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07.04 13:35최종 업데이트 18.07.06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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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시대, 병원도 변해야 산다…진료 줄이고 사업화 연구 발굴해야

이대목동병원 이향운 교수, 의대-공대 간 공동연구 활성화 '이화 메디-테크 포럼' 마련

복지부 '연구중심병원' 선정되지 않았어도 병원이 가야할 방향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이향운 교수가 '이화 메디-테크 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이화의료원 제공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병원들의 미래 경쟁력은 ‘연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의료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웨어러블 기기, 로봇 기술 등이 결합된 새로운 의료기술이 도입되고 있어서다. 또한 국내 병원들의 병상수가 포화인 가운데, 병상수를 늘리는 것은 더 이상 경쟁력이 될 수 없다.

병원에서 진행하는 연구는 연구 단계에서 벗어나  실제로 환자에게 쓰이는 제품 개발까지 가능하다.  이를 바탕으로 병원은 물론 대학 발전까지 이끌어낼 수 있다. 이화의료원과 이화여대 공대는 이대와 공대 간 교류를 활성화하고 연구성과 창출을 위해 3일 ‘이화 메디-테크 포럼(Ewha Medi-Tech Forum)’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김혜숙 이화여대 총장과 문병인 이화의료원장이 참석해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이향운 교수는 “교수 개인의 연구가 아직 연구 단계인 것도 있고 사업화가 필요한 과제도 있다. 이를 플랫폼으로 묶어서 의대와 공대 간 소규모 그룹의 공동연구를 활성화하겠다”라고 했다. 

이 교수는 “이를 위해 일부 의대 교수들은 진료가 아닌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단기수익이 아니라 연구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가치평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연구가 결국 병원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 어렵지만 가능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연구 활성화의 중요성과 이를 위해 필요한 과제에 대한 이향운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이번에 의대와 공대가 모여서 포럼을 열게 된 배경과 계기는 무엇인가.

"이화여대는 특성화 사업으로 융복합 사원을 지원하고 있다. 의대와 공대는 1990년대부터 교류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교수가 개별적으로 하던 연구가 소개되고 융복합 연구의 모범사례가 하나둘 제시됐다. 내부에서 융복합 연구를 활성화해야 하고 이를 위해 연구과제를 공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몇 달 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이번 포럼을 마련했다.  

앞으로 여러 차례의 포럼을 연속적으로 개최해 의과학자와 공학연구자들의 만남을 주선하겠다. 서로 간의 관심사와 연구 분야를 공유해 소규모 연구그룹을 활성하겠다. 의대와 공대의 훌륭한 연구자들간의 실제 협업을 이끌어내고, 의료 분야의 핵심적인 원천기술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의대와 공대가 공동으로 연구하는 과제, 또는 개발하는 기술이 있나. 앞으로 진행할 공동 연구과제는 무엇인가.

"현재 뇌파 자극기 등의 기술을 공대 교수들과 협업을 통해 연구하고 있다. 포럼에서 발표된 '심혈관질환에서의 머신러닝 알고리즘 임상 적용'(이대목동병원 순환기내과 박준범 교수) 등도 실제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포럼에서 공개된 연구주제는 의대와 공대의 공동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포럼을 준비하는 기간에도 새로운 기술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의대 교수들은 뇌신경계질환, 심혈관질환 등 다양한 질병에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이용한 새로운 적용 분야를 제안하고 있다. 공대 교수들은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연구 중이다. 양측의 물리적인 거리와 장벽을 허물고 화상회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연구자들이 자주 만나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화의료원이 마곡에 개원할 예정인 새 병원도 공동연구를 할 수 있는 인력과 공간이 지원될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의료기술지주 자회사 설립도 구상해볼 수 있다."
 
▲이날 포럼은 김혜숙 이화여대 총장(가운데)이 직접 참석해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의대 교수들이 강점을 가질 수 있는 연구는 무엇인가. 

“의료원에 소속된 의대 교수들은 실제 환자의 진료에서 발견한 아이디어로 제품 개발을 할 수 있다. 공대 교수와 공동 연구를 거치면 사업화를 거쳐 실제 임상현장에서 쓰이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

대신 의대 교수들은 진료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어서 너무 바쁘다. 연구를 활성화하려면 의대 교수들은 진료시간을 줄이고 연구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진료교수와 연구교수로 트랙을 나누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일선 의대 교수들의 연구성과가 잘 발전한다면 의료계와 대학계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화의료원이 보건복지부의 연구중심병원 지원사업에 선정되진 않았다(현재 10개 병원 지정 중). 이 제도에서 소외된 병원들에 필요한 지원책이 있다면 무엇인가. 

"연구중심병원 사업은 소수 병원들에 대형 연구비를 몰아주는 지원 형태다. 연구중심병원에 선정됐더라도 내부에서 다시 과제를 선정해 지원된다. 여기서 소외된 병원들을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

이화의료원은 의료현장에서의 기술 연구개발을 실제로 수행하고 이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연구에 뜻이 있는 병원들이 스스로 연구 생태계를 갖출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있다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 병원 내에서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책이 있다면 무엇인가. 

"의사가 연구에 실제로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연구 교수는 진료시간을 대폭 줄이고 보수 책정 체계도 연구에 무게를 둘 수 있도록 체계화를 해야 한다. 연구를 활성화하자는 내부적인 인식 확산을 위한 지원책도 필요하다.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연구 활성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  

또한 교수 개개인이 보유한 연구성과와 핵심기술에 대한 가치평가가 필요하다. 교수들이 연구를 많이 할 수 있지만 가치 평가와 투자 유치를 하긴 어렵다. 관련 전문가도 아직 많이 부족해 대부분 단기 수익성에만 관심을 가지기 쉽다. 연구가 다른 기술들과 접목해 성과 창출이 가능한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병원은 그동안 진료를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병원의 연구 활성화를 위한 방향성은 어렵지만 꼭 가야하는 길이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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