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9.11.02 08:19최종 업데이트 19.11.02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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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에서 도려낸 세포·조직을 담은 현미경 사진이 예술 작품으로" 김한겸 교수 현미경 사진전 2~3일 DDP에서

의협 종합학술대회 ‘의학과 문화의 만남’ 초대작가전, '사랑해요' '갑질' 등 작품 14점 전시

작품명 "사랑해요" 

“담낭 점막은 매우 연약해서 수술로 제거하면 바로 고정을 해야 관찰할 수 있다. 고정이 잘된 점막은 현미경 사진작가가 즐겨 찾는 출사지이다. 담낭조직을 관찰하는데 누군가 환영인사를 한다. 그것도 큰 사랑을 보여주는 모습이다. 귀여운 손녀의 모습과 겹친다. 현실세계에서 손녀를 꼬시면서 사랑의 표현을 찍으려고 하니 정보가 샜는지 딴 짓이다. 진작에 찍어놓을 걸 후회하고 있다.”



작품명 "갑질"

“갑상선종을 바늘로 생검해 현미경으로 저배율 하에서 관찰했더니 고개가 뻣뻣한 사람과 고개를 숙인 사람이 보인다. 본래는 침생검으로 떼어낸 조직의 끝 부분인데 자연적으로 구부러진 각도의 차이 때문에 이런 모양이 된 것이다. 요즘 사회적으로 문제가 큰 갑질을 보는 듯 하다. 어떻게 보면 스승에게 공손하게 인사하는 제자의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고개가 뻣뻣한 사람의 각도와 자세가 너무 고압적이라 갑질에 더 가깝다.”

고려의대 병리학교실 김한겸 교수(고대구로병원 건강검진센터 소장)가 2일부터 3일까지 이틀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국제회의장에서 ‘의학과 문화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2019 제36차 대한의사협회 종합학술대회에서 현미경 사진 작품 14점을 전시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병리의사와 사진작가로서 20년이 넘도록 현미경 사진 작업을 집요하게 기록해왔다. 그가 현미경을 통해 포착한 피사체는 모두 수술로 제거된 환부의 세포와 조직들이다. 

김 교수가 현재까지 예술로서 촬영한 현미경 사진은 1만7000개 이상 축적됐고 ‘노마드 인 어 스몰 월드’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100개가 넘는 작품이 공개돼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 세계에서 중요한 초기 작품과 더불어 누구에게도 공개하지 않았던 신작도 선보인다. 

김 교수는 2012년 제9회 국제바이오 현미경사진전‘ 대상을 받았다. 2017년 개인 사진전, 갤러리 류가헌에서 개인 사진전을 열었다. 2019년에는 ‘현미경으로 본 세상’이 우정사업본부 기념우표로 선정되기도 했다. 
사진=고대의대 병리학교실 김한겸 교수 

김 교수는 “노마드 인 어 스몰 월드, 다채로운 색감과 기묘한 형태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작품의 형상은 웃는 얼굴, 춤추는 사람, 늑대와 사슴, 벚꽃과 자작나무, 구름이 자욱한 산부터 옛 도시의 건축물까지 넘나든다. 수묵이나 수채처럼 회화적인 기법으로 그린 것 같기도 하고 컴퓨터그래픽으로 제작한 패턴 이미지 같은 인상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들은 모두 사진이다"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의학적 발견, 미술적 표현, 문학적 해석 등이 뒤섞여 작품이 됐다. 병리학적인 의미의 현미경 사진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작품을 접할 기회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작가가 다루는 몸은 건강한 신체부터 병든 신체, 죽음을 준비하는 신체,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체, 죽고 나서 수 세기가 지난 신체까지 이른다”라고 했다. 
 
한편, 의협 종합학술대회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초대작가·공모전 전시(2∼3일, 국제회의장) 외에도 메디컬 체험관(2∼3일, 알림2관), 의학퀴즈 ‘도전! 의학골든벨’(3일 오후 5시, 알림1관), 생생한 의사들의 라이프 ‘닥터스 토크(Doctor's Talk)’(3일, 오후 2시~4시, 알림1관), 폐막공연:초대가수 홍진영, 히든싱어 출연자 권준연 (3일 오후 6시, 알림1관) 등이 있다. 
 
메디컬 체험관은 일반인들이 평소 접하기 최첨단 의료장비인 로봇수술 체험부터 수술실 체험, 3D가상해부, 인공지능 보청기, 현미경 세포진단, 심폐소생술 교육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5개 이상의 의사직업체험에 참여한 참가자는 ‘1일 명예 의사증’을 발급받게 된다. 
 
토크콘서트 주제는 ▲우리 모두 알아야할 피임의 모든 것(홍혜리 산부인과 전문의, 리에스여성의원 원장) ▲암, 삶, 죽음, 그리고 호스피스 완화의료(신동욱 성균관의대 가정의학과 부교수) ▲우리가 의료 유투브를 시작한 이유 (닥터프렌즈 – 오진승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창윤 내과 전문의, 이낙준 이비인후과 전문의) ▲인공지능은 의료를 어떻게 혁신하는가(최윤섭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 대표파트너) 등으로 전문적인 의학 지식과 진료 현장에 대해 들을 수 있다. 
 
이밖에 의대 재학생들과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멘토-멘티로 맺어주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50명의 의대생 자원봉사자(멘토)들과 약 300명의 청소년 멘티들이 자원봉사자로서 전체 행사 운영을 지원한다. 
 
학술대회 마지막 날 열리는 ‘도전! 의학 골든벨!’ 코너는 참가자들이 의학 상식을 테스트하며 재미와 보람을 함께 얻을 수 있는 시간으로,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국민은 누구라도 퀴즈에 도전할 수 있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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