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고려대의료원은 올해 의대 90주년을 맞이해 연구를 통한 수익 창출과 미래의학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고려의대 박종웅 의무기획처장(고대안암병원 정형외과)은 2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고려대의료원은 더 이상 병상수 경쟁을 하지 않겠다. 바이오헬스케어 산업과 연구에 재투자하는 것을 성장동력으로 삼아 이를 선순환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개발(R&D) 클러스터 구축을 포함해 기존 환자의 서비스를 높이고 쾌적한 병원 환경을 조성하는데 투자하겠다"라며 "집행부가 바뀌더라도 이러한 기조를 중심으로 한 투자는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박 처장은 "의료원은 미래의학 네트워크 구축을 중장기적인 목표로 지난해 9월 고대안암병원 최첨단 융복합의학센터 건립에 착공했고, 구로디지털밸리 기업과 연계한 고대구로병원의 '지밸리(G-Valley)', 고대안산병원의 사이언스밸리(Science Valley) 등 의료기기를 상용화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고려대의료원은 기부받은 청담동 부지에도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의료원 확장 거점을 마련할 계획이다. 박 처장은 이에 대해 "SK 텔레콤, 삼성 SDS 등의 기관과 협업하면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국제진료센터를 설립하거나 영상의학 분야의 공동 판독이나 클라우드 기반 의료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거점으로 삼겠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3개 병원에 분산된 정보자원 인프라를 통합하는 등 활용 계획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려대의료원의 연구 중심 발전전략은 빠른 외형적 성장을 이뤄낸 경영적 성과를 바탕으로 한다. 의료원은 지난 2014년도부터 2017년까지(회계연도 기준) 연평균 수익률이 10%를 넘었다. 2011년 6253억원이던 의료수익이 올해는 1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예산 규모도 2008년 이후 10년간 약5200억원에서 1조2000억원 규모로 늘어난 가운데, 최근 4년간 예산은 연평균 11.8% 늘었다.
고려대의료원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기술사업화 기반 조성'과 '지속 가능한 연구지원 시스템'이라는 연구 인프라 확충을 통해 연구과제 2124억여원, 기술이전 45억여원이라는 수익을 기록하고 535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이는 그 이전 3년 간에 비해 연구과제 수주는 27%, 특허출원·등록은 79%, 기술이전금액은 15배 증가한 수치였다.
고려대 이기형 의무부총장은 "최근 고대의료원이 기록적인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6900여 교직원이 한 마음으로 노력해준 결과"라면서 "향후 미래의학을 선도하는 패러다임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대의료원은 2013년 단일 의료기관으로는 유일하게 안암병원과 구로병원, 두 개의 병원이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됐고 2016년 재지정됐다. 2017년 6월에는 보건복지부와 미래창조과학부가 민간투자를 포함해 5년간 총769억원을 투입하는 정밀의료사업의 두 가지 세부사업단에 선정됐다. 두 사업단은 '정밀의료 기반 암 진단·치료법 개발 사업단(K-MASTER 사업단)'과 '정밀의료 병원정보시스템 개발 사업단'이다. 각각 특정 암에 대해 어떤 유전자 검사를 시행해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연구, 환자 개인의 의료정보를 어느 병원을 통해서나 전자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 병원서비스의 질을 표준화하기 위한 연구다.
이와 별도로 항생제 오남용을 줄이기 위해 SK C&C와 개발하고 있는 에이브릴 항생제 추천 어드바이저는 올해 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고려대의료원은 독립된 의료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해 창업한 교수가 수익을 올리는 동시에 지분 투자를 통해 수익의 일부가 연구에 재투자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한 예로, 고려의대 의과학과 성재영 교수가 설립한 고대 의료기술지주회사 자회사인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 벤처기업의 회사가치는 설립 자본금의 400배 이상 성장했다. 또 6억원을 연구에 재투자해 연구중심병원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고려대의료원 연구교학처장 겸 의료원산학협력단장, 고대 의료기술지주(주) 대표이사인 오상철 교수(고대구로병원 종양혈액내과)는 "세계 최고의 메디클러스터를 목표로 하는 고려대의료원의 연구중심 발전 전략은 이미 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모델"이라며 "선진국에서는 이미 이 모델을 통해 수익의 절반을 진료가 아닌 연구를 통한 지식재산권 판매로 이끌어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연구 성과를 다시 의학연구 분야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이어나가겠다"라며 "이는 꼭 성공시켜야 하는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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