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안창욱 기자] 병원이 입원환자 간호를 전담하지 않은 간호인력을 간호등급 산정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하더라도 착오로 누락한 인력을 반영한 결과 병원 등급에 변화가 없다면 부당청구로 업무정지 처분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심평원은 2013년 7월 A정신병원을 상대로 현지조사한 결과 6명의 간호인력이 정신건강의학과 환자 간호를 전담하지 않았음에도 전담인력인 것처럼 신고해 2013년도 1, 2분기 입원료 차등제 기관등급을 실제보다 한 등급 높은 G2로 신고한 사실을 확인했다.
보건복지부는 간호인력, 의사 인력 확보 수준에 따라 정신의료기관의 의료급여 등급을 G1~G5 등급으로 분류해 입원수가를 차등 지급하고 있다.
의료기관이 적정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충분한 간호인력을 확보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심평원은 A정신병원이 이런 방식으로 5억여원을 부당 수령한 것으로 판단했고, 보건복지부는 업무정지 117일 처분을 통보했다.
이에 대해 A정신병원은 "김모 간호사가 정신질환자 간호를 전담했지만 신고를 누락했기 때문에 전담 간호사에 포함시키면 6명을 제외하더라도 여전히 G2 등급에 해당한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도 A정신병원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판결을 통해 "A정신병원의 2013년도 1, 2분기 기관등급을 산정함에 있어 김모 간호사가 이 기간 병동에서 간호업무를 전담한 이상 간호인력에 포함시키는 것이 합리적"이라면서 기관등급을 G2로 봐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특히 재판부는 "입원료 차등제의 취지에 비춰볼 때 김모 간호사가 실제 병동에서 간호업무를 전담했다면 신고 여부와 상관없이 간호인력에 포함시켜 병원 기관등급을 산정한다고 해서 입원료 차등제의 취지에 반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복지부도 인정하는 것처럼 간호인력을 누락한 경우 이의신청 절차를 통해 누락된 부분을 반영할 기회를 가지듯이 급여비용을 부당하게 수령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단계에서도 신고가 누락된 부분을 반영할 수 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사유는 병원이 G3 등급임에도 G2로 신고해 부당하게 급여비용을 수령했다는 것이지 입원 전담을 하지 않은 6명을 허위 신고했다는 것은 아니다"면서 "병원이 6명을 허위신고 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김모 간호사를 전담인력으로 인정해 기관등급을 산정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