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11.24 13:38최종 업데이트 24.11.24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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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철 교수 "의사 수 추계 연구 재 시행…의대 2000명 증원 불필요"

"기술 발전·의료개혁 가정하면 250명씩 10년 증원 후 매년 3%씩 정원 감소해야"…노인 주치의, 가치기반 지불제도 등 개혁 제안

서울의대 홍윤철 교수가 22일 열린 2024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의 3대 근거로 사용된 논문의 저자인 서울의대 홍윤철 교수가 보건복지부가 본인 연구의 의도와 달리 기본 추계만을 인용한 데 유감을 표하며 이번에 재 실시한 의료인력 추계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홍 교수는 의료 발전이 전혀 없다는 가정 하에 의사 수를 늘려도 수년 후면 의사 과잉 공급이 심각하다며, 의료 발전과 의료 개혁을 통한 의료 효율성을 고려하면 250명씩 10년 증원 후 매년 3%씩 정원을 감소하는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현 정부의 의대 2000명 증원이 불필요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22일 호텔 인터불고 대구에서 열린 2024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학술대회에서 홍 교수가 '의과대학 정원 증원과 의료개혁의 연계성'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홍 교수는 "정부가 인용한 의료인력 추계는 우리나라 의료체계를 그대로 두면 우리나라 의료가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기 때문에 의료 개혁을 준비하고 지역 격차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결론이었다. 그런데 정부는 보고서 맨 앞의 기본 추계만을 떼서 인용해 참으로 아쉬웠다"며 "서울의대 비대위를 통해 다양한 자료를 얻어 다시 한번 추계를 진행했다"고 의사인력 재 추계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홍 교수는 ▲모든 의사는 각 10세 단위 연령에 대해 균일적으로 분포하고 ▲의사면허 시험을 통과한 학생 중 의대생을 만 25세로 시작한다고 가정하고 ▲의전원 및 편입 학생은 만 30세로 시작하며 ▲만 80세 이상의 의료인력은 은퇴한다는 가정 아래에 공급 추계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의사 인력은 2022년부터 절대적 숫자가 계속해서 증가해 2072년 최대 15만명,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의 비율이 계속해서 증가하는 모양새를 나타냈다.

수요 추계는 △출산율, 국제 이동과 기대수명은 통계청 인구 추계의 중위 값을 이용하고 △각 연령대(5세 간격)별 1인당 외래 이용량과 입원 이용량은 2072년까지 2022년과 동일하다고 가정해 수요를 추계한 결과, 외래 수요의 절정은 2044년, 입원 수요의 절정은 2059년으로 총 수요 절정은 2052년에 도래했다.

홍 교수는 ▲의사의 근무일 수를 1년 265일로 가정하고 ▲2022년의 노동량은 공급과 수요의 초과가 일어나지 않는 균형이라고 가정해 공급과 수요의 차이를 계산했다.
 

그러자 2026년까지는 의사 인력 공급초과가 진행되지만 2027년부터는 공급부족이 시작됐다. 

만약 의대 증원을 하지 않는 경우 2050년에 최대 수요초과가 일어났으며, 이후부터는 다시 격차가 줄어들어 2070년부터는 다시 공급이 초과되는 것으로 예상됐다.

홍 교수는 "만약 250명부터 1000명까지 의대 정원을 증원하게 되면 어떻게 될지 시나리오를 돌려본 결과, 공급초과 시기가 점점 앞당겨졌다. 문제는 이 시나리오는 의료 발전이 없이 현재와 같은 의료 수준을 계속해서 가져갈 것이라는 전제 하의 가정이라는 점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등으로 의료 효율성이 커지고, 각종 의료제도의 개혁이 진행된다고 가정하면 시나리오는 또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에 홍 교수는 의료 발전 및 생산성이 매년 0.5%씩 증가한다고 가정한 채 5년 증원정책 후 매년 3%씩 정원이 감소한다고 가정한 경우의 시나리오를 그려본 결과, 2035년까지는 공급초과가 진행되고 2037년부터 공급부족이 시작됐다. 의대 증원을 하지 않은 경우 2072년 최대 공급 부족이 일어나며 2만 1251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 교수는 "한국 사회가 갖고 있는 장점과 효율성을 생각해 보면 세계적인 기준에서 0.5%의 발전을 가정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지 않겠나 생각해 볼 수 있다"며 "그 외에도 가장 쉽고 효과적인 의료개혁으로 노인 주치의제도와 의료전달체계 확립, 가치기반 의료 지불제도, 지역별 의사 공급 개선 등을 시도해 의료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도 시도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노령인구에 대한 다학제 진료, 재택의료, 비대면 진료, 주치의팀 관리 등 책임등록관리를 하는 등 노인주치의제는 법적으로도 현재 다 허용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가장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제도 개혁"이라며 "노인 주치의제도를 하면 기본 입원 수요 감소와 함께 의료비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그는 "과학적 추계는 과학적 근거 기반의 정책을 만들기 위한 근거를 제안할 뿐, 정책은 공급자, 수요자 등 다양한 주체가 고민해 결정하는 것이다. 과학적 추계는 가장 합리적이고 효과가 큰 정책을 결정하는 데 근거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당장 시행할 수 있는 노인 주치의제 적용으로 의료를 0.5%만 효율화시키면 10년 간 의대 정원을 250명 증원하고 이후부터 3% 감소하는 정책을 써도 의사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이루게 된다"고 주장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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