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2.02.11 14:13

가계보다 대출이자 싼 중소기업…부실 위험도 상승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중소기업 대출이자가 가계보다 싼 이상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중소기업와 자영업자들이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쉬워지자 대출 증가율도 가계를 크게 앞질렀다. 중소기업(개인사업자 포함) 대출만 따로 봐도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이후에 증가폭이 커진 것도 특징이다.
1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3.37%였다. 가계대출(3.66%)보다 0.29%포인트 낮았다.
통상 대출 금리는 중소기업이 가계보다 훨씬 높다. 가계대출은 떼일 위험이 적은 주택을 담보로 대출이 이뤄지거나, 신용도에 문제가 없는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기 떄문이다. 이례적인 현상은 금융당국이 지난해부터 가계대출 고삐를 죄면서부터 일어났다.
지난해 1월 대출금리만 해도 중소기업(2.90%)이 가계(2.83%)보다 높았다. 지난해 3월부터 2.88%로 똑같아지더니 4월부터 12월까지 9개월 연속 중소기업이 가계 아래에 있다. 지난해 10월(중기 3.14%, 가계 3.46%)에는 0.32%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은 총량규제로 가계대출을 줄이기 위해 금리를 높여야 했고, 가계대출 여력이 묶이자 은행들이 기업대출 영업에서 경쟁이 치열해 기업대출 금리가 낮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대출액도 덩달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해 1월말 501조1390억원에서 1년 만인 올해 1월말 559조7386억원으로 11.6% 증가했다. 반면 가계대출액은 같은 기간(674조3737억원 → 707조6895억원) 4.9% 늘어난 데 그쳤다. 연도별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을 봐도 코로나19 사태 이후(2020년 12.4%, 2021년 11.6%)가 직전(2019년 7.4%)보다 크게 뛰었다.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2021년 정기 신용위험평가’를 보면, 지난해 부실징후 기업으로 분류된 중기는 157곳이었다. 한해 동안 4곳 늘어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에는 부실징후기업이 201곳이었다. 정부의 운영자금 지원이 없었다면 지난 2년간 문을 닫아야 할 기업이 많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안동현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2년간 늘어난 중소기업 대출 자금 중 실제투자를 위해 대출한 기업과 한계기업 간 옥석을 가리는 것이 시급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될 때 중소기업 대출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정부 정책을 통해 대출한 중기는 재무안정성 같은 대출조건에서 우대를 받았다"며 "상황이 나은 제조업은 실제 투자에 썼겠지만 서비스업종은 코로나 경영자금에 투여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