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5.12 11:30

입주 '뚝' 이주 '쑥'…올 여름 서울 전세 시장이 불안하다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초여름 서울 전세 시장에 불안한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6~9월 입주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70%에 그치면서 전셋값을 자극할 수 있어서다. 대규모 재건축 단지의 이주가 예정된 강남권의 경우 지난해 전세대란이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12일 아시아경제가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간 서울지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752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만5337가구 대비 30%(4585가구) 줄어든 규모다. 7월을 제외한 나머지 세달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입주물량이 감소한다. 5월 서울 입주물량이 2014년 7월 이후 6년9개월 만에 처음으로 0을 기록한 데 이어 여름철 신규 입주 물량마저 부족한 셈이다.
입주 물량은 전셋값의 흐름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겨우 진정세를 보였던 서울 전세 가격 역시 최근 오름폭을 키우며 불안정한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첫째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3% 올라 전주(0.02%)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0.15%) 이후 꾸준히 상승폭이 축소되다 6개월 만에 다시 폭을 키운 것이다.
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등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 여파로 지난해 하반기 극에 달했던 전세대란이 올 여름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다주택자 세부담 강화로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하면 기존 전세 물량까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현재 서울 전세 매물은 2만2146가구로 한달 전 2만3488가구 대비 1342가구 줄었다.
특히 강남권은 재건축에 따른 대규모 이주수요까지 겹쳐 전세난 심화가 우려된다. 서초구 방배13구역(1550가구)이 이미 지난 3월 말 이주를 시작했고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와 신반포 18·21차 등 약 4000가구도 곧 이주 절차가 시작된다.
실제 강남권 곳곳에서 전셋값 신고가 경신이 잇따르고 있다. 반포리체 84.96㎡(전용면적)의 경우 지난달 16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 신고가 이뤄졌다. 입주 35년차인 반포미도1차 84.96㎡도 이달 11억원에 계약되며 신고가를 썼다.
최근 강남권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실거주를 택하는 집주인이 늘어나는 만큼 이들의 전셋집 구하기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아직까지 조합설립을 하지 않은 단지의 경우 재건축 후 입주권을 받기 위해서 2년 실거주를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의 전세불안이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강남권을 비롯해 올해 재건축 이주 수요가 발생하는 지역의 전셋값 흐름이 전체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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