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종 출시됐지만 도입률은 정체…다양한 가격 책정 전략·상호교환성 지정 아직 안통해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2023년 미국 시장에서 휴미라(Humira, 성분명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가 대거 출시됐지만, 지난해 12월 기준 휴미라가 바이오시밀러에 내준 시장 점유율은 2%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Samsung Bioepis)가 최근 바이오시밀러 시장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휴미라는 애브비(AbbVie)가 개발한 블록버스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2022년 약 212억3700만 달러(약 27조6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에서의 매출만 약 186억1900만 달러(약 24조2000억원)로, 글로벌 매출의 87% 이상을 차지했다.
바이오시밀러사들은 애브비와의 특허 합의에 따라 지난해 처음 미국에서 제품을 출시했다. 미국에서 판매 중인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는 ▲암젠(Amgen)의 암제비타(Amjevita) ▲오가논(Organon)/삼성바이오에피스(Samsung Bioepis)의 하드리마(Hadlima) ▲산도스(Sandoz)의 하이리모즈(Hyrimoz) ▲코헤러스 바이오사이언스(Coherus Biosciences)의 유심리(Yusimry) ▲베링거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의 실테조(Cyltezo) ▲셀트리온(Celltrion)의 유플라이마(Yuflyma) ▲화이자(Pfizer)의 아브릴라다(Abrilada) ▲비아트리스(Viatris)/후지필름 교와기린(Fujifilm Kyowa Kirin)의 훌리오(Hulio) ▲프레제니우스 카비(Fresenius Kabi)의 이다시오(Idacio) 등 9종이다.
보고서에서 분석한 2023년 12월 기준 아달리무맙 시장 점유율을 보면, 하드리마 0.8%, 암제비타 0.7%, 하이리모즈 0.3%, 유심리 0.3%, 실테조 0.1%, 훌리오 0.1% 수준이다. 나머지는 0.1%보다 낮다. 2023년 1월 가장 먼저 출시된 암제비타가 선두를 달리며 안정적인 매출을 보였고, 7월 출시된 하드리마는 다른 바이오시밀러에 비해 빠르게 성장하는 경향을 보였다.
보고서는 "2023년 7월 7개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추가로 출시된지 6개월이 지났지만 바이오시밀러 도입률은 2.0%로 정체된 상태다"면서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가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도입됐음에도 막대한 비용 절감 기회가 실현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오시밀러사들은 다양한 가격 옵션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도매가격(WAC) 기준 하드리마와 유심리는 휴미라보다 85~86%, 이다시오와 유플라이마는 5~6% 낮은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나머지 제품은 낮은 WAC과 높은 WAC을 모두 포함한 이중 가격 옵션을 제공한다.
애브비 리처드 A. 곤잘레스(Richard A. Gonzalez) 최고경영자(CEO)는 2022년 실적발표에서 "우리는 항상 광범위하게 의약품목록(formulary)을 유지해 향후 출시될 바이오시밀러와 효과적으로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했다. 현재 미국 전체를 커버하는 의약품목록의 최소 80%에 등재돼 있으며, 올해 말까지 추가 계약 논의가 완료되면 이 비율이 90% 이상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2023년 내내 미국에서 휴미라 접근성이 강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곤잘레스 CEO는 이어 2023년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미국 보험 적용 대상자의 90% 이상이 휴미라를 처방받을 수 있게 됐다. 즉 기본적으로 바이오시밀러와 함께 보험 급여 목록에 등재되지만 본인부담금 측면에서 차이는 없다"면서 "보장 범위 내인 90%에서도 어느 정도 거래량 감소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의사들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동기가 크지 않아 그 정도는 훨씬 미미할 것이다"고 했다.
아달리무맙은 자가 투여가 가능한 제품으로 상호교환성(interchangeability) 지정 여부가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인지도 관심을 모았다. 제품 승인과 별도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상호교환성 지정을 받으면, 처방자의 개입 없이 약국 수준에서 제품을 대체할 수 있다.
현재까지 상호교환성 지정을 받은 제품은 저농도 제형인 실테조뿐이다. 그러나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오시밀러 내에서 실테조의 시장 점유율은 2%로, 상호교환성이 아직 차별화 요소로 입증되지 않았다. 다만 고농도 제형의 상호교환성 지정 제품이 곧 승인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변화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보고서는 현재까지 바이오시밀러 도입이 더딘 이유로 처방자와 전문 약국이 지불인(payer)의 바이오시밀러 선호도를 탐색하기 위한 모범 사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는 점, 치료 지연을 피하기 위해 오리지널 의약품을 선호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러나 미국 주요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대부분이 하나 이상의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동등한 접근성(parity access)'을 발표해 접근성의 첫 발자국을 내딛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바이오시밀러 채택을 가속화하기 위해 오리지널보다 바이오시밀러 사용을 요구하는 전략이 필요할 수 있다"면서 "미국 아달리무맙 시장의 운명을 단정하기에는 너무 이르지만, 이러한 현실로 인해 바이오시밀러가 현재 미국 의료 시스템과 환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재정적 부담을 완화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미국법인 부사장 겸 마켓 액세스 총괄인 토마스 뉴커머(Thomas Newcomer)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활용도가 낮다는 것은 의료 시스템뿐 아니라 환자들에게도 비용 절감 기회를 놓치는 일이 된다"면서 "몇몇 바이오시밀러는 직접적인 비용 절감을 위해 설계된 가격 모델을 가지고 있지만, 바이오시밀러가 제공되지 않으면 환자들은 이러한 저렴한 옵션의 혜택을 누릴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보고서 분석에 따르면 바이오시밀러는 평균적으로 첫 출시 후 3년 이내 53%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다. 점유 속도가 빠른 약물로는 항암제와 페그필그라스팀, 안과용 바이오시밀러를 꼽을 수 있으며, 출시 3년 후 평균 바이오시밀러 시장 점유율은 75%에 달했다.
반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와 필그라스팀, 에포에틴 알파, 인슐린 글라진은 시장 점유 속도가 느린 편인데, 평균적으로 3년차까지 바이오시밀러 시장 점유율은 23%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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