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의사들이 주장해 온 '2025학년도 의대 모집 중지'는 이미 수시·정시 전형이 진행돼 물거품이 됐다. 정부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논의하는 데로 무게중심을 옮겨 여론몰이를 시작한 듯하다.
이미 재앙의 서막이 열린 상황이다. 의대 본과 학사 일정은 다른 학과보다 빠른 1~2월에 시작돼 정부가 말하는 5월이 아니라 적어도 이달 안에는 2026학년도 정원도 결론을 내야 한다. 모든 의대정원 증원 정책을 중단하고 2025년 증원 인원만큼 2026년 의대정원을 '0명'으로 못박고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현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과 교육부 이주호 장관 체제 하에서는 양보하지 않을 조짐이다.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고 사실상 무정부 상태인데도 정부는 사과와 반성은커녕 한 치의 물러섬이 없다.
정부는 의사들이 정부와의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경우 2026학년도부터 2000명 증원 방침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라고 오히려 협박하고 있다.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신규 의사 배출이 크게 줄고, 7500명의 의대생 교육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는 데도 말이다.
정부의 협박은 자멸을 자초할 뿐이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한과 분노, 그들의 절망을 더 이상 희망고문으로 이길 수 없다.
의대 정원 확대는 단순히 정원을 늘리는 것의 문제가 아니다. 의료 시스템 개선, 의료 인력 분포 문제 해결, 사회적 합의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의료계와 협의조차 없는 의료개혁이라는 그럴싸한 이름으로 사회주의 의료 통제를 구체화하고 있다.
정부는 더 이상 의료계를 협박하지 말고 닥친 재앙부터 해결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발상의 전환부터 해야 한다. 의료인력 정책은 더이상 정치적 논리에 의해 좌우돼서는 안 된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주 8일 새로운 의사협회장이 선출된다. 1차 투표결과 자포자기한 의사회원들을 반영하듯 지난해 대비 유권자의 10%가 선거에 참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의사들이 새 회장에게 힘을 모아줘야 한다. 최종결선 투표를 거친 뒤에 당선되는 의협회장은 무엇보다 의정 갈등에서 벗어날 수 있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차기 의협회장을 통해 사직 전공의 복귀, 의대생 복학 등 정부 상대의 투쟁과 협상을 거쳐 의료대란을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
정부는 새로 선출된 의협회장에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권을 준 상태로 논의하고, 더 이상 일방적으로 의대정원 증원 정책을 끌고가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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