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부천병원 공민규 교수, 약제 선택시 ARB, CCB 대신 이뇨제·베타차단제 우선 필요한 환자 사례 공유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고혈압 환자는 대부분 안지오텐신Ⅱ 수용체 차단제(ARB) 계열과 칼슘채널차단제(CCB) 등을 처방이 주를 이루지만, 고령이나 심부전 예방, 임산부, 젊은 여성 등 일부 특수한 환자들에서는 이뇨제, 베타차단제 등 2차 약제들이 우선 권고되고 있다.
순천향의대 부천병원 심장내과 공민규 교수는 최근 고혈압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초기 약제 선택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베타차단제나 이뇨제가 우선 고려되는 경우는?'를 주제로 해당 사례를 공유했다.
고혈압학회 2022년도 진료지침에 따르면 1기 고혈압의 환자는 단일약제를 주로 처방하고, 2기고혈압이거나 위험군에 속하는 환자는 2제 병용을 고려하도록 했다. 만약 약제 처방에도 불구하고 혈압이 조절되지 않으면 증량이나 새로운 약제 추가 등을 권고했다.
1차약제로 우선 권장되는 병용요법은 안지오텐신차단제(ARB) 또는 ACE 억제제와 이뇨제, 안지오텐신차단제 또는 ACE 억제제와 칼슘차단제, 칼슘차단제와 이뇨제 등이다. 이들 3개 약제와 베타차단제 요법도 가능하다.
이 같은 진료지침과 효능 등을 고려해 현재 우리나라 고혈압 약제 처방 중 ARB 계열이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으며, 그 다음으로 칼슘차단제(CCB), 이뇨제(DU), 베타차단제(BB) 순으로 처방량이 많다.
공 교수는 "단일 약제를 처방하는 경우에는 88.1%가 ARB나 CCB를 처방한다. 베타차단제만 처방하는 경우는 7.7%, 이뇨제만 처방하는 경우는 2.4%에 그친다"며 "2제 병용요법으로 확장하면 이뇨제 베이스 환자는 20% 정도고, 베타차단제는 9%로 대부분은 ARB와 CCB 계열을 베이스로 처방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뇨제, 베타차단제가 드물지만 단일이나 2차 베이스 약물로 선택되는데, 이는 동반질환이나 연령 등이 선택의 지표가 된다"면서 "이뇨제를 우선 처방하는 경우는 당뇨병이 있거나 노인 수축기 단독 고혈압 등에서 고려되며 뇌졸중 예방, 심부전 예방을 위해서도 처방이 이뤄진다"고 밝혔다.
실제 이상지질혈증으로 스타틴을 복용 중인 70대 고령 환자는 가정혈압이 140/80mmHg으로 측정돼 내원 후 평균적인 처방인 ARB 계열의 피마사르탄을 복용했다. 1개월 후에 혈압은 130/70mmHg로 잘 조절됐으나, 문제는 고칼륨혈증이 발생해 암로디핀 5mg으로 변경했다. 이 역시 혈압은 잘 조절됐지만1달 후 발목부종이 나타났고 이뇨제인 클로로살리돈 12.5mg으로 처방을 변경하면서 문제를 해결했다.
공 교수는 "그간 이뇨제 관련 여러 스터디를 보면, 클로로살리돈 베이스 치료시 혈압강하 효과가 충분히 증명됐으며 5년 팔로업시 뇌졸중과 관련 사망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실제 2022 고혈압 진료지침에도 일차 고혈압약으로서 티아지드 유사 이뇨제를 사용할 수 있고 그중 클로로살리돈 혹은 인다파미드를 선호해 고려한다(권고 등급 2, 근거수준 B)고 명시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는 클로로살리돈보다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hydrochlorothiazide, HCT)의 처방이 많이 이뤄지는데, 이를 비교하는 많은 연구 속에서 2022년 JAMA를 통해 발표된 코호트연구 결과는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혀졌다"면서 "또한 지난해 NEJM 연구에서도 1차평가지표 등 이들 약물 간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5mg의 용량을 사용시 HCT는 12 정도 떨어지고 클로로살리돈은 18이 떨어진다. HCT의 경우 12.5mg 처방시 6.5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며 "환자의 치료 목표에 맞게 적절히 선택해서 사용하면 된다"고 부연했다.
베타차단제의 경우에는 젊은 여성 고혈압 환자나 임신부, 빈맥이 발생하는 환자 등에서 사용 가능하다고 했다.
공 교수는 "미국과 유럽 가이드라인에는 베타차단제가 다른 약제에 비해 혈압 강하 효과가 낮고 근거가 부족해 1차 요법에서 빠졌다. 플라시보와 비교하면 뇌졸중 예방 효과가 나타나지만 다른 고혈압 치료제 대비 뇌졸중 예방 효과가 낮아 노인 환자에서는 권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임신하거나 젊은 여성에서는 권고하고 있다"면서 "심부전 예방이나 관상동맥질환자, 심근경색 이후 등에서도 베타차단제 사용을 고려해볼 수 있다"면서 "실제 발사르탄을 복용했던 50대 여성 환자가 빈맥에 의한 비소프로롤로 처방을 변경해 증상을 완화하고 혈압을 조절 중"이라고 말했다.
혈압 강하 효과가 약하고 뇌졸중 예방 효과가 낮다는 점에서 1차 약제로는 추천하기 어렵지만, 특수한 경우에서는 1차 약제로의 사용이 필요한만큼 환자별 특성과 생활습관, 혈압 목표 등을 세부적으로 파악해 약제를 선택할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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