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새 술은 새 부대에'. 의료와 생명공학(BT), IT기술 등 여러 산업분야가 융합된 디지털헬스산업이라는 새 산업군은 미래 국가 핵심동력으로 예상되는 만큼 새로운 법안을 통한 육성과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휴레이포지티브 민경필 사업본부장은 17일 정태호 국회의원 주최로 열린 디지털헬스산업 육성 법제화 토론회에서 디지털헬스산업의 특수성을 설명하면서, 새로운 법과 제도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디지털헬스케어는 건강관리에서 디지털 기술이 사용되는 것을 뜻하며, 최근 디지털 혁신과 기술 접목으로 그 범위가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
보험, 제약을 비롯해 헬스케어 산업에서 디지털 융합이 이뤄지면서 정보 수집, 해석 기술이 많이 개발되고 있으며, 단순히 질병 뿐 아니라 사람 전체에 대한 정보들까지 접목돼 수집, 분석되고 있는 단계다.
민 사업본부장은 "기존의 헬스케어 영역이 빅데이터, IoT, 블록체인 등과 결합해 다양한 서비스가 나오고 있다. 병원의 진료기록 저장과 해독, 웨어러블기기의 걸음측정 등이 모두 디지털헬스에 해당된다"면서 "특히 스마트폰, 웨어러블기기 등을 통한 측정이 의료와 접목되면서 원격의료, 원격모니터링 등이 각광을 받고 있다. 유전체정보 분석이 비교적 저렴하게 이용가능해지면서 예방의학적 디지털헬스케어도 관심이 집중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산업 특수성에 따라 단독 진출은 어렵고 융합으로 가게 되는데, 때문에 헬스케어에 국한돼 있는 법으로는 해당 산업의 육성과 지원을 포괄하기 어렵다. 실제 의료기관의 다양한 규제로 디지털 접목이 이뤄지는 분야는 보험, 금융, 제약 등에 국한돼 있다"면서 "헬스와 디지털산업을 연계하는 법과 제도화가 필요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김앤장 법률사무소 김의석 변호사도 "디지털헬스산업은 IT, AI 등의 기술발전에 따라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며, 올해 미국 CES 꼽은 6개 키트렌드에 디지털헬스가 선정됐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가속도가 붙었다"면서 "문제는 엄청난 잠재력에도 불구 의료분야의 많은 규제로 인해 발전에 제약이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향후 우리나라의 IT, BT 산업 성장을 견인할 핵심동력이므로, 국가적 차원에서의 지원 절실하다"면서 "의료기기산업육성법이나 제약산업육성법, 첨단재생의료법, 보건의료기술진흥법, 벤처기업육성특별조치법 등 디지털헬스케어 지원과 관련된 법률이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체계적 지원이 어렵다"며 법제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실제 디지털헬스산업의 생태계는 다양한 형태의 기업과 제품, 서비스, 사업모델로 구성돼 있어서 단순하게 개념 정의가 어렵기 때문에 기존의 법령이 충분히 포섭하는 데 한계가 따르며, 다수 법률에 지원근거가 산재돼 있어 체계적인 육성과 지원을 하기에 어려움이 따른다. 비슷한 이유로 최근 국회에 발의된 미래차법안 역시 미래 핵심성장 동력이지만 기존의 법안으로는 체계적 지원이 어려워 별도의 지원책 마련을 목적으로 제정됐다.
다만 법제화에 앞서 디지털헬스케어에 대한 정의와 범위를 분명히 하고, 기존의 법안과의 충돌 가능성을 배제하는 작업을 전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변호사는 "기존의 법령과 중복되는 부분에 대한 조율이 필요하며, 입법목적과 산업육성 주체를 고려해 주관부처를 설정해야 한다"면서 "지원대상의 특정 범위와 요건, 유형, 특정방법 등 명확하게 설정해야 하며, 이미 다른 법안으로 지원받고 있는 회사의 포함여부에 대한 고려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전문인력 양성, 국제협력, 수출지원, 세제혜택 등 지원방안이 다양한데, 이에 대한 범위 조율이 필요하며, 위원회의 심의여부나 충족요건 범위 등에서도 구체화해야 한다"면서 "예를들어 의료기기산업육성법의 혁신형의료기기인증제도는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나 인적, 물적, 연구개발실적 등 다양한 항목에 대한 평가와 심사를 거쳐야 하는 반면, 벤처기업육성법은 일부 요건만 충족되도 지원이 가능하도록 설정돼 있다. 법제화 전 이에 대한 범위 조율은 필수"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위원회의 소속 부처와 권한과 구성, 실무위원회 여부 등에 대해서도 논의를 거쳐야 하며, 협회의 회원자격과 사업내용 등에서도 법률 규정 전 논의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김 변호사는 "법제화의 시작단계인만큼 지속적인 논의를 거쳐, 추후 디지털헬스산업이 국가경쟁력에 이바지할 수 있는 좋은 결실이 맺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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