정책위원장)은 "의료법인은 주식회사와 달라 금전적 매매를 통한 합병이 불가능하다. 설사 합병이 된다고해도 의료법인의 합병에 따른 법인 역시 의료법인이므로 본질적으로 전혀 법인격의 변화가 없다"며 "합병된 이후 법인재산이 사적 소유물로 전환된다는 주장은 전혀 맞지 않다. 학교법인, 사회복지법인 등 비영리법인의 인수합병은 이미 법률에 규정돼 있고 이런 법인이 합병됐다고 해서 의료의 공공성이 상실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김 병원장은 "대형 재벌 의료기관이 주변 중소병원을 합병해 특정지역에서 독점적 위치를 가지게 돼 의료접근성이 훼손되고 의료비가 상승된다는 주장도 터무니없다. 의료법인 간 합병에 있어 대형병원인 상급종합병원은 대부분 학교법인 또는 특수법인으로 원칙적으로 의료법인과 합병이 불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형 의료기관이 합병을 통해 독점적 위치를 보유하고자 한다면 이미 합병절차가 마련돼 있는 기타 비영리법인 등을 개설주체로 해 의료기관을 설립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불필요하게 의료법인을 합병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의료법인 병원들의 초라한 경영실적을 볼 때 막대한 추가 자본을 투입해 외부의 대규모 영리자본이 의료법인 병원들을 공격적으로 합병한다는 주장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댓글보기(0)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

이 게시글의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