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의학회∙영상의학과의사회, 정부 입법예고에 '반발'…"영상 질 관리 근본 뒤흔드는 처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정부가 MRI(자기공명영상장치) 운영 의료기관이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상근 인력으로 두지 않아도 되도록 하는 내용의 시행규칙을 입법예고한 것과 관련, 영상의학과 의사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의료기관이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비전속(주 1일 동안 8시간 이상 근무)으로 고용해도 MRI를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특수의료장비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기존에는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주 4일, 32시간 이상 전속 근무해야 했다.
대한영상의학회와 대한영상의학과의사회는 이번 입법예고에 대해 12일 입장문을 내고 “의료영상의 품질 관리는 환자의 안전과 직결된 전문적 영역”이라며 “MRI 영상의 질 관리 체계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처사”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학회∙의사회는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은 그동안 의료영상의 전문가로서 영상검사의 품질을 유지하고, 환자에게 적절한 검사가 시행되도록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며 “수익성 중심으로 왜곡된 의료환경 속에서도 영상의학과 전문의는 정확한 검사의 시행과 책임 있는 판독을 통해 국민건강 향상에 기여해 왔으며, 의료진이 신뢰할 수 있는 진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했다.
이어 “특히 MRI와 같은 고가·고난도 특수의료장비의 경우, 영상의 질은 곧 진단의 정확성과 직결된다”며 “영상의학과 전문의는 전속 의료영상 품질관리 책임자로서 장비의 정도관리 결과를 확인하고, 영상화질을 평가하며, 매일 시행되는 임상영상의 판독을 통해 장비가 실제 진단에 적합한 결과를 산출하고 있는지 검증해 왔다. 이는 형식적 절차가 아니라, 진단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수의료장비 운용인력으로서 전속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역할은 법령에 의해 명확히 규정돼 있고, 책임 또한 엄중하다”며 “MRI 영상의 질과 판독을 상시적으로 관리하는 전속 제도는 환자가 적절한 진료를 받고, 불필요한 재검사나 오진으로 인한 재정 낭비를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였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공동활용병상 제도 개선을 위해 시작된 특수의료장비 규칙 개편 과정에서 전문인력 부족을 이유로 인력 기준만을 원포인트로 완화하는 내용의 입법예고를 발표했다”며 “이는 특수의료장비의 품질관리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조치이며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의료영상 품질관리를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그동안 대한영상의학회, 영상의학과의사회는 의료취약지 문제 해결이라는 정책 목적에 공감하며, MR 장비 1대 운영 기관이나 의료취약지에 한해 비전속 근무를 허용하되, 비전속 근무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합리적 대안을 제시해 왔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복지부는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 없이, 비전속 근무를 주 1회 8시간으로도 충분하다는 결정을 발표했다. 이는 특수의료장비 품질관리의 엄중함을 망각한 조치이며,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영상 품질 관리의 필요성을 완전히 무시한 처사”라고 했다.
그러면서 “의료영상 품질관리는 단순한 기계적 점검이나 행정적 절차가 아니라, 환자의 안전과 직결된 전문적 영역”이라며 “MRI와 같은 고가 장비는 주기적 점검만으로는 그 기능이 보장되지 않으며, 전문가에 의한 임상영상의 지속적 판독과 피드백을 통해 진단 적합성을 확인해야 한다. 전속 전문의 제도의 약화는 이러한 MRI 영상의 질 관리 체계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처사”라고 했다.
이들은 “의료영상 품질관리 체계를 훼손할 수 있는 이번 입법예고에 분명히 반대한다. 정부는 의료영상 품질관리의 본질과 특수성을 충분히 재검토하고, 대한영상의학회, 영상의학과의사회와 협의를 통해 국민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모든 영상의학과 의사들은 이번 졸속 입법예고에 대해 특수의료장비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의료의 질과 국민건강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방법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