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9.15 10:04최종 업데이트 23.09.15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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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뇌혈관질환 예방하려면? 국가건강검진 지질검사 2년 주기로 돌아가야 한다"

지질·동맥경화학회 정책토론회 통해 사망률 감소 위한 이상지질혈증 관리 필요성 강조…4년 연장 계기된 연구 의학적 근거 부실 지적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의학적 근거가 불충분한 연구 결과로 인해 국가 건강검진 지질검사 주기가 2년에서 4년으로 늘어난 문제를 지적하면서, 급성 심근경색증 등 사망 원인 1위인 심뇌혈관질환 예방을 위해서라도 조속히 지질검사 주기를 2년으로 단축시켜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지난 14일 콘래드서울 호텔에서 '심뇌혈관질환의 예방을 위한 콜레스테롤 관리'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김재택 이사장은 지난 7월 발표된 정부의 제2차 심뇌혈관질환 관리 종합계획(2023~2027)에서 당뇨병, 고혈압과 함께 이상지질혈증이 포함된 점을 강조했다.

이는 우리 국민의 주요 사망원인인 심뇌혈관질환의 예방에 이상지질혈증의 예방과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의미다.
 
사진 = 고려의대 내분비내과 김신곤 교수 심뇌혈관질환의 예방을 위한 콜레스테롤 관리 정책토론회 생중계 갈무리.

첫 발제에 나선 고려의대 내분비내과 김신곤 교수는 저밀도(LDL) 콜레스테롤이 심뇌혈관질환의 잘 알려진 위험인자이지만, 총 콜레스테롤에서 고밀도(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뺀(non-HDL) 콜레스테롤 수치도 공격인자의 총합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LDL콜레스테롤은 나쁜 콜레스테롤, HDL콜레스테롤은 좋은 콜레스테롤로 인식하고 있으나, 사실상 콜레스테롤은 양 뿐 아니라 질에 따라서도 심뇌혈관 질환 위험도가 달라지는 만큼 개인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콜레스테롤 누적 농도(cholesterol × years)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젊었을 때부터 높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에 노출된 기간이 길수록 같은 연령대에 비해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이 많게는 4배 차이가 난다는 연구를 소개했다. 

김 교수는 "콜레스테롤 수치 변동이 심할수록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를 토대로 이상지질혈증 변동성 확인을 위해 최소 2년마다 지질검사가 필요하다"면서 "심혈관질환의 고위험군은 매년 지질검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혈압, 당뇨, 심근경색 가족력 등 동반질환, 위험인자에 따라 검진 결과지에 지질 목표치를 개별화하고, 보다 엄격한 지질 조절과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2018년부터 국가건강검진 지질검사 주기가 4년으로 연장되면서 이상지질혈증을 키우는 경향이 있다는 자료를 제시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울산의대 신경과 김범준 교수는 5분에 1명씩 뇌졸중 환자가 발생한다는 이야기로 발표를 시작했다. 

김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뇌졸중 예방에 아스피린이 효과적이라고 잘못 알고 있다"면서 "지질이 혈관 벽에 쌓이면 염증을 일으키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혈전이 떨어져 나와 뇌혈관을 막기 때문에 이상지질혈증을 잘 관리하면 뇌졸중을 약 20%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즉 뇌졸중의 주요 위험인자인 LDL 콜레스테롤을 낮춰야 뇌졸중 발생위험을 줄일 수 있고, 발생하더라도 중증도를 낮출 수 있다는 의미다.

뇌경색 환자 중에도 이상지질혈증 치료제인 스타틴을 복용한 사람은 영상검사에서 미세색전 신호가 적게 나타났다. 또한 이상지질혈증을 관리하면 뇌졸중으로 인한 혈관성 치매의 위험도 낮출 수 있으므로 국가건강검진에서 이상지질혈증의 조기 발견과 치료가 매우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세 번째 발제자인 고려의대 순환기내과 박재형 교수는 국가건강검진에서 지질검사 주기를 4년으로 연장하게 된 계기가 된 연구의 의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음을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상지질혈증이 급성 심근경색증의 주요 위험인자이며 LDL 콜레스테롤에 평생 노출 정도가 중요하므로 젊은 연령에서부터 지질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실제 최근 급성 심근경색증이 발병해 응급으로 관상동맥 스텐트시술을 시행한 환자가 지질검사 4년 주기로 인해 최근 국가건강검진에서 지질검사를 누락, 관리에 소홀해졌다"고 소개했다.

복지부 "고위험군 지질검사 주기 2년 타당하지만, 모든 대상 적용은 검토 필요"
 
사진 =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 박지민 사무관 심뇌혈관질환의 예방을 위한 콜레스테롤 관리 정책토론회 생중계 갈무리.

이날 패널 토의에서도 국가건강검진 지질검사 주기를 다시 2년으로 환원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잇따랐다. 

서울의대 내분비내과 최성희 교수는 "심뇌혈관질환의 주요 위험인자인 이상지질혈증의 관리를 위해 국가건강검진 지질검사 주기를 다시 2년으로 환원해야 한다"면서 "유튜브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이상지질혈증의 중요성과 스타틴 등 약물치료에 대해 잘못된 정보가 너무 만연하고 있어 학회 차원에서 양질의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서울행복내과 이창현 원장은 "국가건강검진 수검자가 지질검사 누락을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결과지에 지질검사 미해당 표시를 발견한 후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성별에 따라 지질검사 시작 시점이 다른 점도 혼선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성지방 수치에 따른 LDL 콜레스테롤 계산치 입력 시 청구 오류로 인한 과다한 행정처분이 일선 진료현장에 큰 압박이 된다는 점, 지질 관련 건강기능식품 등 허위광고의 규제 필요성 등을 제기했다.

연세의대 심장내과 이상학 교수는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로 알려진 고혈압, 당뇨병, 흡연 등보다 가장 비용-효과적이라고 확인된 것이 이상지질혈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적절한 약물치료를 통해 대부분 지질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다"며 "청소년을 포함한 젊은 성인에서부터 이상지질혈증의 조기 발견과 식생활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 박지민 사무관은 "국가건강검진 일반건강검진이 심뇌혈관질환의 예방과 관리 강화가 목표"라며 "2021~2022년에 추가적으로 시행한 타당성 검토에서 고위험군을 대상으로는 지질검사 주기를 2년으로 하는 것이 적절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를 국가건강검진 대상자 전반으로 확대할 것인지는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이번 정책토론회를 계기로 이상지질혈증의 예방과 관리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대국민 캠페인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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