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회장 후보가 생각하는 리더는? 한성존 "구성원 의견 청취·반영" vs 이태수 "방향·목표 설정"
[제28기 대한전공의협의회장 선거 후보자 토론회]④ 수련평가, 근무시간 법제화 등에서도 시각차 드러나
(사진 왼쪽부터) 기호 2번 한성존 후보,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기호 1번 이태수 후보
제28기 대한전공의협의회장 선거 후보자 토론회 제28기 대전협 회장 선거 후보자 토론회가 대전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진행으로 18일 오후 4시 서울특별시의사회관에서 열렸다. 선거 투표는 2025년 10월 27일 오전 9시부터 10월 31일 오후 6시까지이며, 개표 및 당선인 공고는 31일 오후 7시 이후다. 기호 1번 이태수 후보는 연세의대를 졸업한 후 세브란스병원 인턴을 거쳐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재활의학과 3년차다. 대한의료정책학교 1기 출신으로 대한병원의사협의회, 미래의료포럼 등 다양한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기호 2번 한성존 후보는 울산의대를 졸업한 성형외과 레지던트 3년차로, 현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다. 서울아산병원 전공의협의회 대표, 대전협 비대위원, 서울시의사회 정책이사를 지냈다.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공통질의 이후 이어진 개별질의에서는 각 후보가 생각하는 대한전공의협의회의 리더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이태수 후보는 리더의 핵심 역할은 방향 설정과 목표 설정이라고 강조했으며, 한성존 후보는 구성원의 의견을 잘 청취하고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호 1번 이태수 후보에게는 ▲협회 회무 경험이 전무한 것에 대해 우려가 제기되는데 이에 대한 의견 ▲공식적 활동보단 개인적(의료정책학교 1기 등)으로 의료계 여러 단체와 교류를 해왔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했는지에 대한 개별 질의가 이어졌다.
기호 2번 한성존 후보에게는 ▲현 대전협 비대위와 대한의사협회 집행부 간의 원활하지 않은 소통·협력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대전협 비대위원장으로 활동을 하면서 가장 큰 성과와 아쉬웠던 부분이 무엇인지를 질의했다.
기호1번 이태수 후보. 사진=대한전공의협의회 제28기 회장 선거 토론회 생중계 영상
기호 1번 이태수 후보 "리더의 역할은 방향 설정…수련의 질이 가장 중요한 가치"
이태수 후보는 회무 경험이 전무하다는 지적에 "일각에서 리더가 협회 회무를 안 해봤기 때문에 일을 못 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하지만 리더의 핵심 역할은 방향 설정과 목표 설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공의 회장은 전업이 아니고 임기가 1년에 불과하다"며 "이 때문에 회무를 했다고 해서 그것이 대단하거나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이 후보는 서울시의사회가 시행했던 크룩스 지원사업 사례를 언급하며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지만, 중요한 것은 리더가 방향을 제시하고 상황을 조율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무는 혼자 처리하기보다는 경험 있고 전문성이 있는 구성원에게 나눠서 분산하고 리더는 리더만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서 필요한 부분을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전공의 업무가 격하고 과로가 심한 만큼 전공의가 가져가야 하는 것, 전공의 회장이 가져야 하는 방향성, 어떤 정책을 어떻게 논의할 것인지 큰 틀을 잡는 것이 리더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의료정책학교 1기 출신 등 그간 활동에 대한 질의에 "특정 단체의 공식적인 역할을 맡기보다는 의료계 각계의 목소리를 듣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의료계에는 다양한 시각과 철학이 존재한다. 그들의 의견을 모두 들어보면 어떤 접근이 실패했고, 어떤 가치가 공통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그간 정치권에 의존하는 방식은 실패로 이어졌지만, 의사들이 스스로 연대하고 목소리를 낼 때 변화가 가능했다"며 "앞으로 대전협은 외부 의존보다 내부 역량 강화와 연대를 중심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전공의 수련권과 수련의 질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며 "전공의 수련의 질을 담보하고, 수련 시간은 줄이고 더 완성된 전문인을 만들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기호2번 한성존 후보. 사진=대한전공의협의회 제28기 회장 선거 토론회 생중계 영상
기호 2번 한성존 후보 "소통은 계속됐다…비대위 정리 후 관계 더욱 원활히"
한성존 후보는 현 대전협 비대위와 의사협회 집행부와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지적에 "그동안 지속적으로 소통해왔다"고 반박했다.
그는 "대전협 비대위원장으로 온라인 임시 대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은 날과 오프라인 임시 대의원총회 추인 날 모두 회장님께 직접 연락을 드렸다"며 "이후에도 의견을 주고받고 있으며, 연락이 단절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 후보는 "비대위를 마무리하고 정상적인 집행부 체계로 전환되면 관계가 더 원활해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회장이 된다면 다시 한 번 소통의 기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비대위원장으로서의 성과와 한계에 대해 "성과라 부를 만한 것은 많지 않다"며 "굳이 뽑자면 대의원총회를 여러 차례 오프라인으로 열어 장시간 의견을 들은 점은 가장 소중한 성과"라고 답했다.
이어 "하지만 아쉬운 점은 많다. 군 입대한 전공의, 수련 환경의 개선과 질적 향상, 의료현장의 법적 부담 완화 등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아직 수련을 재개하지 못한 전공의들과 기입대한 선생님들에 대한 지원을 완전히 마무리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이 문제를 끝까지 해결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저를 이 자리에 서게 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자유토론 속 치열한 공방…리더십·수련평가·근무시간 법제화 등 두고 시각차
토론 후반 이어진 자유토론에서는 두 후보가 리더십, 수련평가, 근무시간 법제화 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먼저 이 후보는 한 후보의 환자단체 방문 및 사과 논란과 관련해 "이번에 환자 단체에 가서 사과한 것이 어떻게 나비 효과를 일으켰나 보면 필수의료 공백 방지법이 발의됐다"며 책임을 물었다.
이에 한 후보는 "환자 단체에게 사과한 적이 없다"며 "의도치 않게 피해를 본 국민분들께 사과드린 것이며, 고개 숙인 적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필수의료 공백 방지법은 환자 단체 안기정 대표가 제 사과 이전부터 1인 시위하며 주장했던 내용"이라며 "이를 나비 효과로 엮는 건 과한 억측"이라고 덧붙였다.
두 후보는 리더십 철학에서도 입장차가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리더가 '방향을 제시하고 분담을 조정하는 존재'인지 아니면 '구성원의 의사를 직접 수렴해 움직이는 중심'인지로 갈렸다.
한 후보는 앞선 이 후보의 "리더의 역할은 방향 설정과 목표 설정"이라는 발언에 대해 "리더는 회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방향성을 설정하고, 조직원을 배려·컨트롤해 조직을 잘 이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본인이 리더 자리에 있을 때는 본인의 구성원들을 섬겨야 한다"며 "본인이 방향성을 결정해 따라오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 구성원의 목소리를 잘 청취하고,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내 의견과 다르더라도 말을 할 수 있는 것이 리더"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 후보는 "리더가 모든 일을 다 하면 좋지만 하나하나 다 관여하기 어렵다"며, 실무는 분담·위탁하고 리더는 큰 방향과 조정에 집중해야 한다고 맞섰다.
공약의 현실성과 재정 타당성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이 후보는 세미나 및 포럼 개최와 정책연구원 설립, 법률 지원 등 한 후보의 공약을 언급하며 "비용 계산을 해봤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저 역시 정책연구원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으나 투입 비용이 커 독립된 수련평가 기구를 세워달라고 보건복지부에 정책제안했다. 내부적으로 할 수 있는 최대치는 실태조사와 성적, 근무시간을 조사해 수련의 질 지표를 평가하는 정도"라며 "30~40 페이지 보고서 하나를 박사급 통해서 낼 때도 500만원이 들어간다"고 부연했다. 회비 규모와 상시 인건비를 고려하면 자체 연구조직 상설 운영은 부담이라는 취지다.
이에 한 후보는 "전공의협의회는 사태 초반부터 지금까지 4번의 포럼을 개최했다. 생각보다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 또 교수님들이 도와주신다. 또 정책연구원의 경우 초기 설립 비용은 들어가겠지만, 젊은 의사의 정책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후보는 수련평가와 근무시간 규제 방식에서도 견해차가 드러났다.
이 후보는 전공의 중간평가 정례화를 제시하며 "정기적으로 해서 최소 반기에 한 번 정도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성적은 진급과 연계하지 않되, 특정 과·병원에서 낮은 성적이 누적되면 교육 아닌 근로 중심 운영으로 의심되는 지점으로 보고 의국 단위 이동수련 등 병원에 대한 패널티를 검토하겠다. 평가는 문제 병원 핀포인트 식별과 집중 개선을 위한 선별지표"라고 했다.
이에 한 후보는 "시험 성적만 가지고 수련이 잘 됐는지 평가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지식 중심 단일지표의 한계와 근무시간-성적의 오판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어 역량 평가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한 근무시간 규제·법제화에서도 접근 방법이 갈렸다. 이 후보는 법 취지에는 동의하면서도 실효성·현장 적합성을 우선시했다. 법부터 강화하면 축소 보고와 보상 축소가 생길 수 있다며, 모니터링 기능, 신고자를 보호할 수 있는 기능을 먼저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 후보는 "약자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법이 있다"며, 법·제도적 보호장치 없이는 현장 관행을 바꾸기 어렵다고 했다. 대체 인력 비용을 감당할 병원의 재정 여력도 충분하다고 언급했다.
법적 리스크 대응에서 이 후보는 전공의 과오 전제의 배상보험 도입이 역으로 전공의 책임을 고착화할 수 있다며, 완전 면책에 가까운 수준의 부담 완화를 주장했다.
반면 한 후보는 사법부 인식 변화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들어, 그 사이 발생하는 손해에 대한 국가 지원형 배상체계 등 과도기적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