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12.20 12:52최종 업데이트 24.12.20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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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학회지 매주 발표 논문 50% 줄어 '3편'도 힘든 상황…"한국 의학 국제적 위상 하락 신호"

투고수 줄어 2025년 중반부터 JKMS 발행 중단 가능성…병원 임상시험 자체도 감소 추세

대한의학회지(JKMS) 편집장인 가톨릭의대 유진홍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의학회지(JKMS) 편집장인 가톨릭의대 유진홍 교수가 "의정갈등 상황으로 인해 매주 5~6편씩 발표되던 논문이 이젠 3편도 발표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우려했다. 

의료대란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의대 교수들의 업무량이 크게 늘었고 상대적으로 의학연구에 쏟을 시간이 줄어든 것이다. 

특히 의료진의 연구 역량 감소 외에도 전공의 대량 사직에 따른 치료 부담 완화를 위해 병원들이 신규 환자 입원을 제한하다 보니 임상시험 자체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유진홍 교수는 "한국 의학의 국제적 위상이 하락하는 신호"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이런 이유로 JKMS는 지난 7월부터 논문 처리비용을 30% 이상했다. 피인용지수 4.5로 국내 유력학술지인 JKMS가 의료대란 여파로 경영 악화 상황을 견디지 못한 것이다. 

유진홍 교수는 오는 2025년 1월 6일자로 발간되는 대한의학회지 '2025년 새해를 맞이하며 국내 의학계의 쇠퇴에 대한 우려(Entering the New Year of 2025 With Concerns About the Decline of Medical Academics in Korea)' 사설을 통해 이 같이 밝힐 예정이다. 

유 교수는 "편집인으로서 편집과 출밤 문제에 대한 많은 이메일은 매일 받는다. 그런데 최근엔 '개정 기간 연장'과 관련한 요청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1~2차례 요청이 있었던 것과는 대조적인 뚜렷한 증가세"라고 전했다. 

그는 "2024년은 의정갈등으로 인해 의학 연구 활동의 감소가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학술지 편집자로서 그 영향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전개되는 것을 목격했다"며 "정부의 무모한 정책으로 전국의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을 사직했고 결과적으로 남아있는 교수들은 더 많은 병원 업무를 맡고 있다. 연구와 논문 작성을 할 시간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실제로 국내 저자가 JKMS에 투고하는 원고의 수 자체가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에 비례해 채택돼 최종 출판되는 논문 수도 감소세"라며 "매주 평균 5~6편의 논문이 발표되던 2023년에 비해 이젠 일주일에 3편도 발표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논문 처리 비용에 크게 의존하던 JKMS에겐 이번 사태가 심각한 도전이다. 그로 인한 손실은 심각한 재정적 차질을 빚게 된다"며 "저널의 재정적 부담도 우려되지만 심각한 문제는 논문 수의 확연한 감소다. 의료진의 연구 역량 감소 외에도 전공의 대량 사직에 따른 치료 부담 완화를 위해 병원들이 신규 환자 입원을 제한하고 임상시험도 감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국제 임상시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혼란이 계속되면서 다국적 임상시험에서 우리나라가 배제될 위험이 있고 이는 한국 의학의 국제적 위상이 하락하는 신호"라고 경고했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이 문제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유진홍 교수는 "2024년에 발표된 논문은 대부분 의료대란 이전에 쓰여졌다. 한 편의 논문을 작성하는 데 일반적으로 1년에서 길게는 1.5년이 걸린다. 앞으로 제출되는 논문 수는 현저히 더 줄어들 것"이라며 "재해는 점진적이 아니라 갑작스럽게 닥친다. 2025년에 JKMS 발간이 갑자기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나. 의학 연구는 1년만 중단되도 발전은 10년 후퇴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지난 11월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의학 연구에 할애하는 시간은 이전에 비해 3분의 1 수준(35.7%)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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